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Land : 원더풀데이즈에 미니어쳐를 도입하시려는 아이디어의 동기가 궁금합니다.
김문생 감독 : 대학교 때부터 재료들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꼴라쥬 작업을 좋아했어요. 기존의 레디메이드 재료를 이용해서 새로운 형태를 만들면 결과가 항상 좋았었고 사람들도 좋아했어요.
CF작업을 하면서 나만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 많은 재료들을 실험했어요. 주병진과 진흙을 결합한 하벤, 미니어춰와 페이퍼와 인물을
결합한 환타, 실제 세트와 인물과 3D와 애니메이션과 실사기차등 모든 이질적인 요소를 결합한 홍콩 MTR광고등..
원더풀데이즈를 만들면서는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을 점검하면서 결론을 내렸어요.
질감, 대기, 숨소리의 공간이 있는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을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종이에 그려진 세상이 아니라 실제의 살아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계획을 짜기 시작했어요. 이 방법으로 미국 일본과 다른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cgLand : 원더풀데이즈가 미국이나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다른 한국적인것을 찾을 수 있다면 어떤것들이
있습니까?
김문생 감독 : 한국적인 것은 과연 무엇인가라고
생각했을 때 나는 국악을 듣거나 한복을 입는 것, 단청을 사용하는 것만이 한국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한국적인 것 보다는
우리적인 것이라는 표현이 더 좋아요. 우리의 삶, 현재의 모습이 바로 한국의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원더풀데이즈는 그들과 다를 수 밖에 없고 모든 것이 한국적입니다.
cgLand : 스텝관리 측면에서 어려웠던 점은 어떤 부분이며, 어떻게 해소 하셨습니까?
김문생 감독 : 모든 스텝들에게 우리는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주면 됩니다. 믿음은 용기를 만들어내고 용기는 행동을 만들어 냅니다. 그런 행동들이 작품을 완성하게 합니다.
cgLand : 물론 작품에 전반에 걸쳐 많은 신경을 쓰셨으리라 사료됩니다. 가장 신경을 쓰셨던
시퀀스나 씬은 어느 부분인지요?
김문생 감독 : 마지막 장면입니다. 파란 하늘이
열리는 장면이 어떻게 관객들에게 감동적으로 다가올 수 있을까? 영화에서 보여 드리겠습니다.
cgLand : 작업을 하시면서 슬럼프에 빠졌었던적이 있으신지요? 어떻게 해소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문생 감독 : 시나리오 쓰는 과정에 많은
슬럼프가 있었어요. 재미가 없고 내가 만족되지 않으면 슬럼프가 찾아와요. 3년 전인가? 미국으로 완성된 시나리오를 보내야 투자도
원활해지는 시점이 있었는데 수정을 몇 번하고도 만족이 안되었어요. 그래서 설악산에 있는 오색에 들어가서 일주일동안 셰익스피어를
읽었어요. 그랬더니 풀리기 시작했어요.
매주가 썩어야 향이 난다고 슬럼프의 원인 속으로 빠졌다 나오면 해소가 되기 시작해요.
그럴 땐 환경을 바꾸고 머리를 비우는 거죠.
cgLand : 원더풀데이즈 작업을 하시면서 감독으로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요
김문생 감독 : 없었어요. 오랫동안 이 작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알고 있었어요. 오히려 처음 경험하는 제작자로서의 역할이 어려웠죠. 돈 문제로요.
cgLand : 미니어처는 언제부터 작업을 하였으며, 어떤 곳에 주로 사용하여 왔는지요?
김문생 감독 : 대학원에서 무대디자인 전공했어요.
그때 미니어처를 만들어 보았죠. 그 미니어처가 실제 세트로 만들어져서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이 상당히 재미 있었어요. 그런데 무대는
장면을 전환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려요. 그래서 그 안에 영상을 도입해서 공간을 전환하는 논문을 쓰면서 영상작업을 하게 됐어요.
그 당시 무대와 영상’이라는 작업실을 하면서 이석연이라는 후배를 만났는데 미니어처나 입체 물을 만드는 솜씨가 너무 훌륭했어요.
그래서 CF 작업에 미니어처를 많이 활용하게 되었고 물론 원더풀데이즈의 미니어처도 그의 손을 거쳐 만들어지게 되었어요.
cgLand : 애니메이션 외에도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감독처럼 영화에 적용하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김문생 감독 : 그 표현방법이 작품에 어울린다면
당연히 쓸 생각입니다.
다음 작품을 구상중이긴 한데 캐릭터를 실사 인물로 할지 애니메이션으로 할지 결정을 못했습니다. 가상 역사 무협인데 만화 같은
영화입니다. 사극과 SF를 섞고 기존과 전혀 다른 액션을 첨가해서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제목은 아직 미정입니다.
2 문화 산업적 측면
cgLand : 원더풀데이즈가 단순한 영화를 초월하여 한국의 문화산업에 어떤 시너지를 낳을지
혹시 의도하신 것이 있습니까?
김문생 감독 : 문화는 물과 같아서 항상 높은
패러다임에서 낮은 곳으로 전이합니다. 미국이라면 신뢰가 가고 국산은 다 그렇다라는 생각은 높은 곳을 우러러보는 문화의 속성입니다.
그런데 과연 한국의 문화는 낮은 곳에 있는가? 결론은 그렇지 않습니다. 서로가 바라보는 잣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키가 큰 사람과
키가 작은 사람은 좋고 나쁜 것이 아니라 다른 것 입니다.
우리 스스로를 이해하면 모든 것은 명백해집니다.
원더풀데이즈가 한국의 예술과 기술 모든 분야와의 교류를 통해 만들어진 작품으로서 한국 문화의 자긍심과 패러다임을 높이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습니다.
cgLand : 작업을 진행하시면서 원더풀데이즈만의 작업 노하우가 많이 쌓였으리라 사료됩니다.
후발 업체들에게 효율적인 작업방법이 있다면 하나만 말씀해 주십시오
김문생 감독 : 모든 것을 순서대로 하는 것이죠.
누구나 아는 얘기이지만 몇몇의 사람으로 가능한 기획을 충실히 하고 메인 프로덕션의 파이프라인에 대한 구상을 잘해서 빠른 시간
내에 제작을 완료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원더풀데이즈도 순서대로 하지 못해서 많은 시행착오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효율적으로 작업하지 못했던 거죠.
cgLand :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이 발전하려면 정부나 기업 그리고 학원(연구)단체에서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김문생 감독 : 스스로 하는 일에 충실하면
주변이 활성화 되고 많은 사람들이 그 일을 즐거워하면 산업이 발달하는 거죠. 각자 맡은 일을 잘하자는 뜻입니다.
cgLand : 아무래도 영화며, 팀 프로젝트입니다. 제작 참여 작가들에 대한 처우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요? 물론 이경학 PD님에 해당하는 질문이지만요(많은 CG인들의 애니메이션 업종 진출과 관련)
김문생 감독 : 대부분의 스텝들이 작업 양에
비해 처우는 열악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처우를 운운 할 단계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한국애니메이션이 싹은 틔웠으나 꽃을 피우지는
못했기 때문입니다.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와 많은 관객들이 즐거워하고 애타게 기다릴 정도가 된다면 관객들의 힘으로 좋은 대가가
생길 것이라고 믿습니다.
cgLand : 감독님의 앞으로의 계획에 관하여 말씀하여 주십시오
김문생 감독 : 7월 17일 개봉성적에 따라
변수가 많은 듯 합니다. ㅎㅎㅎ. 일단 개봉 후 한 달간 여행을 다닐까 합니다. 영화만 만드느라 정리하지 못했던 생각들이 많이
있습니다.
cgLand :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김문생 감독 : 원더풀데이즈를 꼭 보세요.
극장에서. 가급적이면 첫 주말 예매로. ^^
cgLand : 원더풀데이즈가 대박을 이뤄 한국의 애니메이션 제작, 산업에 붐을 일으키며, 또한
동업종에 있는 이들에게도 간접적으로 좋은 영향이 가는 기폭제의 계기가 되길 기원합니다. 감독님 건강하세요 그리고 앞으로 좋은
작품 많이 보여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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