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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칼럼]He story-박재욱 헐리우드 VFX를 말한다.   2004-08-14
유학이야기, 작업이야기 등등 그가 짤막한 시간에 공개하는 긴 스토리.
김양곤기자 cvov@cg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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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투모로우VFX

얼마전 개봉된 영화<투모로우>는 헐리우드가 지금까지 선보인 재난영화중의 백미라 할 만 했다.
환경파괴로 인해 찾아온 지구의 빙하기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정작 단골손님인 헐리우드식 영웅의 등장은 피해가지 않고 있었다.



현대 영화가 과연 얼마나 많은 CG를 사용했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이견이 있다.
제작비 절감이나 영화의 질적인 향상, 불가능한 것을 리얼하게 그려내는 CG의 위력은
영화를 영화로 봐야하는지 실사합성의 애니메이션으로 봐야하는지 혼란스러울 정도다.
이미 국내에 다양한 헐리우드의 VFX사례가 소개된 바 있으며,
이번 개봉작인<투모로우>에도 미국 유수의 VFX회사들(The Orphanage, ILM, Digital Domain, 하이드럭스)이 장면을 나누어 참여했다.
그 중 클라이막스에 해당하는 빙하기 부분을 The Orphanage社 가 맡았다.
빙하기가 엄습해 오면서 뉴욕이 한순간에 얼어붙는 장면과
거대한 태풍의 눈 등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초자연을 그려내야 하는 특수효과 장면들이
The Orphanage社에겐 넘어야 할 큰 산이었다.
대부분 이런 해결해야 할 시퀀스가 주어지면 파트별로 많은 제작인력이 투입되지만
결국 방향설정과 진행중의 문제점을 원만히 해결해 줄 경험 많은 소수의 아티스트가
헤더로서 모든 제작과정을 조율해야 한다.
The Orphanage社에는 한국인 박재욱씨가 그 역할을 담당했다.


박재욱을 만나다.

“안녕하세요.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The Orphanage에 근무하고 박재욱입니다.”

영화작업을 마치고 휴가차 귀국한 그가 다시 한 번 영화이야기로 서두를 시작했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이자 처음 시도하는 장면이기 때문에 부담이 컸습니다.
주어진 시간 내에 클라이언트에게 오케이 사인을 받기위해서는 치밀한 준비가 필요했죠.”

박재욱씨는 이미 2003년 5월 씨지랜드와의 온라인인터뷰를 통해 소개된 바 있다.
“예전 기사에 CG슈퍼바이저라고 소개되었는데, 그 당시 저는 라이팅 분야에서의 슈퍼바이져였습니다.
보통 그 영화의 특수효과에 들어가는 모든 CG작업을 책임지는게 CG슈퍼바이져죠.”



미국 특수효과 회사들은 저마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상당히 유동적인 제작공정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문제가 심각하지만
미국 특수효과 분야는 실력있는 비정규직 아티스트(?)들의 무대가 되기도 한다.

“많은 분들이 미국 CG회사의 조직체계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데,
사실 일의 성격과 프로젝트에 따라 모였다 흩어졌다 하기 때문에 딱 이거다! 라고 정해진 건 없습니다.”

더 자세히 캐뭍는 기자의 요구에 예를 들어주었다.

“제 직책에 대한 질문이 많은데요...음....
올퍼너지에서 직책이란건 특히 Department Supervisor(이하 Sup)이나 Sequence Sup은
각 영화에 따라서 크래딧이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 시작때부터 기술개발, R&D, 템플릿 등을 만들어 나간 사람은
그 시퀀스나 분야의 Sup으로 하고, 그 프로젝트에 늦게 참여한 사람은
씨니어 TD(Technical Director)로 들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 예로 Shadi라는 친구는 원래 Sequance Sup예정으로 올퍼너지에 왔습니다만..
한템포 늦게 와서 제 휘하(제가 그 영화의Lighting & Texture Sup이었으니까 모든 TD들은 제 휘하에 있었거든요)에서 일했지만..
그거 끝나고 나서 제가 광고하는 동안 그 친구는 헬보이에 sup 으로 먼저 들어가고
저는 광고 끝나고 나니까 타이밍이 늦어서 씨니어 TD로 들어가게 되었죠..
그리고 투모로우는 헬보이 다 끝난 후에 참여 했으니까 역시 프로젝트 중간이라
씨니어 TD로 가게 된 것이구요.
그래서 '투모로우'에서의 직책은 씨니어 TD,
앞으로 개봉할 Sky Captain에서는 Lead TD 인데
차후 프로젝트에 따라Lighting Sup/Sequence Sup/Senior TD 중의 하나가 될 거라고 봅니다.“


The Orphanage의 일꾼들


그를 아는 지인을 통해 들은 얘기지만
그는 The Orphanage의 초기 멤버로서 상당히 신임을 얻고 있는 아티스트였다.

유학이야기

아마도 미국이나 해외에서 공부하고 해외에 진출하고 싶다는
희망을 가져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꿈을 간직한 이들을 위해 경험담을 부탁해 보았다.

작업을 마친후 회사 쫑파티에서...
유학생활도 그렇지만 현지에서 활동시 실력과 더불어 친화력도 중요하다고 한다.


“제가 유학을 온 지가 벌써 7년이 지났군요...
97년 여름에Academy of art University.에Computer Art 전공으로 들어갔습니다.
영어고 뭐고 별 준비 없이 갔던 저로써는
공항에 도착하면 누군가 제 이름이 적힌 피켓 들고 기다리고 있을줄 알았어요. 하하
그런데 막상 도착하니까 막막하더라구요.
기숙사까지 어떻게 가야할지도 너무 막막하구...
짐은 무지막지하게 싸들고 갔었구요.
다행히 출발 전에 천리안 동호회 회원분 중에
샌프란시스코 사니까 혹시 도움 필요하면 연락 달라고
전화번호를 이메일로 남기신 분이 있었어요.
그분이 최규돈씨라구 지금 소니 이미지웍스서 Charactor TD로 일하시는 분인데..
그래서 자리 잡을 때까지 그 분 집에 기거한다는 게 룸메이트로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6개월 후에 구범석 이라고 한국서부터 친했던 동생이
저를 따라 유학 와서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이 친구는 현재 Tippett Studio 에서 TD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적응해 나가고 있을 즈음에 한국에서 IMF가 터졌습니다.“

한국의 IMF가 유학길에 오른 많은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타격을 주었다.
환율상승으로 인한 재정적인 압박은 유학생들의 귀국을 종용하기에 이르렀다.

“절반 가까이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저와 룸메이트들은 살아 남기위해 룸메이트들을 더 받고, 먹는 것과 버스비 하나까지 아꼈습니다.“

외부활동에 드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주로 집에서 작업하며,
수업도 94년도부터 CG쪽 일을 했었기에 컴퓨터 관련분야의 수업을 제외하고
영화쪽과 순수미술관련 수업만을 들었다고 한다.

“집에서는 룸메이트들과 같이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갔습니다.
외딴 외국에 떨어져서 다른 할 일도 없었으니 자는 것 말고는 작업에만 매달렸던거 같아요.
눈 뜨자마자 컴퓨터 앞에 앉는게 습관이 되었으니...
그 당시에 만들었던 애니메이션이 3편 정도였는데 한국에서 서수웅이라는 친구가
주로 시놉시스와 스토리를 맡았고, 지태호라는 친구가 사운드 이펙트와 삽입곡을 작곡하고
샌프란시스코에 있었던 저와 구범석, 최규돈씨가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이 사람들이 Visual Shock 모임의 초기멤버들입니다.”

사실상 1999년 이전에 한국 유학생이 미국 회사에 취업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2000년이 되면서 서서히 이 틀이 깨지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그 틀을 깬 사람 중에 기억나는 사람이 서승욱씨와 제니류씨, 김세룡씨 입니다.
저와 룸메이트들도 그 동안의 작업물을 정리한 포트폴리오로
2000년도 후반에 WildBrain이란 곳에 첫 직장을 잡게 되었구요.
거기서 "Hubert Brain" 이라는 3D Short Film을 작업하고 각자의 길로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의 경우도 바닥이 좁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프로젝트로 만나서 일하고 흩어지기 때문에
몇 년이 지나면 다들 섞이게 된다고 한다.
박재욱씨는 이를 세탁기에 비유했다.


The Orphanage 입구



The Orphanage 전경


“영화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그 경력으로 다른 회사에 옮겨가기 쉽습니다.
하지만 경력 없는 사람들의 경우는 아예 이쪽 인더스트리에 내밀어보기 힘들죠.
그래서 포트폴리오가 뛰어나거나, 능력은 뛰어난데 기회가 오지 않는 사람들의 경우는
한국인들끼리 서로 정보를 교환하거나 해서 소개를 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중 Wildbrain의 Modeling Supervisor로 있는 김세룡씨가 많은 사람들을 WildBrain에 소개시켜 주었고,
저도 The Orphanage에서 Lighting & Texture Supervisor를 맡은 후부터는 더 많은 한국인들을 끌어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 외국에도 다양한 분야에 진출한 한국인들이 서로를 끌어주고 있다.
실력과 용기만 있다면 글로벌 아티스트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비싼 학업비용과 언어(의사소통)에 대한 문제가 넘어야 할 산이 아닌가 생각된다.

작업이야기

박재욱씨가 The Orphanage에서 작업에 참여했던 영화들은 9편에 이른다.
유명한 인터넷무비 데이터베이스 사이트인 imdb.com에 가서
검색창에 jaewook park을 적고 검색하면 그가 참여한 영화와 담당했던 일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다.
참고주소 : http://www.imdb.com/name/nm1176304

그의 작업물 중 Lighting Sup로 참여했던 2003년 개봉작 <스파이키드3>는
100% 키작업으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결국 인물을 제외한 모든 것이 CG라고 할 수 있다.
그 밖에 올해 작업한 2편의 영화 "Hellboy","The Day After Tomorrow"는
그에게 값진 경험을 선사했는데,
그 중 최근 작업했던 투모로우의 시퀀스 작업에 대해 얘기를 들어보았다.

“헬보이를 진행하는 동안 투모로우 쪽에
거의 4개월째 답이 없이 진도가 나가지 않는 시퀀스가 있었습니다.
그게... 헬보이가 끝나고 난 후 제가 맡을 HC시퀀스였죠.
그 당시 수 천만개의 멀티포인트를 이용한 방식이라던지..
하드웨어렌더를 이용한 방식이라던지.. 좋은 시도는 많았었지만
딱.. 그 눈의 효과를 표현하기에는 약간 부족했었습니다.“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한 태풍의 눈 실험장면



헬보이에 사용되었던 Hell Hole이 투모로우에서 태풍의 눈에 응용되었다.
비스듬한 각도에서 볼 때 빨려들어가는 홀이 입체적으로 표현되도록 구면처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다.


완성된 태풍의 눈, 홀 사이로 냉기덩어리가 쏟아지는 이 입체적인 씬은
가히 영화상에서 최대의 압권이라고 할 수 있다.


“헬보이 일을 마무리하고 눈 쉐이더쪽의 파이프라인을 떠 맡으면서
볼륨 셰이더 기반의 새로운 방법으로 눈 표현을 재정리하고,
그에 기반해서 파티클 애니메이터들의 작업들을 컨트롤 하고
작업된 파일을 받아서 정리해 주고 볼륨셰이더 적용하고 라이트 넣구 렌더를 해 나갔습니다.
그래서 적당한 세팅값을 얻은 후에 다른 파티클 렌더링쪽을 맡은 TD들에게
세팅값을 카피해 주고 그 사람들의 작업에 문제가 생기면 조언을 해 주고..
그렇게 얻어진 결과물들을 컴파지터한테 넘길때..
어떤 방식으로 컴파지팅을 시작하라는 Slap Comp 파일을 만들어서 컴파지터한테 나눠주는 일 을 했습니다.“

투모로우에 등장하는 뉴욕시는 컴퓨터로 창조되었다.(ILM과의 공동작업)
이를 위해 각각의 건물사진을 다양한 각도로 촬영하고 일일히 모델링하여 텍스쳐를 적용했다고 한다.
물론 가까이 보이는 건물들과 멀리 보이는 건물들의 텍스쳐를 단계별로 구분하여 적용했으며,
뉴욕시를 모델링한 데이터와 텍스쳐들 총합이 무려 250기가였다고 하니
보통 작업이 아니었음을 실감할 수 있다.

“가끔씩 작업시 사용된 툴이나 플러그인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회사마다 인하우스 툴을 제작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각각의 장면에서 최상의 결과물을 뽑을 수 있는 툴과 작업자가 익숙한 툴을 사용하게 됩니다.
결코 한가지만을 고집하지는 않죠.
툴간의 호환을 위해 저희 같은 경우는 이전부터 이런 처리를 위해
플러그인을 따로 개발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일종의 인하우스 툴이라고 해야겠죠.“

투모로우에는 맥스, 마야, 에프터이펙트, 렌더맨, 맥스의 브라질 렌더러,
에프터번 등이 사용되었는데 브라질 렌더러를 사용하면서 브라질 개발팀 인원들을 영입해왔고,
이번에 브라질을 맨 처음부터 만들어온 개발자를 영입했다고 한다.


헬기가 추락하며 얼어붙은 땅과 쌓인 눈에 부딪히는 장면이다.
이 리얼한 장면제작을 위해 스키장에서 스키가 바닥에 부딪히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했다고 한다.
볼륨렌더링 개념을 통해 사실적인 눈 파티클 표현을 실현했다.


“회사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들은 그 개발진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필요한 경우엔 소프트웨어나 플러그인들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쓰기도 하구요.
SkyCaptain에서는 새로 짠 오퍼너지 만의 파티클 렌더러의 핵심 소프트웨어를 만들었고,
헬보이때는 맥스와 마야간에 셋업된
캐릭터 애니메이션이든 근육/옷 시물레이션이든, 어떠한 움직이는 3D 데이터이든
상호 호환하게 해주는 파일포멧과 플러그인을 개발했습니다.“

그 밖에도 The Orphanage에서 자체개발해서 판매하는 플러그인들이 꽤 있다고 한다.
비디오로 촬영된 결과물을 필름으로 촬영된 것처럼 만들어주는 매직불렛이나,
애프터이펙트에서 HDRI에 기반한 컬러 스페이스에서 컴파지팅을 해 줄 수 있게 하는 eLin 이란 것 등을 들 수 있다.


재욱씨의 작업공간


“오퍼너지의 차기 작품은 브루스윌리스가 주연을 맡은 Sin City입니다.”

차기작인 "Sin City"에서 그는 Sequence Lead를 맡게 되었다고 한다.
책임이 무거운 직책을 맡은 만큼, 영화 "Sin City"에 대한 그의 각오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이번 영화에도 그와 더불어 몇 몇 한국인들이 참여한다고 한다.
오퍼너지에 근무하는 한국인들의 손떼(?)가 뭍어 나올 차기작을 기대해 본다.


마치면서...

자신이 애정을 가지고 작업한 작품에는 엔딩 크레딧에 흔적을 남기게 된다.
또한 자신만이 아는 비밀스러운 장면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도 하는데,
그도 여지없이 많은 관객들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물론 투모로우에 액터로서 출연한 것은 아니지만 영화의 후반부에 펼쳐지는
얼어붙은 뉴욕의 한 건물 유리창을 자세히 보라.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유리에 붙어있는 그를 발견할 지도 모른다.


이 장면 어딘가에 그가 숨어있다.


p.s) 박재욱씨가 기자에게 부탁한 한 마디를 씨지랜드 회원들에게 전하고 싶다.
“제 싸이에 많이 놀러와 주세요^^”
싸이주소: http://www.cyworld.com/vsh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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