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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토론]헐리웃에서 바라본 한국문화콘텐츠의 미국시장진출   2004-10-12
미국 엔터테인먼트 전문가들이 밝히는 한국 문화콘텐츠의 미국시장 진출가능성과 걸림돌
송근우기자 egtree@cg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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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헐리웃에서 바라 본 한국문화콘텐츠의 미국시장진출"

문화콘텐츠로 미국을 진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어떤 것일까? 이와 관련해서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토론회에 참가, 그들의 조언을 들어보았다.

이 글은 지난 8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주최해서 미국 문화콘텐츠 산업의 본고장 LA에서 열렸던 토론을 정리한 것이다. 미국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계획하고 있거나 진행중인 국내 문화콘텐츠 관련자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

토론에는 미국 영화나 게임 사운드 업계의 권위자인 재미교포 브라이언 민과 미디어 컨설턴트 로버트 애프트, 30여 년간 헐리웃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업계에 몸담고 있는 비즈니스 전문가 마티 쉰들러가 참가했으며, 진행자는 미국 로욜라 매리마운트 대학의 데이빗 최 교수가 맡았다.

참가자(왼쪽에서부터 순서대로)
진행 David Choi Professor, Loyola Marymount University
Brian Min Exec. Director and Supervising Sound Editor,Soundstorm INC.
Robert Aft Media Consultant
Marty Shindler CEO, The Shindler Perspective, Inc.

문화 콘텐츠를 갖고 미국을 진출할 때

Robert Aft | 먼저 시장조사를 확실하게 해야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일이죠.

Marty Shindler | 하키스틱 어프로치(Hockey stick approach)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미국에 진출할 때 가장 흔한 실수 가운데 하나가 하키스틱 어프로치입니다. 진출하기만 하면 조금만 있다가 미국에서 바로 매출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진출한 뒤 너무 단기간에 승부를 내려는 조급한 마음으로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Brian Min | 미국에 진출하려면 우선 자본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합니다. 미국 현지에 사람과 사무실이 있어야 하겠죠.

Robert Aft | 또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미국 사람들은 다른 나라에서 만든 영화를 보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을 사전에 알고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대비책을 예측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Marty Shindler
"미국에 진출한 뒤 너무 단기간에 승부를 내려는 조급한 마음으로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야 할까

Marty Shindler | '슈렉'이나 '니모를 찾아서' 등 CG 애니메이션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입니다. 고유의 스토리로 세계를 공략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창의적인 면이 있어야 합니다.

한국이 애니메이션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라면, 현 상황에서 서드파티 벤더로서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Brian Min | 창의적이라는 문제 이외에 또 한 가지 고려할 것은 ‘기술력’입니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남들과 차별된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습니다. 남이 할 수 없는 부분에 투자를 해서 개발을 해 놓아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한국과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분야가 있다면

Robert Aft | 한국은 영화를 비롯,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과 관련한 기술수준이 많이 발달되었습니다. 특히 영상 기술과 관련해서 많은 사람들이 잘 훈련되어 있다는 걸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인력들을 한국 내부에서만 소화하기에는 너무 많은 감이 있습니다.

또한 영화 촬영과 관련한 부분과 관련해서, 한국은 비교적 작은 크기이지만 밀림, 평지, 바위지역 등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자연환경이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들을 잘 이용하면 국제적인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Marty Shindler | 미국 영화는 다른 나라에서 찍는 경우가 많은데, 비용적인 부분에서의 절약과 함께 이국적인 자연환경을 보여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찍는 영화 평균 비용은 6천만 달러입니다. 미국 이외의 곳에서 찍는다면 예산을 3천만 달러로 줄일 수 있습니다.

Robert Aft | 미국의 어느 주와 몇몇 국가에서 영화 촬영시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한국도 영화 찍는데 혜택을 준다면 미국을 비롯한 많은 영화 제작자들이 한국으로 모일 수 있을 것입니다.

Marty Shindler | 한국 정부는 미디어 비즈니스에 전통적으로 관여를 안 하는 편입니다. 미국에서 지적 비즈니스는 중요합니다. 미국 수출에서 지적 비즈니스는 두 번째로 큰 수출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오스트레일리아를 비롯해서 뉴질랜드, 캐나다, 영국 등이 정부 차원에서 지적 비즈니스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도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Brian Min | NC소프트는 리처드 개리엇과 손을 잡고 시장을 개척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좋은 모델로 볼 수 있습니다. 소니는 그와는 다르게 진행을 했습니다. 소니의 에버퀘스트는 그리 실적이 좋지 않습니다.

미국에 컨설팅을 부탁했을 때 알아두어야 할 일

Robert Aft | 한국 업체는 미국에 컨설팅을 의뢰한 사람이나 업체에게 질문을 잘 하지 않습니다. 질문을 하면 얕잡아 보일까봐 걱정하는 것처럼 비춰졌습니다. 저 같은 경우, 항상 물어보라고 얘기합니다. 문화 비즈니스는 매우 복잡하고 또 쉽게 변화합니다. 영화나 게임 산업에서는 특히 새로 변화되는 상황에 대한 체크가 중요합니다.

Robert Aft
"한국 업체는 미국에 컨설팅을 의뢰한 사람이나 업체에게 질문을 잘 하지 않습니다."

Brian Min | 컨설팅을 맡겼을 때, 항상 만나서 체크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메일로 진행하다가 한 번씩 점검을 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놓아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몇 달에 한 번은 직접 만나 확인하면 됩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 한국 업체들은 가끔이라도 와야 하는데 아예 맡겨놓고 미국에 건너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별로 좋지 않습니다.

Marty Shindler | 컨설팅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간의 책임감입니다. 빠른 이메일 답신은 매우 중요합니다. 안 된다는 답신도 될 수 있는 한 빨리 해야 합니다. 게임과 영화, TV영상물과 관련한 컨설팅은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이를 사소한 일로 지체시키거나 낭비해서는 서로에게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David Choi | 제 경험으로는 한국과 일을 할 때 한국 측이 무성의하게 약속을 어기거나, 관례를 깨는 경우를 종종 겪었습니다. 미국에서는 한 번 그러면 신뢰가 많이 깎입니다. 비즈니스에도 미국 방식이 따로 있습니다. 미국과 비즈니스를 할 때는 특히, 이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가령 미팅을 하고 투자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면, 미팅을 하고 결정된 기간 안에 투자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날짜를 하루라도 어기면 투자금을 받지 않습니다. ‘내 돈 주는데 무슨 소리냐?’ 해도 약속을 어긴 것이므로 받지 않으려 합니다. 한국처럼 생각하면 안 됩니다.

David Choi
"한국과 일을 할 때 한국 측이 무성의하게 약속을 어기거나, 관례를 깨는 경우를 종종 겪었습니다. 미국에서는 한 번 그러면 신뢰가 많이 깎입니다. "

또 하나 지적하면, 미팅 상대가 힘 있는 사람인데도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물어봐서 협조를 구하면 쉽게 될 수 있는 일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경우를 종종 봤습니다.

Marty Shindler | 미국과 함께 엔터테인먼트 관련한 작업을 진행하고자 할 때는, 프로젝트 베이스로 컨설턴트를 고용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그럼으로써 빨리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빨리 진출할 수 있습니다.

Brian Min | 컨설턴트는 필요할 때가 있고, 아닐 때도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할 때는 컨설턴트에게만 기대하면 안 됩니다. 장기적으로 일을 추진할 때는 미국에 대한 이해를 스스로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Robert Aft | 컨설턴트를 고용했을 때 중요한 점 가운데 하나는 어떤 분야에 맡길 것인가 하는 부분을 결정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세일즈 파트에 강한 사람도 있고, 다른 파트에 강점이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어떤 것을 원하는지 컨설턴트에게 강력히 요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회사에서는 이 컨설턴트들은 뭐가 되고 뭐가 안 되는지 알아야 합니다. 필요할 때는 직접 와서 확인하기도 해야 합니다.

Marty Shindler | 맞습니다. 그 사람의 전문성을 알아야 합니다.

Robert Aft | 무엇보다도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벽이 있으면 안 됩니다. 서로 피곤합니다. 회사는 컨설턴트에게 많은 질문을 해야 하고 컨설턴트는 세세한 진행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좋은 컨설턴트는 자신을 고용한 회사에 좋은 정보를 꾸준히 주는 사람입니다.

Marty Shindler | 네, 좋은 컨설턴트란 좋은 정보를 꾸준하게 줘서, 나중에는 그 사람이 없어도 미국에서 사업을 할 수 있을 수 있게 해주는 사람입니다. 갖고 있는 정보를 주는 걸 꺼려하는 사람이라면 계속 컨설턴트 일을 맡길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해 봐야 할 것입니다.

컨설턴트 역할의 범위와 수당, 급료

David Choi | 목적이 뚜렷하면 고정된 급료(fixed fee)로, 그렇지 않으면 시간당으로 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Robert Aft | 보통은 시간당(hourly base)로 일을 합니다. 내 가치가 그 일에 얼마나 적합한가에 따라 급료가 제시됩니다.

Brian Min | 수당이나 급료 관계는 확실하게 정의해야 합니다. 또 빨리 일을 끝내면 인센티브도 줘야 합니다.

Robert Aft | 뭘 파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배급만 필요로 하면 일이 쉬울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필요하다면 프리랜스 프로듀서를 구할 수도 있습니다.

Brian Min | 엄밀히 따지면 컨설턴트는 자기 일처럼 일하지 않습니다. 컨설턴트를 잘 이용하는 것은 고용하는 사람의 몫입니다.


한국 사람들과 일할 때 & 미국 비즈니스 관행

Robert Aft | 아시아 각국과 비즈니스를 해 보았는데, 그 가운데 한국인의 경우, 놀랍게 미국인과 흡사한 점을 발견하곤 합니다. 일단은 직설적입니다. 마치 미국인들과 협상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일본은 그에 비해 복잡합니다. 좋아하는 것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종의 장막 같은 게 가로 놓여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홍콩이나 중국 역시 협상하기 어렵습니다. 이들과의 협상은 매우 헷갈립니다. 그에 비해 한국은 이해하기 쉽고, 명확합니다.

David Choi | 한 가지 한국인의 협상 관행에 대해 지적할 게 더 있습니다. 한국인은 특히 협상 상대자와 술을 먹고 친해지면 협상이 잘 진전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협상 관행은 미국인에게는 생소할뿐더러 전혀 먹히지 않습니다.

Brian Min |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미국의 다른 산업과는 좀 다릅니다. 특히 아티스트들은 인종을 초월한 의리 같은 게 존재합니다. 물론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아닌 하이테크 등의 산업에서는 그렇지 않죠. 미국 쪽 바이어는 근사한 곳으로 데려가 접대하는 것을 하나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Robert Aft | 이것은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술을 먹지 않습니다. 유럽에서는 술 마시면서 협상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첨가할 것은 농담과 관련한 대화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야한 농담 좋아하는데 미국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마 절반 이상의 사람은 이상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어떠한 사람이 농담으로라도 바람피우는 얘기를 한다면 아마 그 사람을 좋게 보지는 않을 것입니다.

Brian Min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미국의 다른 산업과는 좀 다릅니다. 특히 아티스트들은 인종을 초월한 의리 같은 게 존재합니다."

2시간 동안의 열띤 토론 속에서 이들이 느끼는 한국 문화 콘텐츠의 잠재성에 대한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와는 다른 미국의 특수한 사업 관행에 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함을 느꼈으며, 특히 모르는 사항이 있을 때는 물어보라는 충고가 가슴 깊게 와 닿았다.

 

 

 

cgLand 송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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