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석 학생은 부산에서 올라와 모두 4회의 강연에서 한번도 빠짐없이 질문을 한 대단한 열정의 학생이었다. 김상석 학생의 강연후기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번 경기도 디지털아트하이브에서 주최하여 ILM, PIXAR의
여러 아티스트들의 강의는 한국에서 선진기술 및 선진 마인드(mind)에 목말라 하는 저에게 상당한 흥미를 불러 일으켜
줬습니다. 강의를 진행하시는 여러 아티스트들의 순발력있고 화려한 말솜씨에 매료당하면서, 아티스트는 2차원공간에서의 표현력뿐만
아니라 말솜씨도 필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웠던 점도 없지 않았습니다.
첫날, 포문을 연 김현승 아티스트(ILM Creature Technical Director)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역시
3D의 최첨단을 만들어가는 ILM은 현존하는 3D관련기술을 최대한 작품에 담으려 노력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둘째날에
강의하신 강문정 아티스트(ILM Ctreature Modeller and Viewpainter)는 vertex 조각의
극한과 인체의 모든 뼈와 근육적 움직임을 최대한 표현하려는 열정에 저 자신을 채찍질 하도록 만들어 주었습니다. 세 번째
강의하신 Jakub(ILM Animator)은 최고의 에니메이터 답게 신(scene) 하나하나에 자신의 창의력을 담으려는
고뇌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고, 마지막 날 특강을 마무리 하신 Apurva(PIXAR Senior Technical Director)님의
강의를 듣고 컴퓨터 공학도의 지식과 응용력에 부러움을 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강의의 진행이 자신의 회사의 능력을 과시하는 쪽으로 조금 기울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한국에서 어렵게 아티스트를 지망하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접하기 힘든 한두가지 기술의 현지 시범은
그들에게 사막 한 가운데 오아시스를 만나게 하는 그런 짜릿함을 느끼게 해 주는데, 신기루(illusion)만 보게 만들지
안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의 진행중에 많은 학생들이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해 최대한 답을 하시는 아티스들의 열정에
감동받지 않을 수 없었지만, 가끔씩 까다로운 질문에는 말꼬리를 흘리는 느낌이 없지 않았던 점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이번
특강자리는 회사의 기밀과 그들의 노하우를 존중하여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4일이라는 빡빡한 스케줄을 잡아서 특강자리에
참석하는 여러 아티스트 지망생들에게는 호구조사식의 편한 질문에 대한 답변 보다는 뭐라도 좋은 정보를 알았으면 하는 그들의
소망이 깃든 자리이기도 하였습니다. 특강을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아티스들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에 배도
불렀지만, 이면에 씁쓸한 느낌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끝으로 이런 힘든 자리를 만들어 주신 경기도 디지털하이브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한마디 더 덧붙인다면, 가끔씩
한국 씨지인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공유정신이라는 애매모호한 말 말이죠. 그러나 이런 용어는 외국에서도 통용되는 듯 합니다.
불굴의 정신을 가진 한국 땅의 씨지인 여러분! 한국을 애니메이션의 강국으로 만드는 그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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