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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툰]인간의 고삐 거부한 야생마...Spirit   2002-05-28
제프리 카젠버그는 올 해엔 ‘스피릿’를 비경쟁 부문에 올렸다. 카젠버그의 애니메이션은 재미와 작품성의 행복한 결합을 보여준다.
씨지랜드기자 cgland@cg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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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영화에서 변화가 있다면 이야기의 복원이다. 이런 조류는 바람에 날리는 머리칼이나 미세한 피부 묘사 등 사실적인 묘사에 집착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기술적 완벽성이 흥행한계에 부딪친 것과 때를 같이 한다. 결국 만화는 대상을 얼마나 정교하게 재현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 안에 무엇을 담느냐가 관건이다.

이야기의 재미를 되살린 애니메이션으로는 멀리 ‘강철 거인(Iron Giant)’이 있고 가깝게는 ‘빙하기(Ice Age)’가 있다. ‘슈렉(Shrek)’은 두 영화 사이에서 열풍이었고 이제 그 뒤를 ‘스피릿, 시머론의 종마(Spirit:Stallion of the Cimarron)’가 달린다.

‘스피릿…’는 겉보기에 말의 이야기다. 스피릿이라는 야생마가 끝까지 인간의 고삐를 거부하고 자유를 쟁취한다는 이야기다. 맷 데이먼의 내레이션처럼 “깨어지지 않는 영혼도 있다.” 야생마의 이름이 스피릿(영혼)인 것은 전후문맥에서 의미를 얻는다. 독수리의 그림자를 앞질러 달리는 야생마 스피릿을 보라. 갈기를 흩뿌리며 경쾌하게 대지를 박차는 바람의 질주. 그 모습은 그대로 자유로운 영혼이다. 그것을 옭아매는 고삐와 안장은 사악하다.

그러나 ‘스피릿…’가 이것으로 끝난다면 그 안에 이야기의 강이 흐른다고 말하기 어렵다. 스피릿의 자유 쟁취에는 서부개척사가 흐르고 있다.



“이 이야기는 내가 보고 들은 그대로다.” 도입부의 내레이션이 말하듯 ‘스피릿…’는 말의 눈을 통해 서부개척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애쓴다. 따라서 그것은 꼭 야만-문명의 이분법이 아니다. 오히려 백인의 서부진출을 폭력적인 것으로 묘사하고 인디언의 삶을 우호적으로 바라본다. 이런 면에서 영화는 ‘늑대와 춤을(Dances with Wolves)’이 그랬듯 인디언 학살을 개척이라 부르는 전통적 시각을 버리고 수정주의 입장을 택한다.

밀려오는 백인과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는 인디언들. 영화에서 서부 개척시대를 바라보는 주인공은 스피릿이다. 따라서 스피릿을 길들이는 방식은 백인과 인디언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백인들은 스피릿을 묶어놓고 3일 동안 굶겨 영혼을 꺾는다. 기병대 대령(제임스 크롬웰)은 스피릿 위에 올라타 훈시한다. “서부개척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이들은 틀렸다. 네브라스카까지 기차를 놓을 수 없다고 말하는 자들은 틀렸다.” 그리고 스피릿은 다른 말들과 함께 불길하게 버티고 선 기차를 끌고 산길을 오른다. 언덕에 올라 스피릿은 자신의 마을이 왜 침범받았는지 깨닫는다.

인디언 소년 ‘작은 냇물(대니얼 스터디)’은 다르다. 암말 레인을 이용해 스피릿을 길들이려던 작은 냇물은 자유혼을 이해하고 들판으로 가라며 문을 열어준다. 레인이 지쳐 쓰러졌을 때 백인 기병대는 곧 죽을 것이라며 내버려 두지만 작은 냇물은 백인이 사라지길 기다렸다가 레인을 껴안는다.

‘늑대와 춤을’이 그런 것처럼 이 영화도 여기서 그친다. 정복되지 않은 영혼을 얘기하지만 작은 냇물이 돌아간 인디언 마을은 곧 파괴될 것이다. 영화는 그것까지는 얘기하지 않는다. 자유라는 추상적인 깃발을 내세워 얼버무린다.



이야기를 되살린 최근의 애니메이션은 대체로 어떤 시각이 있다. ‘슈렉’은 디즈니식 환상에 대한 비아냥을, ‘강철 거인’은 냉전의식에 대한 반성을, ‘스피릿…’는 서부개척의 폭력에 대한 되새김을 그 안에 흐르게 한다. 여기까지 오면 이런 시각이 어린이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어린이 관객을 생각하면 ‘빙하기’는 정답에 가깝지만 재미로 따지면 ‘스피릿…’도 이에 못지 않다. 스피릿은 때론 귀엽고 때론 늠름해서 어린이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하다. 언덕을 굴러떨어지는 기차와 협곡의 추격신은 말을 주인공으로 상상할 수 있는 다양한 재미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야기의 강이 없다면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주목받지 못했을 것이다. 새로운 물결을 만든 제프리 카젠버그는 ‘슈렉’을 애니메이션 최초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시키더니 올 해엔 ‘스피릿…’를 비경쟁 부문에 올렸다. 카젠버그의 애니메이션은 재미와 작품성의 행복한 결합을 보여준다.



24일 미국에서 개봉 한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스피릿(Spirit : Stallion Of The Cimarron)’은 무성영화처럼 대사를 배제했다. 대신 웅장한 선율과 가슴을 울리는 노래 7곡이 영화를 이끌어간다. 음악은 영화음악 작곡가인 한스 짐머(45)와 캐나다 출신 팝스타 브라이언 아담스(43).

제프리 카젠버그(52)는 “말(馬)이 말(言)을 하면 코미디로 흘러가기 때문에 대사를 없앴다. 주인공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음악 비중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물론 스피릿의 생각은 내레이션으로도 나오는데, 할리우드 톱스타 맷 데이먼이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아담스는 이번 영화음악에서 노래 가사를 쓰는 데도 그만의 독특한 실력을 발휘했다. 한스 짐머는 “말을 하지 않는 야생마라는 아이디어를 들었을 때부터 브라이언을 떠올렸다. 거칠고 자유로운 야생마와 로큰롤을 추구하는 브라이언의 이미지가 일맥상통한다”

‘슈렉’으로 올 아카데미에서 신설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드림웍스, 스피릿은 자존심과 도전의식으로 완성한 프로젝트라고 한다.

한국개봉은 7월5일 예정이다.

spirit trailer

스피릿의 이미지, ost, 스크린세이버 제공하는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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