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해 보니 책상 위로 숲이 하나 펼쳐져 있다.
아니, 나무색 상자 속에서 파란 잎들이 자꾸만 틈새로 삐져~ 나오려고 그런다. 15분 지각한 것도 있고, 가만히 놔두면 상자가 터질 것 같아 얼른 책상으로 가 상자를 열었다.
과연 저 안에는 뭐가 들었길래?
상자는 이렇게 생겼었다.

패키지 중앙에 붙어있는 스티커를 손으로 살며시 눌러 긁어주면 쉽게 오픈할 수 있다고 해서 정말 그렇게 했다.

패키지를 열자마자 보이는 숲의 이미지가 더욱 더 책의 내용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상자를 열어 펼쳐보니 이렇게 됐다.

올해로 6회를 맞이한 '601 아트북 프로젝트 2008'의 수상작품집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은 29개의 ‘A’와 ‘B’로 출발해 29개의 수상작을 만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각각 Art와 Book을 의미하는 이 글자들은 숲과 함께 책의 앞과 뒤로 나뉘어져 있다. 그 가운데 수상작품들이 있어 '아트북은 대화다(Artbook is Conversation)'라는 올해의 주제를 보여 준다. 동시에 아트와 북의 본질과 어우러짐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런 설명을 듣기 전, 기자는 A와 B가 부끄럽게도 그저 책의 앞면과 뒷면을 구분해 주는 장치인 줄만 알았었다.
책의 속면을 잠깐 들여다 볼까?





2008년 7월에 접수를 받아 선정된 '601 아트북 프로젝트 2008'의 29개 수상작은 11월 홍대 앞 KT&G 상상마당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이번에는 금상은 선정되지 못했지만 대신 은상을 2배 수로 선정하고 특별상도 추가했다.
“최고작에게 금상을 줄 수도 있었지만 다시 들여다 보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비주얼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내용’이 '충실'한 지도 중요합니다.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흥미로운 스토리와 이를 마지막까지 힘있게 끌어가는 작가의 독특한 해석과 표현이 바로 작가와 독자, 작가와 세상이 소통하는 통로이자 실마리가 될 것입니다.”라고 배준영 심사위원이 심사소감을 말했다.

'601 아트북 프로젝트 2008' 공모 포스터는 자연과 인간의 소통과 어우러짐(어울림)을 표현하고 있다. 자연이 순환하듯, 포스터 시리즈가 서로 연결되고 순환하고 있다. 이어서 제작된 전시포스터는 첫번째 공모 포스터 위에 덧입혀진 재활용 포스터다.
한국의 민화 속에 등장하는 두 동물들의 대화와 인간과 자연의 어울림은 "아트북은 대화다"(artbook is conversation)라는 전시주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주제는 아트북 전시장에도 고스란히 녹아 들어, 구석구석 나무와 낙엽들이 아트북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추운 날씨를 핑계삼아 게으름의 이불짓을 늦은 아침까지 하느라 신년 운동계획이 온데간데 없어진 기자에게 아침부터 상쾌한 숲의 산책을 시켜 준 601비상의 유나원 디자이너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한다.
이제 막 인쇄된 '새 책' 냄새와 숲 이미지의 싱그러움에 '시간을 넘어서'라는 음악을 찾아 들었다. 아트북에 참여한 일러스트레이터와 카피라이터, 디자이너 등의 자세한 인터뷰 및 기사는 곧 창간될 Digital Brush에서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