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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탐방] 모팩 스튜디오   2004-04-06
한국 영화 CG를 선두에서 개척하고 있는 모팩 스튜디오를 찾아가 보았다
송근우기자 egtree@cg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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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팩 스튜디오를 들어서면서 느꼈던 느낌은 아늑함이다.

밝지도, 어두컴컴하지도 않은 사무실 내부. 천장에 매달린 등에서 나는 은은한 노란빛 때문일까? 왠지 모르게 아늑한 느낌이 든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라면 차분하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았다.

cgLand는 모팩 스튜디오를 찾았다. 모팩은 '화산고‘, ’2009 로스트메모리스‘, ’YMCA 야구단‘ 등을 담당했던 대표적인 영화 CG 전문 업체로, 한국 영화 CG를 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cgLand가 모팩을 찾았을 때 장성호 대표는 송해성 감독과 차기작 ‘역도산’에 대한 얘기를 진행하고 있었다.

“송해성 감독님의 ‘파이란’을 정말 잘 봤거든요. 이번 영화에서 좋은 뒷받침을 해 드리고 싶습니다.”

장 대표는 이번 ‘역도산’ 작업에서 많은 CG가 들어갈 것임을 암시했다. 40년대에서 60년대까지의 상황 묘사를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레슬링 경기 장면에서의 관중 표현 역시 장 대표가 고민할 부분이다. 이 같은 상황을 적절하게 표현하기 위해 모팩은 현재 프리비주얼라이제이션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고생스러웠던 초기

모팩의 역사는 장성호 대표의 CG이력과 같이 한다.

장 대표는 94년 말쯤 ‘귀천도’라는 작품의 CG를 담당하면서 영화 CG를 시작했다. 이때 소속되었던 회사에서 ‘귀천도’와 ‘박봉곤 가출사건’을 담당했는데, 사장은 밀린 월급을 지급하지 않고 잠적해 버렸다.

장 대표는 남겨진 장비와 5명의 팀원들을 인솔해서 작업을 시작하게 되는데 이게 모팩의 시초가 된다. 장 대표는 스튜디오의 이름을 픽토에서 블루로, 그리고 2000년 부터는 모팩으로 바꾸었으며, 꾸준히 영화 CG를 진행했다.

초기에는 스튜디오의 존립 자체가 어려웠다고 한다. “처음에는 자급자족을 거의 못했습니다.” 영화 CG로 벌리는 수익이 터무니없이 작아서 사무실 운영조차 어려웠다고 장 대표는 털어놓는다.

작업자들의 월급을 챙겨주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장 대표는 사업 초기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병행했다. 잡지 표지 디자인이나 일러스트레이션 등 닥치는 대로 그렸던 장 대표는 한창 때는 매달 20개 매체에 일러스트레이션을 제공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한 매체 당 2~3컷이라 치면 40~50컷이 넘는 많은 분량이다.

“‘해피엔드’ 작업할 때까지는 그렇게 유지되었습니다.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부터야 비로소 영화 작업만으로 사무실이 운영 가능하게 되었죠.”

영화에 대한 애착이 있었기에 극복이 가능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장 대표의 영화사랑은 남다르다.

장 대표의 이력을 보면 영화에 대한 애착을 쉽게 느낄 수 있다.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출신인 장 대표는 대학원과 박사 과정을 동국대 영화학과에서 공부했다. 감독이 되고싶은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장 대표는 특유의 장난스러운 얼굴로 즉답을 회피했다.

영화에 대한 애착

모팩의 홈페이지(www.mofac.com)에 가면 모팩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영화에 대한 애착을 잘 드러내는 부분이다.

영화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그중에서 영화만을 고집합니다.

모팩이 원하는 인물은 어떤 사람인지 물어보았다. “능력은 다소 부족해도 영화에 대한 열정과 마인드가 있는 사람을 원합니다.” 그래서 혹시 영화 전공자가 모팩에는 많은지 물어보았다. “그런 건 아니구요, 디자인 전공한 사람이 80% 정도 됩니다.” 장 대표는 씨익 웃으면서 대답했다.

“지금까지 영업 해 본 일이 없습니다.” 장 대표는 ‘귀천도’ 때부터 같이 작업했던 감독이나 스텝들로부터 꾸준히 영화 관련 일을 받아서 영업과 관련한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끊임없이 영화 CG 작업을 수주한 이면에는 받은 것 이상으로 작업을 해주는 모팩의 완벽주의가 숨어 있었다. “‘화산고’를 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기대 이상으로 잘했다고 칭찬 받았습니다.”

장 대표는 이어 크게 고생했던 일을 털어놓았다. ‘화산고’와 ‘2009 로스트메모리즈’ 영화 CG 작업에 무리하게 예산을 쏟아 부은 바람에 적지 않은 빚을 진 것이다.

장 대표에 따르면 그 돈은 총 6억 원. 받은 비용 이상으로 영화CG 작업에 물량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얼마간 남은 빚이 있다고 밝힐 정도로 모팩은 두 작품을 통해 크나큰 손실을 기록했다.

“그 이후로 퀄리티를 낮춰서 여러 작품을 작업한 적이 있었습니다.. 바쁘게 되면서 ‘태극기 휘날리며’ 작업도 놓치게 되었구요..” 장 대표의 답변에는 안타까움이 묻어있었다.

모팩의 강점

모팩의 특화된 장점에 대해 장 대표는 매트 페인팅과 FX를 꼽았다.

“매트페인팅은 기술력보다는 감각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기술력으로 할리웃을 쫓아가는 건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은 감각적인 부분이라 생각하고 관련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장 대표는 이어 최근 작업한 영화 '빙우'에서 매트 페인팅과 FX에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특히 '빙우'의 웬만한 장면은 대부분 CG 처리되었다고 장 대표는 강조했다. “‘빙우’에 대한 아이러니한 평가가 있습니다. ‘펼쳐진 풍광은 멋있다. 하지만 세트장 안에서 찍은 씬은 좋지 않다.’ 하지만 사실 펼쳐진 풍광이 CG거든요.”

흩날리는 눈발 등 특수효과를 포함, 대부분의 배경 이미지들은 모두 CG작업을 거친 것이라며 관련된 그림을 제공했다. 그림 자료를 보면 왜 그러는지 확연하게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평범한 주위 환경이 CG 작업을 거치면 얼마나 험난하게 바뀌는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모팩의 구성

“모팩은 크게 필름인아웃 팀, 2D 팀, 3D 팀, 영화 예고편 팀으로 나눠지고 있습니다. 모두 합쳐 20여 명쯤 근무하고 있습니다.” 김정한 시각효과 감독은 모팩의 인원구성에 대해 설명했다. 김 감독에 따르면 3D쪽보다는 2D인원이 많은 편이라고 한다.

“최근에 개봉한 ‘빙우’ 이후 모팩은 ‘어린신부’와 단편영화 몇 작품, 그리고 디지털 색보정 작업 등을 진행했습니다. 조만간 진행될 작품은 ‘역도산’으로 앵글이나 분위기 등에 대한 조율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촬영할 수 없는 장면의 경우 CG로 처리가 가능한지 등도 조율대상에 포함된다고 김 감독은 덧붙였다.

필름인아웃 팀은 필름의 스캐닝과 CG작업 이후 필름으로 다시 프린트하는 영화 CG에서는 가장 중요한 작업을 담당한다. 이 작업을 디지털인터미디어트(Digital intermediate)작업이라고 하는데 이미지카 이미저(Imagica Imager) 3000v라는 고가의 장비를 통해 이뤄진다.

“기존 아날로그 작업의 경우 현장에서 찍은 네가필름(음화)과 CG작업 네가필름을 합친 뒤 마스터 포지(Master Posi)라는 양화로 변경합니다. 이를 다시 듀프네가(Dupe Nega)라는 음화로 만드는 복잡한 과정을 거칩니다.” 장원익 입출력 팀장의 설명이다.

장 팀장에 따르면 이미지카 이미저 3000v를 갖고 있는 모팩은 이런 불필요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오리지널 네가필름을 스캔 받고 컴퓨터로 합성 등 작업을 한 뒤 바로 듀프네가로 출력할 수 있다.

“다른 모션그래픽과 다릅니다.” 김재식 모션그래픽 팀장은 모팩의 모션그래픽이 독특함이 있다고 얘기했다. “모션그래픽은 보통 사람의 시선의 동선을 리드하는 것으로 생동감있고 현란합니다. 모팩은 여기에 오브젝트를 더 돋보이게 하는 비주얼이펙트를 가미하죠.”

김 팀장은 이어 ‘말죽거리 잔혹사’ 작업 때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감독님은 영화 제목을 간단한 명조체로 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말죽거리 잔혹사’는 힘이 있어야 하는데 명조체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명조체와 비슷하나 새로 작업한 글자체로 영화 제목을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영화에 대한 고집과 욕심이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영화예고편 팀은 모팩에서 특히 중요하다. 고정적인 수익이 창출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장 대표에 따르면 ‘반칙왕’부터 예고편 작업을 하면서 고정수익이 발생했다고 한다.

영화예고편 팀에서의 작업은 영화의 예고편, 뮤직비디오, TV 스팟 광고 등을 포함한다. “예고편만 따진다면 2주 작업에 1주 마무리, 전체 작업으로 계산한다면 준비기간 1달에 실작업 마무리 1달 총 2달 정도의 작업기간이 듭니다.” 편집실 한동원 실장의 설명이다.

전성기를 맞이한 한국영화의 배후에는 많은 사람들의 피땀 어린 노력들이 숨어있다. 94년 이후 줄곧 영화 CG의 길을 걸어온 모팩 스튜디오 역시 그 대열에서 빠질 수는 없다.

장성호 대표와 얘기를 나누면서 정말 영화를 좋아하는구나하는 것을 느꼈다. 장 대표의 영화에 대한 열정이 모팩을 이끄는 원동력임은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한국영화계의 대표적인 영화 CG 업체인 만큼 항상 창조적인 영상을 끊임없이 선보이기를 바란다. 한국영화 파이팅! 한국영화 CG 파이팅!

 

 

cgLand 송근우 기자
egtree@cg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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