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세계최고의 영화제이며 수상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아카데미의
오스카상이 장편애니메이션에게도 돌아간다. 그리고 그 후보중에는 풀시지 애니메이션이
전체 9편에서 4편이나 끼어있다. (슈렉,몬스터주식회사,파이날판타지, 천재소년 지미뉴트론)
컴퓨터 그래픽 특히 3D애니메이션을 하는 사람이라면 "토이스토리"의
뛰어난 애니메이션이나 "파이날판타지"의 실사를 방불케 하는 표현에 매려
되어 언젠가는 자신도 그러한 작품을 제작해보고 싶어할 것이다. 특히 캐릭터사업이라든지
영화 및 게임산업등 크리에이티브한 직업이 고도로 발달 되가고 있는 테크놀러지와
함께 미래지향적이며 끝없는 가능을 잠재하고 있는 것들이라는 것을 인식할 때 국내에서는
이러한 이른바 "문화산업"에 눈을 뜬지 몇 년안 되었지만 역시 현재도
그 중요성은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그 관심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제 자체
기획제작의 작품들도 하나 둘씩 선보이고 있다.
일단 외국의 예를 간단히 들어보기로 하면 역시 엔터테인먼트의 최강국인
미국을 먼저 볼 수 있다. 현재는 뉴욕, 샌프란시스코, L.A.를 비롯한 전역에 셀 수
없이 많은 크고 작은 CG제작사를 두고 있으며 TV시리즈에서 조차 영화수준의 CG를
보여주고 있는 미국은 먼저 수요와 시장의 방대함이 큰 몫을 한다고 하겠다. 역시
물건은 아무리 잘 만들어도 살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며 그 물건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 질수록 물건의 질을 높아진다는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은 그 어마어마한 시장과 자본으로 유럽 및 아시아등 세계각국의 인재들을 끌어
모아 합리적인 투자를 한다. 이것은 마치 미국자치의 국가 이념하고도 일맥상통한
것이 아닐 까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그들은 "애니메이션"의 역사에서도
관록이 있다. 전세계 어린이들의 마음에 동심을 심어주었고 현재도 그일을 꾸준히
하고 있는 "월트디즈니"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러한 월트디즈니가 아직
CG기술이 대중화 되기전에 아카데미상에서 "룩소주니어"란 재치 넘치는
단편CG로 수상과 주목을 끌었던 픽사스튜디오의 숨은 재주와 능력을 발견하고 그
당시 메이저급영화사에서만 가능했던 장편 CG애니메이션의 극장용으로 3D 풀시지인
"토이스토리1" 최초 개봉으로 세계인의 관심을 모았던 것은 불과 6년전의
일이며 그동안 "벅스라이프"."토이스토리2"의 개봉과 올해는
또다시 세계인의 찬사를 받은 "몬스터주식회사"를 개봉했다.
이에 현재 2D애니메이션을 비롯하여 드림웍스, PDI와 이젠 20세기
폭스사까지 실력있는 CG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손잡고 장편영화제작에 투자를 하면서
디즈니의 뒤를 바싹 따르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미국다음으로 아니 어쩌면 외국
대중문화중에서 가장 많이 접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가깝고도 먼나라인 일본의
모습을 보면 40,50아저씨들도 버스나 전철에서 만화를 보고 있을만큼 그 수요나 매니아층이
두껍거니와 현재는 전세계적으로 "저패니메이션"란 신종어를 만들어 낼
만큼 애니메이션계에서는 무시못할 존재이다. 이러한 일본은 막강한 캐릭터와 게임시장의
자본을 업고 올해 미국영화 시장진출이란 큰 포부를 가지고 그동안 게임만 만들어오던
스퀘어소프트사가 스퀘어픽쳐스란 CG영화제작스튜디오를 하와이에 설립하고 전세계의
인재들을 끓어모아 괴물같은 작품 "파이날판타지"를 여러 가지 루머에도
불구하고 드디어 개봉을 했다. 물론 흥행에는 참패를 하였지만 적어도 그로 인해
CG의 기술적인 발달과 실사를 위한 새로운 도전을 한 나라가 바로 애니메이션의 강국인
일본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게 된 것만 해도 커다란 자리 매김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현상은 이렇게 경제대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이 그만큼
먹을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그냥 보고 즐길 수 만있는 엔터테인먼트 사업, 특히 캐릭터라든가
애니메이션 산업에서도 단연 세계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역시 자본의
축척과 문화의 발달은 맞물려 돌아가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가져보면서 다시한번
국내현실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위에 언급했듯이 이른바 국내"문화산업"에 눈을 뜨고
투자를 한지도 몇 년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아직까지는 시행착오의
시기인데다가 이미 외국의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에 너무나 익숙해져 버려서 국산 캐릭터나
애니메이션이 당장 설 자라기 없다는게 사실이다. 미국이나 일본의 유명 작품에게
극장개봉관마저 빼앗겨 그 개봉일 마저 늦추어져 버린 작품들도 있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내수시장의 한계를 느끼고 어쩔 수 없이 기획단계에서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하는 약간의
위험한 모험까지도 하고 있는게 국내실정이라고 하겠다. 더 이상 외주만 받아서 하지
않겠다는 국내 CG회사들의 결의에도 불구하고 이런 난황을 겪으면서 그나마 외국과의
수출에서 약간의 호조를 띠고 있지만 위에서 예를 들었던 미국이나 일본등의 볼 수
있는 자국시장에서 먼저 뿌리는 내려야 하는게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국내에서 2001년에 시네픽스의 "큐빅스"의 미국 안방극장 진출과
함께 극장용 풀시지 SF애니메이션인 "런딤"의 개봉되었고 2002년엔 2D애니메이션이지만
CG도 부분적으로 사용된 "마리이야기"와 일단 일본수출과 국내개봉을 앞두고
있는 "원더풀데이즈"가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런딤"을 제작한
디지털드림스튜디오가 심여를 기울이고 제작하고 있는 "아크"나 빅필름의
"엘리시움"이 다듬어진 모습으로 극장가에 나타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밖에 텔레비젼용 CG는 꾸준히 제작되고 있지만 역시 질로 볼 때는 모든 자본과
기술이 농축되어 있는 극장용 필름이 그 척도로 중요시되고 있다고 볼 때 국내 작품들의
흥행과 작품성 여부가 앞으로 투자와 발전가능성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은 분명한
일이라고 하겠다.

위에 국내외의 몇 개의 작품들을 열거 했는데 사실 극장용 풀시지
장편 애니메이션 한편을 만드는데 보통 4년에서 5년의 시간이 걸린다. 특히 우리에게
괴물과 같다고 생각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투자가 이루어진 작품들은 그 오랜 제작기간
동안 기술적인 문제와 함께 창작의 고통을 겪어낸 결과라고 하겠다. 역시 절대 단순하게
얄팍한 그림재주로 단시간에 표현한 것은 아니다. "무형의 가치"를 인정
받기 위해서 다른 그 누구보다 고통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CG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니 어서 우리도 그들의 작품의 비판뿐만
아니라 제값 또한 매길 수 있길 바란다.
지금까지 장편CG애니메이션에 대해서만 얘기해왔지만 우리는 그동안
크고 작은 그리고 프로와 아마추어들의 작품들을 지켜보면서 짧은 시간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화를 해 나가는 CG애니메이션을 보아왔다. 그리고 언젠가는 더 이상
툴 이라든가 플랫폼에 연연하지 않고 마치 붓을 그림을 그리듯이 손으로 장난감을
만지듯이 작품을 만들 때의 창작력이 99페센트가 될 때를 꿈꿔보면서 역시 그때까지는
꾸준한 창작활동을 멈추어서는 안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