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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에게는 ‘꿈’, 아티스트에게는 ‘영감’을
픽사 애니메이션 20주년 기념전
<토이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라따뚜이>, <월·E> 등 3D 애니메이션의 세계적인 제작 스튜디오인 픽사가 새로운 형태로 한국을 찾아왔다. 7월 2일부터 9월 7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진행되는 픽사 애니메이션 20주년 기념전이다.
이번 기념전은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첨단을 걷고 있는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20년간의 ‘디지털’ 작품세계를 스케치와 스토리보드, 콜라주, 입체모델 등의 ‘아날로그’ 작품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예컨대 픽사 아티스트들의 드로잉, 조각, 회화 등 순수예술작품 원본 및 작업정신을 느끼며 한편의 영화가 완성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회다.
<웰컴존> 전시회 입구에는 몬스터 주식회사의 주인공 설리반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픽사의 모든 것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픽사 연대기가 눈길을 끈다.


디지털에서 아날로그로의 회귀
주제별로 크게 3개 섹션으로 나눠진 이 기념전은 캐릭터와 스토리, 작품 속의 세계 등을 담은 650여점의 드로잉과 콜라주, 스토리보드, 3차원 모델 등 픽사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 작품들의 완성본이라고 할 수 있는 장편과 단편 디지털 애니메이션 역시 전시회 벽면을 이용하거나 소형 스크린을 활용, 전시기간 중 계속 상영된다.
<캐릭터> 픽사 캐릭터들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이중에는 <니모를 찾아서>에 등장하는 갖가지 어류들의 페인팅으로 벽면을 채워 수족관을 연상시키는 작품에서부터 <몬스터 주식회사>의 주인공 설리반 캐릭터의 변천과정 등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눈도 사로잡을 만한 작품들이 가득 차 있다. 어린이들은 애니메이션으로 보던 캐릭터의 입체모형 앞에서 즐거워하고,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은 젊은 아티스트들은 전시품 옆에 깨알같이 써있는 설명들을 빠짐없이 읽어 내려가며, 한국의 애니메이션 산업을 이끌어 갈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스토리> 한 편의 완성도 높은 픽사 애니메이션이 탄생하기까지 첫 단계.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그들만의 이야기를 향한 열정을 스토리 섹션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 하이라이트는 미디어 작품인 ‘아트스케이프’이다. 미술가이자 감독인 앤드류 지메즈와 전설적 음향 디자이너 게리 리드스트롬이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했는데 2D와 3D가 절묘하게 와이드 스크린에서 만나 빼어난 디지털 영상미를 전한다. 관람객들은 오디오가이드라는 최첨단 기술을 통해 작품설명 및 해설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조트롭><단편영화> ‘회전장치의 장난감’이라는 뜻의 조트롭은 정지된 이미지가 빠르게 회전하며 애니메이션의 기본 원리를 보여준다. 픽사의 단편 영화 모음집 감상도 재미가 쏠쏠하다.


한편, 이번 기념전을 위해 특별 제작된 조트롭(Zoetrope)은 애니메이션의 원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영화가 발명되기 이전 19세기 가족용 오락기기이기도 했던 조트롭은 모형의 움직임을 여러 단계로 나눠 돌리면서 18분의 1초 간격으로 조명을 비추면 마치 캐릭터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누구나 좋아할만한 눈요기꺼리가 아닌가 싶다.
무한한 상상력과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곳
픽사 애니메이션 20주년 기념전은 웰컴존을 시작으로 <토이스토리>, <벅스라이프>, <인크레더블> 둥 애니메이션에서 관객과 소통하고 이야기를 전개해가는 캐릭터, 그리고 애니메이션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스토리존과 드로잉과 페인팅으로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컬러스크립트 등 창의적 과정과 기술적 과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아티스트의 연필 스케치를 통해 캐릭터의 탄생을 볼 수 있고, 이후 미완성의 애니메이션 그림에서, 여러 차례에 걸친 입체모형, 스토리보드, 그리고 디지털화까지 통로에서 통로로 이어진 전시장을 걸어가면서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월드> 실물처럼 움직이는 설리반의 3만개의 털, 떨어지는 물방울과 물결사이로 비치는 햇살, 실제보자 더 실제 같은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 공동으로 어린이와 학부모가 함께 애니메이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6살 이하 어린이를 대상의 상설 워크숍과 초중고학생 대상의 전문 워크숍으로 나눠 진행되는 워크숍은 참가비가 1,000원, 5,000원으로 저렴해 한번쯤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상설 워크숍의 경우 픽사 캐릭터나 자신만의 캐릭터를 그려 넣는 캐릭터 배지 만들기와 2D 관절인형만들기, 설리번 털 연구그림 색칠하기 등이 마련돼 있다. 전문 워크숍은 앞서 이야기한 조트롭 체험과 함께 점토를 이용한 3D 캐릭터를 만들고 이를 이용한 나만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클레이메이션, 기승전결이 있는 스토리 완성을 도와주는 만화큐브 등으로 짜여 있다.
전시회 카탈로그 구입도 가능하다. 전시관 내에서 전시회 카탈로그를 비롯해 픽사 캐릭터가 그려진 핸드폰 액정, 크리너, 노트수첩, 유리컵은 물론 픽사 캐릭터 탄생의 전 과정을 담은 연대기 책자 등 관련 상품을 판매한다. 픽사 애니메이션 20주년 기념전은 7월 2일부터 9월 7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며 입장료는 8,000~1만4,000원이다.
사진, 동영상 촬영 및 편집 :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