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landlogo First Page
고객센터   
gallery media job community contentsmall  
  dbrush Blizzardfest 2014
 
[인터뷰/칼럼]운명이라는 선이 이어준 길. '컨셉 아티스트' 이창현   2008-11-04
어린아이가 부모의 손을 잡고 길을 따라 가듯 자연스럽게 들어선 길
최시내기자 sabi6@cgland.com
ⓒ 디지털브러시 & cgland.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옛말에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당해 낼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라고했다. 이 번 인터뷰에서는 세계적인 게임 명가에 자리잡고, 유수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는 이창현(Peter Lee)씨를 만나 보았다. 그가 즐기며 그리는 그림 이야기와 업으로 삼고 있는 컨셉 아티스트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1. CGLAND 독자들에게 본인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창현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글로 나마 인사 드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진심으로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2. 그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희 집은 대대로 화가의 집안으로, 핏속에 흐르는 가풍을 물려 받아 저도 예술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뭐 이런식으로 거창하게 말하고 싶은데요, 현실적으로 그림을 시작하게 된 색다른 계기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그냥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좋아했고, 그러다 보니 그림을 많이 그리게 되고, 꿈이라는 것이 자라나면서, 본격적으로 그림의 세계로 빠져 들게 된 것 같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그냥 어린아이가 부모의 손을 잡고 길을 따라 가듯이 자연스럽게 이 길로 들어서게 됐네요.

 

3. 해외 진출하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요?
해외 진출이라는 용어가 조금 낯설게 느껴지네요. 부모님 모두 저와 떨어져 미국에서 살고 계셨기에 어렸을적 저는 할머니와 함께 한국에서 자랐습니다. 그러다가 중학교 때 미국으로 돌아와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면서 2년간 이 곳에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부모님께서 계시는 미국으로 돌아와 대학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이 곳에 자리잡고 살다 보니, 운명이라는 선이 이쪽으로 닿아 지금 이곳에서 일을 하고있게 되었네요.

 

4. 주변에서 성토하는 해외 진출의 어려움은 어떤 점인가요?

주위에서 보면 아무래도 언어의 장벽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그림이 실력으로 보여주는 예술이라지만, 같은 공간에서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짜내야 하는 아티스트의 입장에선 언어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는게 자신이나, 회사. 주위 동료들 모두 불편 할 수 밖에 없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가장 문제되는 점 한가지를 꼽으라면 제일 먼저 언어의 소통을 들고 싶네요.

 

5. 그림을 그리며 가장 힘들었던 점과 즐거웠던 일은 무엇인가요?

그림을 그리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라고 한다면 역시나 창작의 고통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솔직히 그것을 고통이라 느낀다면 자기가 하는 일을 제대로 즐기고 있다고 하기 어렵지 않겠어요? 물론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그만큼 고민하기는 하지만, 그 과정을 즐기면서 할 수 있을때 진정한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저도 학교를 다니면서 교수님에게 그런 비슷한 질문들을 많이 했습니다. 그림 그리기 싫을 때는 어떻해요?  몸이 너무 피곤 할 때는 어떻게 하나요? 그때 교수님께서 들려주신 명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답니다. “그림 그리다가 힘들다라고 생각될 때는 지금 이 시간에 그림 대신 법 공부를 하고 있을 수도 있었다 라고 생각해보세요.” 어때요, 그림그리고 싶어지지 않나요?

 

6. 지금 회사에서 포지션은요?

네, 곧 여러분 앞에 선보일 게임 프로젝트에서 현재 배경 컨셉 아티스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7. 게임 업계에서 컨셉아티스트로 취업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게임을 좋아하는 마음, 게임에 대한 열정으로 압축 할 수 있습니다. 주위에서 보면 그냥 돈벌이로 아티스트의 일을 생각하는 사람도 많고, 그냥 그림이 좋아서 이 일을 하는사람도 많이 보게 되는데요. 물론 모두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과 꿈이 있겠지만,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게임을 즐길 줄 아는 마음보다 더 선행되어야 하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라고 생각해요.

 

8. 실력을 향상 시키기 위해 본인 스스로 이 것만은 꼭 한다는게 있다면요?

항상 자기가 하는 일에 즐거워야 합니다.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많이 들어보세요. 그러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얘기를 한다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그러나 즐긴다는 것, 이 것은 알고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닌, 느끼고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 입니다. ‘아는 것’과 ‘느끼는 것’, 정말 천지 차이입니다.

 

9. 최근 빠져있는 것은 무엇이죠?(취미, 여가생활)

요즘 그림 외에 최대 관심사는 피부관리, 탈모방지, 액세서리 등입니다. 하하하 어렸을 적에는 동안이라는 소리가 그렇게 듣기 싫었어요. 나이에 비해 어려 보인다는 소리가 꼭 나보고 철없다는 소리처럼 들릴 때잖아요. 그런데 한 살 두 살 먹다 보니 이제는 조금씩 어려 보이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샘솟습니다. 그래서 그림 그리는 시간외에는 운동과 피부관리에 정진 하고 있습니다. 

 

10. 그림을 그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있다면요?

그림을 그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그림의 목적에 맞는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  컨셉아티스트로 일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이며, 많은 컨셉디자이너 분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이 무엇을 위해 작업을 하는지를 모르고 작업 하고, 아니면 이 그림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잘못 알고 작업한다는 것은 지도 없이 사막에서 길을 찾아나가는 일과 같을 테니까요. 이 그림이 작은 디테일들을 묘사하기위한 그림인지, 커다란 분위기를 잡아내고 무드를 잡기위한 그림인지, 아니면 정확한 레이아웃을 요하는 그림인지 등등 자신이 표현 하고자 하는 것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보통은 그냥 멋진 그림만 그리면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멋진 그림과 쓸모 있는 그림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자기가 만들어낸 작품이 과연 어디에 얼마나 사용 될 수 있는지 한번 더 생각하고 작업한다면 더 좋은 아티스트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11. 게임 컨셉 외에 달리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나 분야가 있으신지요?

게임 컨셉외에 하고싶은일은 다른 종류의 그림을 그려보는것?  그것이 순수한 일러스트레이션이 될 수도 있고, 갤러리 페인팅이 될 수도 있고, 풍경을 담은 수채화가 될 수도 있고, 어떤것이든 내가 좋아하는 일들이지만 그동안 일에 쫒겨서 할수 없었던 그림들을 그려보고 싶습니다. 언젠가 제 개인작품들을 모아서 개인 화보집을 내는것도 먼 미래의 꿈이기도 하고요.


12. 아티스트로서의 목표와 비전이 궁금합니다.

아티스트로서의 비전이라, 우와 정말 거창한 단어네요. 그런 거창한 단어에 멋들어지게 표현할만한 고급스러운 단어는 당장 떠오르지 않네요.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것은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고 60살이 되고, 70이 되도 그림 그리는 것을 즐기며 살고 싶습니다. 언제나 즐길 줄 아는 마음을 잃지 않고 살아 가겠습니다.

 

 

 

    이창현(Peter Lee) 프로필

2005 ~ 현재 Blizzard Entertainment <디아블로3> <스타크래프트2> 컨셉 아티스트
2005 ~ 현재 The Upper Deck Entertainment 일러스트레이터
2005 ~ 2008 Rhythm & Hue Studio 프리랜스 컨셉아티스트
2005   BMW그룹 디자인 USA 일러스트레이터
2005   Patrol Advertising, Walt Disney Imagineering 
                                                                                                                                                         

 

 

 
스튜디오 연결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