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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칼럼]원더풀데이즈 이경학PD 인터뷰   2003-02-21
안녕하세요 맹호규 기자입니다. 원더풀데이즈 기획특집 그 두번째로 이경학PD님을 만나뵙고 왔습니다.
씨지랜드기자 cgland@cg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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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학PD와의 인터뷰 동영상

이경학 PD 약력

1964년생

1984~1995 극단 산울림 연출팀
1995 대한민국 연극제 대상 수상작 <하늘만큼 먼나라> 조연출

1992 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 (UC Irvine) 전공 Film Study 졸업
1992~1998 한국비젼 영화팀 프로듀서
1998~ 현재 틴하우스 이사 겸 프로듀서

영화 헤어드레서(1995) 프로듀서 (대종상 미술상 수상)
영화 원더풀 데이즈 (2002) 프로듀서


1. 이경학 PD

CGLAND(맹호규 기자) : 반갑습니다 이경학 PD님. 요즘 마지막 마무리로 한참 바쁘실 걸로 예상됩니다.

이경학 PD : 지금 마무리 작업으로 저보다는 작업자들이 더 바쁩니다. 양수리에서 마지막 합성 작업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 음악 파이널 믹스하고 사운드에서 effect 와 ADR 작업이 진행 중 입니다.

CGLAND : 이경학 PD님이 생각하고 계시는 원더풀데이즈에대한 의의를 듣고 싶습니다. 여전히 한국 애니메이션에 한 획을 그을 대작이라는 기대에 찬 목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만, 제작을 책임진 당사자 입장에서 남다른 의견을 가지고 계실 것 같습니다.

이경학 PD : 남다른 의견이라고 까지 할 건 없습니다. 단지, 애니메이션 업계와 컨텐츠 업계에 뭘 해줄 수 있을지 생각을 합니다. 비록 한 작품으로 업계에 변화가 일어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지금 틴하우스에서 하고 있는 일이 두 가지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탁월한 퀄리티의 작품을 선보여서 이후의 애니메이션이 창작 위주로 진행되고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산업이 하청 위주에서 벗어나는 풍토를 조성하는 데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 능력을 해외에 입증하는 하나의 작품이 되기를 바랍니다. 상당한 퀄리티를 요구하는 주문이 들어와도 보여줄 수 있는 변변한 데모가 없었습니다. CF를 보여 줄 수 있지만, 장편을 만들 능력이 되느냐 하는 질문이 따릅니다. 이런 상황에 비추어 원더풀데이즈가 이들에게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데모로써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원더풀데이즈가 성공적인 모델이 되어서 애니메이션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창작 활성화에 일조했으면 하고요.

흥행은 확신하지만, 결과는 지켜봐야 알겠죠. 하지만 원더풀데이즈 제작에 참여한 모든 스텝들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CGLAND : 광고쪽에서 활동하시다가 원더풀데이즈 제작에 참여하게 되신 동기가 궁금합니다. 분량 측면에서만 봐도 광고와 영화는 엄청난 차이가 있지 않습니까.

이경학 PD : 전에 있던 직장이 코래드라는 광고 회사라서 광고계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지만,전 영화학을 전공했었고, 코래드에서도 영화부서에 있었습니다. 간간히 CF쪽 프로듀서도 했지만, 쭉 해왔던 일은 영화쪽 일 입니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고 김문생 감독, 황경선 피디와 시나리오를 읽고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는 같은 생각을 가졌습니다.

분량 뿐만 아니라 화면 싸이즈 깊이 등에서 광고와 영화는 차이가 많이 나는데, 광고와 달리 영화는 돈을 지불하고 봐야 하기 때문에 퀄리티가 큰 관건 입니다. 관객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힘들고 어려운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지금까지 잘 진행 되었고 곧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CGLAND : 영화제작에서 감독은 아버지라면 PD는 어머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역할상의 차이점에 관해 설명 부탁 드립니다. 또한 극장 애니메이션 제작 PD의 역할의 차이점 역시 궁금합니다.

이경학 PD : 간단합니다. 감독은 영화에서 무엇을 만들까 결정하고, PD는 어떻게 만들까 결정 합니다. 감독은 영화 창작적 부분을 책임지고, PD는 만들어질 것을 만들기 전에라도 어떻게 만들 것이며, 어떤 예산 아래에서 얼마의 기간 안에 만들고, 또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수익을 낼까 생각을 합니다.

2. 제작

CGLAND : 투자 유치 과정에 어려웠던 점은 없었습니까? 또한 초기 46억 원 이었던 제작비는 제작기간이 길어지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는데, 이에 따른 문제는 없었는지, 또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경학 PD : 처음에 쉬리가 개봉하기 전 국내 영화 제작비는 10억 내외였습니다. 그래서 극장용으로 가면 비용이 많이 들어 어렵겠다는 예상은 했습니다. 당연히 당시에는 그 비용으로 영화를 만들어서 수익을 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수치였습니다. 따라서 손익분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해외시장이 관건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해외시장에 대한 기대는 있었지만, 성공 사례가 없었으므로 투자를 받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황경선 PD의 노력으로 프로모션 영상을 만들고 나서 대만으로부터 사전 판매계약 대금으로 30만 달러(약 3억6천 만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계 시장에 대한 확신이 생겼습니다.

CGLAND : 국내 애니메이션은 리스크가 높아 투자사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더풀데이즈는 150억원에 이르는 제작비를 지원 받았습니다. 제작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요소가 투자사의 평가 기준인데, 애니메이션 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환경에도 이렇게 대규모의 투자가 이루어 질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경학 PD : 투자사의 입장에서 투자 평가 기준은 다음 세가지 입니다.

첫째는 투자 리스크 입니다. 100억원이 소요되는 프로젝트에 내가 10억을 투자하면 과연 나머지 90억을 모을 능력이 있는가 판단합니다.

둘째는 제작 리스크 입니다. 100억원이 필요하다기에 100억원을 투자했는데, 과연 그 비용으로 제작을 끝낼 능력이 있는가 판단합니다.

마지막은 흥행 리스크 입니다. 과연 이 프로젝트가 흥행 할만한 프로젝트 인가 판단합니다.

그리고 이런 리스크를 판단하기 전에 신뢰가 우선 됩니다. 영화든지 애니메이션 이든지, 해당 작품의 가망성이 보이면 참여 하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양철집이 삼성벤처투자에 보여준 신뢰가 투자를 결정짓는 요인 이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정도 비용 가지고 이 정도 이루어 놨으니 앞으로도 믿을만하다는 거죠.

CF만 제작하다가 장편 애니메이션은 처음 만드는 입장이었지만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원더풀데이즈 제작이 시작되면서 틴하우스 식구들 정말 고생 많이 했습니다. 원더풀데이즈 때문에 포기한 것들은 말로 표현 못하죠.

이런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진 역량을 모두 쏟고 있다는 것을 투자자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에게 보여줘야만 합니다.

CGLAND : 일각에서는 인력은 넘치지만 정작 실력을 갖춘 인력을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우수한 인력을 확보해야만 하는데, 인력 충원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습니까?

이경학 PD : 그에 대해서는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작을 해봐야 실력도 검증을 받고 쌓이는 것인데, 지금까지 애니메이션 작업자들에게 기회가 안 주어졌습니다. 이건 업계의 문제 입니다. 원더풀데이즈에도 실력면에서 훌륭한 많은 인재들이 참여했지만, 장편 제작 경험을 가진 인력이 부족했습니다.

결국 창작을 계속 해서 좋은 인력들에게 창작 경험을 가지도록 해야만 합니다. 그렇다고 외국에서 인력을 데려온다는 것은 말도 안되죠. 이런 경험을 갖은 인력을 업계에 배출하게된 것도 원더풀 데이즈의 성과가 되겠네요.

CGLAND : 멀티레이어 방식으로 인해 많은 시행착오가 반복되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가장 어려웠던 문제와 해결에 관한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이경학 PD : 시행착오라는 표현은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해봤던 일을 반복해서 되풀이 실패하면 시행착오라는 표현이 적당하지만, 우리는 아무도 안 해본 일을 했기 때문에 시행착오라기 보다는 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세계적으로 처음이었습니다. 개발과정을 거치면서 노하우가 하나씩 쌓이고 결국 어떻게 하는 것이 잘 하는 것인지 알게 됩니다.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던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원더풀데이즈 기획 당시 주라기 공원의 합성 장면이 18분 정도 되는데, 원더풀데이즈는 처음부터 끝까지 합성 장면 입니다.

가장 어려웠던 문제는 작업에 참여한 스탭 모두가 최종 그림을 보지 못하고 작업을 해야만 하는 점 이였습니다. 씨지팀이 미니어처를 못 보고, 셀팀이 씨지를 못보고 작업을 하니 디테일한 부분에 관한 의사 소통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김문생 감독님의 비전하에 연출부와 제작부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했고 문제는 해결되어 갔습니다.

CGLAND : 여전히 국내 영화제작에서 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해외에 비하면 상당히 낮습니다. 하지만 원더풀데이즈는 음악에도 많은 정성을 들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음악 제작에 있어 작품의 의도에 대한 음악감독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데, 이에 관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이경학 PD : 김문생 감독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음악은 애니메이션의 영혼이다.” 원일 음악 감독님하고 김문생 감목님은 3년 동안 같이 작업을 했습니다. 그 사이 수많은 샘플링 음악도 만들고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이 진행 되었습니다. 완성도 높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죠. 체코 필과 배경음악을 만든 것은 이미 크게 알려졌고요. 좋은 음악이 나올 것으로 확신합니다.

CGLAND : 삼성 벤처 투자가 다음 등과 결성한 영상 산업 투자 조합이 해체 되었는데, 원더풀데이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진 않겠습니까?

이경학 PD : 이미 삼성에서 투자한 자금은 모두 들어와있고 제작도 끝나가기에 영화에 미치는 영향은 없습니다. 여전히 삼성하고 좋은 관계를 맺어가고 있으며, 비즈니스 능력에 많은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CGLAND : 현재 국내 인터넷 사용자가 2700만 명을 넘어 섰고, 이제 모바일 산업도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부응하여 애니메이션 산업도 TV, OVA, 스크린 시대에서 벗어나 인터넷과 모바일에 적합한 형태로의 변화를 추구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애니메이션과 변화에 대한 이경학 PD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이경학 PD : 국내 애니메이션도 매체변화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체 변화를 벗어나서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계속 프리-프로덕션이나 창작보다는 하청에 의존하는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세계3위의 애니메이션 생산국의 위상에 맞게 어떻게 좋은 컨텐츠를 만드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매체 변화는 매우 쉽습니다. 모바일 컨텐츠로의 변화도 쉽습니다. 디지털로 제작하니까요. 원더풀데이즈의 경우도 100%디지털로 제작되어 다른 매체로의 이전이 매우 쉽습니다. (주)모바인에서 원더풀데이즈 모바일 게임을 현재 개발중입니다. 영화보다 먼저 서비스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CGLAND : 아시아와 중국 시장은 문화적 이질감이 적기에 국내 애니메이션이 진출하기 더욱 용이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아시아 시장을, 특히 중국 시장을 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경학 PD : 업계에서는 중국에 시장이 없다고 판단합니다. 여전히 불법복제가 성행하기 때문이죠. 애니메이션 시장은 일본, 미국, 유럽이 가장 큽니다. 국내 에니메이션 목표 시장은 이쪽이며, 중국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 합니다.

우리가 창작을 많이 하면 제작기지로 접근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릴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으로의 접근은 아직 좀 더 두고 봐야 합니다. 질문과 벗어나는 이야기 입니다만, 우리가 창작활동을 많이 해서 마켓에서 원더풀데이즈가 한국 애니메이션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갈 때, 후속작이 무엇이라는 질문을 받으면 답할 작품이 있으면 하고 바랍니다.

CGLAND : 원더풀 데이즈 개봉 시기는 언제로 알고 있으면 되겠습니까?

이경학 PD : 네 4월 25일 입니다.

CGLAND : 원더풀 데이즈 이후 양철집에서 계획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까? 이경학 PD님 개인적인 계획도 궁금합니다.

이경학 PD : 구체적으로 말씀 드릴 수 없어 이니셜로 제목을 대신 하니 양해 부탁 드립니다. B프로젝트는 티브이와 극장이 게임에 이어서 진행됩니다. 그리고 P프로젝트는 고대의 우리 이야기에서 차용된 극장용 애니메이션입니다. 원더풀데이즈의 업그레이드 버전입니다. 그리고 실사영화 두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CGLAND : 마지막으로 특별히 하시고 싶으신 말씀 있다면 부탁 드립니다.

이경학 PD : 꽤 오래전, 프로모션 영상으로 포커스 그룹과 인터뷰를 했었습니다. 한국 애니미에션과 원더풀데이즈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습니다. 그런데,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짙었습니다.

300명이 4년 동안 열심히 만들었으니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와서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아직 산업 전체를 보는 눈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할 것이며, 그 분야가 어떤 분야가 될지 모르지만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한번 자기 삶을 돌아보게 해주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CGLAND : 이경학 PD님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금년에도 복많이 받으시구요 원더풀데이즈의 좋은 결과를 기대합니다.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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