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는 애니메이션을 아직도 극영화에 비해 저급한 장르로, 혹은 아이들이나 즐기는 대상으로 폄하는 경향이 강하다. 차세대 영상예술의 총아로 각광받고 있는 구미나 이웃 일본과는 사정이 판이하다.
그런 만큼 애니메이션의 미학이론이나 역사를 담은 서적도 빈약하기 짝이 없다.
연도별 순서에 따라 작가와 작품의 필모그래피를 나열하거나 애니메이션의 기초이론을 서술한 책이 고작이다.
미국 채프먼대의 영화&TV 스쿨 교수 모린 퍼니스가 쓴 「움직임의 미학」(한울아카데미 간)은 애니메이션 감독을 꿈꾸거나 애니메이션을 영화예술의 어엿한 장르로 받아들이려는 마니아들에게 환영받을 만하다.
애니메이션의 각종 개념에서부터 기법, 역사, 미학이론, 각종 논쟁 등을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번역도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를 비롯해 조대현 케이블TV 영화전문채널 HBO PD, 일본애니메이션 전문가 김영돈씨, 곽선영 부천 국제대학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큐레이터 등 이론과 실무에 밝은 전문가들이 나눠 맡아 튼실함을 자랑한다.
학문적인 접근과 산업적인 분석을 함께 시도한 것이 돋보이며 애니메이션 분야의 새로운 이론들도 모두 접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왕국을 구축한 미국의 디즈니나 클레이애니메이션의 최고봉인 영국 아드만 스튜디오 등의 성공사례도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