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인터뷰 기사는 게임죤21의 허락하에 기개 하는 것임을 밝힙니다.

'Max Payne'이라는 작품 하나로 마이너 계열에서 메이져 계열로 혜성처럼 진입한 레메디 엔터테인먼트. Future Crew라는 출중한 경력을 바탕으로 빚어진, 미련 곰퉁이 같은 우직한 근성을 갖춘 개발사라는 칭호에 걸맞게 4년이라는 기나긴 개발기간을 들여 'Max Payne'이라는 대작을 빚어놓고도 돌연 쏟아지는 스폿라이트를 뒤로 하고 은거에 들어가 버리는 과감성을 보인 이단아들... GOD 게임스의 붕괴와 함께 이내 사라져버린 레메디 엔터테인먼트의 신화를 기억하는 이가 몇이나 될지 모르겠다.

Remedy Entertainment를 지금까지 이끌어 온 인재들이 2001년 6월 27일,
맥스페인의 개발을 끝내고 아무래도 한적한 곳에 모여 한 컷한 듯 싶다
근데 '맥스페인'에서 맥스 역을 맡은 샘 레이크가 웃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실소가 나는 것은 왠일일까. ]

(뒷줄 좌측부터) 사쿠 레티넨(Saku Lehtinen), 패트리 융버그(Petri Ljungberg), 킴 사로(Kim Salo),
마커스 스타인(Markus Stein), 사무리 비키넨(Samuli Viikinen), 올리 테르보(Olli Tervo), 마티아스 밀리린(Matias Myllyrinne), 키아 칼리오(Kiia Kallio), 쥬시 라사넨(Jussi Rasanen), 패트리 사로(Petteri Salo),
아키 마아타(Aki Maatta), 마티아스 카무라(Matias Kamula), 샘 레이크(Sam Lake)

(아래줄 좌측부터) 마티 호(Marty Howe), 미카 레이니(Mika Reini), 마르코 레이노넨 (Marko Leinonen)
패트리 자빌레토(Petri Jarvilehto), 사미 반하타로(Sami Vanhatalo), 헨리 바필드(Henri Blafield),
피터 하자(Peter Hajba), 마커스 마키(Markus Maki), 테로 톨사(Tero Tolsa), 안시 히샤넨(Anssi Hyytiainen)

만나서 반갑다.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MR : 나도 반갑다. 나는 레메디 엔터테인먼트에서 사무실 관리(?)를 맡고 있는 미카 레이니다.

PJ : 그리고 나는 같은 회사에서 게임 디자이너 파트, 왕고를 먹고 있는 페트리 자빌레토다. 반갑네~

미카 레이니. 맘씨 좋은 이웃집 아저씨 인상이다.

디자이너 파트 왕고를 맡고 있는 패트리 자빌레토 '맥스 페인'하면서 게이머들이 느낀건데 홍콩 느와르 스타일의 무비를 엄청나게 좋아하는 인간들 같더란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게임내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John Woo(오우삼)" 나 "Chow Yun-Fat (주윤발)" 같은 특이명사(!)들을 남발하고 다니던데. 이게 우리 나라 정서하고 잘 맞는것이걸랑? 그래서 사람들이 흥미있게 본거다. 홍콩 느와르 스타일의 영화 분위기를 '맥스 페인'에 입힌건가?

PJ : 그랴 잘 보셨다. 우리 홍콩 느와르 스타일 액션 영화의 광팬이고 그거 감상하는게 우리 취미다. 내 개인적으로 하드 보일드 스타일의 영화나 오우삼 감독 그리고 주윤발 나오는 첩혈쌍웅(The Killer)을 정말정말 좋아하고 영화에 사용되었던 다양한 카메라 기법을 작품에 도입해보고 싶었다. 이외에 배우의 감성적인 면도 담기를 원했고. 맥스와 게이머가 서로의 감정을 서로 공유하는 입장을 그려보고 싶었단 것이다. 예를 들어, 맥스가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 가족의 시신을 보고 오열하는 장면이 있다. 이 부분에서 개발팀은 느와르 스타일의 스토리 텔링 기법이 매우 효과적이고 유용했다는 걸 느꼈다. 암튼 우리가 하고팠던 거다. 아, 그리고 오우삼하고 주윤발이라는 요소를 포함시킨 것은 사실이다. 내가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오마주 격이랄까.

맥스 페인 출시이후 기대와는 달리 맥스 FX 엔진을 사용한 게임을 찾아 볼 수 없었고 MOD 역시 특출난 것을 구경하기 힘들었다. 출시 이후, 게이머들 사이에서 맥스페인 MOD 열풍이 불 것이다 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았는데 의외로 아마추어 개발자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고 맥스 FX 엔진을 이용한 타사의 작품 개발 소식도 없었다. 한편에선 레메디가 MOD 관련 홍보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이 점에 대해서 하실 말씀이라도 있는지.

MR : '맥스 페인'의 MOD화는 다른 프로그램들과는 상당히 다른 한가지 이유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MOD는 멀티 플레이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아시다시피 '맥스 페인'의 경우에는 싱글 플레이만 가능하다. 이 얘기는 즉 싱글 플레이 MOD만 개발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되것지? 그리고 기본적으로 만들어진 MOD 게임의 분위기를 잡아줄 일련의 스토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된다. '맥스 페인'은 멀티플레이 맵을 만들 수가 없고 게이머가 다른 것에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많은 액션장면이 등장한다. 바로 이거여. 현재 뛰어난 실력을 가진 MOD 팀이 많이 있고 그 팀들이 무엇을 들고 나올지 보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된다. 스토리만 제대로 만들면 '맥스페인' MOD 만드는거 일도 아닌 것이다.

PJ: 아시다시피 레메디 엔터테인먼트는 MOD가 많이 선보일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게임 시디내에 MAX-FX 에디터를 포함시켰고 텍스쳐 팩을 비롯한 튜토리얼도 제공했다. 그 외에도 '맥스 페인' 에서 등장하는 두가지의 게임레벨에 대한 정보도 공개했고. 이거보면 MOD 개발자는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을거다.

좋은 정보 주셔서 감사하고 오늘 인터뷰도 고맙다. 답변 해줘서도 감사하고. 마지막으로 독자들께 한말씀 해주시라~

MR&PJ: 오늘 정말 즐거웠다. 한국 팬들이 있다는 소식도 정말 기뻤고. 즐거운 게임들 하시라!~

Remedy Entertainment 홈페이지

곧장 질문으로 넘어가겠다. 레메디 엔터테인먼트하면
'맥스 페인' 만든 개발사 정도로 알고 있다. 이 자리 빌어서 그런 오명(?)도 씻을 겸 간단하게 회사 소개 좀 해달라.

PJ : 뭐... 레메디 엔터테인먼트는 그렇게 오래된 회사는 아니다. 1995년에 설립되었고 퓨쳐 크루(Future Crew)와 같은 유명한 그룹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이 레메디 엔터테인먼트에서 임원으로 활약하고 있지. 처음으로 뚝딱해서 만든게 '데스 랠리(Death Rally)'라고 탑다운 방식의 레이싱 게임 (Top-down racing) 이었고 이게 1996년에 출시됐다.

MR : 알만한 게이머들은 알겠지만 매드어니언닷컴(Madonion.com)의 3D마크 벤치마킹 프로그램에서 쌩쌩 돌아가는 샘플 엔진이 바로 우리 레메디 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한 Max-FX 엔진이다.
알게 모르게 우리들을 접하고 있다니까.

[ 레메디가 처음으로 이름걸고 개발한 데스 랠리 ]

[ MAX-FX 엔진을 사용하는 매드어니언의 3D 마크 ]

레메디 엔터테인먼트의 최근 근황에 대해 궁금하는데. 사실 당신들 '맥스 페인' 개발한 이후로 잠적해 버린게 사실이다. 뭐하고 지내시나?

PJ : 우선 신경써줘서 고맙네 :) 다 잘들 살고 있고 4 년간 '맥스페인' 만드느라 다들 초죽음이 되어서 지금들은 잠깐 쉬고 있다. 그렇다고 아예 노는건 아니고 현재 뭐 하나 가지고 뚝딱거리고 있는데(!) 다시 한번 대박 쳐야지. 다들 그거에 매달려서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다.

'맥스 페인'의 유통을 담당했던 GOD 게임스, '맥스페인' 유통하자마자 쫄딱 망해부러서 사실 좀 놀랬드랬는데. 내 보기엔 '맥스 페인'이 레메디 엔터테인먼트에게는 꽤 중요한 것이었다 생각하고 있다. 이 일 때매 혹시 경제적으로 헐벗고 굶주리고 그러진 않았나 몰라?

PJ : GOD 게임스 망하면서 그 여파가 뭐 '맥스 페인'에 그다지 많은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테이크 투 인터렉티브 (Take Two Interactive) 애들이 워낙에 GOD 게임스를 망하자마자 낼름 삼켜줬고(?) 그외 여타 부수적인 사항들까지도 다 정리를 잘 해줘서 뭐.. 그 외에도 운 좋게 테이크 투 인터렉티브와 우리 레메디 엔터테인먼트와의 관계도 술술 잘 풀렸고 결과적으로 '맥스 페인'을 개발하고 끝장 보는데 도움이 많이 됐지.

MR : 마지막에 GOD 게임스가 조용히 사라져줬고 테이크 투는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인거고. 실제로 언론에 알려진 것보다는 그렇게 특이한 일은 없었드랬다.

최근 유럽의 개발사들이 급격하게 성장중인데 어떤 사람은 유럽 시장의 발전성이 놀랍다 라는 말까지 하드라. 사실, 그렇게 놓고 보면 유럽은 중국 다음으로 가는 꽤 거대한 시장인데 이에 대해서 의견 좀 있으신가?

PJ :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유럽에서 이렇게 빨리 게임이 주류로 편입되는 일련의 현상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보고 싶다. 5년 전에 이미 이쪽 사람들이 게임이라는 걸 보는 시각도 엄청나게 변했고 현재 꽤 관심있는 분야로 부각됐다. 현재도 그 발전하는 속도가 눈에 보이고 있는 정도랄까.

PC 게임 개발사들이 콘솔까지 진출하는 멀티 플랫폼 방식을 선호하게 되면서 은근히 PC장르에서 시작한 전통있는 개발사들이 콘솔쪽에 치중하는 모습이 은근슬쩍 드러나고 있는데. 불법복제 문제도 있고 인기장르에 편중된 시장 자체의 불균형이 한 몫했다 생각한다. 이거이 어쩔 수 없는 일일까? 혹시 레메디 엔터테인먼트도 다른 개발사처럼 역시 콘솔 시장의 미래를 보고 바람 피우려고 준비하는거 아닌가? 얼렁뚱땅 속일 생각말고 답해라 :|. 있다면 혹시 눈여겨 보고 있는 콘솔이라도 있는지?

PJ : 거 현 시점에서 보기에는 PC 시장은 불법복제 때매 꽤 타격을 입었다 생각하고 이거 말고도 또 PC 게임의 싱글 플레이라는 기능의 앞으로의 그 전망 자체가 불투명해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우리 레메디 엔터테인먼트도 아직까지는 조강지처 격인 PC 하나만 보고 살고 있지만서도 한가지 분명한 것은 다양한 유저층을 확보할 수 있는 콘솔 시장을 향해 슬슬 앞으로 나갈 것이라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현재 눈여겨 보고 있는 것은 플레이스테이션2.
꽤 재밋더만.

레메디 엔터테인먼트의 차기작 관련 정보 좀 줬으면 좋겠다. 좀 자세히 알려주면 좋겠는데. :)

PJ : 우린 지금 어...음... 어쩌구라고 불리게 될 뭔가를 만들기 위한 계획단계에 있다. :p 더 이상 알면 다친다.

3D 기술하고 FPS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얘기 좀 해달라.

MR :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3D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고 그에 따라서 새로운 것, 즉 기술도 신나게 만들어낼 것이라는 점이다. 헌데 게임 세계를 계속 재탕하는 동안에는 새롭게 개발된 기술들은 절대!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지 않는다. 자! 여기서 핵심이라 함을 말해보자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 (레메디 같은.. :p) 어떻게 새로운
기술력에 대해 우위를 선점하고 활용하느냐가 포인트라 생각한다.

PJ : 나는 3D 기술력이 더 이상 FPS의 핵심 포인트가 될거라고는 안본다. 이미 우리들은 컴퓨터 스크린 안에 엄청난 양의 폴리건을 우겨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개발자들은 게이머들을 놀래켜줄만한 사실성이 넘치는 세계를 구현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내가 앞으로 보기엔 그저 그 순간만 달콤하고 겉만 그럴싸한 비주얼적인 관점을 뛰어넘은 새로운 소재를 찾는 쪽으로 그 관심 분야가 이동해갈거라 생각한다. 다행스럽게도 개발자들은 아직 싸구려티 나는 비쥬얼보다는 게임성에 핵심을 두고 있다 보여진다. 그 누가 비주얼이 암만 중요하다 주장한다 해도 나는 아직까지 참신하고 혁명적인 게임성 그 자체가 액션장르에 필요하다 보고 있지롱.

지나간 얘기 좀 해보자. 이거 되게 간단한 질문인데 '맥스 페인' 후속작을 게이머들이 구경 좀 할 수 있을 것 같나? 거 '맥스 페인' 엔딩 신에서 의미심장한 뭔가를 게이머들에게 던져줬던 당신들인데 만약에 후속작 계획이 있다면 확장팩이나 애드온 식으로 만들 생각이 있으신감?

PJ: 거 참 불행하게도 내가 그 질문에 답변할만한 권한 같은게 없어서 말 못 해주겠다. 레메디 엔터테인먼트가 말할 수 있는건 현재 열라 멋진 작품을 개발하기 위해 신나게 일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 뿐이다. 거 당신 좀 진득하게 기다릴 수 없나? :)

내 어줍잖은 기억에는 '맥스 페인'의 개발과 관련된 소식이 1996년에 소개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근디 이넘이 2001년에 출시되었다, 이 말이다. 뭐 이렇게 개발하는데 오래 걸린건가? 말 못할 사정이라도 있었나?

MR : 우선 하나 짚고 넘어가자면 '맥스 페인'이 개발되기 시작한 시점은 1997년이었지롱 :p 그리고 4년 반만에 세상에 빛을 보게 된거고. 해줄 말은 우리도 그렇게 '맥스 페인'의 개발기간이 오래 소요될지는 몰랐다 이거다. 개발자금과 관련된 문제 같은건 아니었고.

PJ : 어이 미카, 난 당신의 그 답변에 이이를 제기하고 싶어지는디 :p. 확실히 장기간의 걸친 개발 기간이 된 것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다. 기본적으로 레메디 엔터테인먼트의 개발 방침은 개발팀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 즉 성급하게 게임을 내놓고 하는 것이 아닌 완벽에 가까운 수준까지 개발, 완료해서 시장에 선보이는 것이 방침이었고 '맥스 페인'이 출시되자마자 보여준 엄청난 판매고와 수상이력이 이 우리의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생각한다. 누가 봐도 혁신적이며 정말 잘 짜여진 게임플레이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도 많이 했고 그에 따라서 엄청난 개발기간이 소요되었지만 나는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 본다. 어떠신가.

MR : 듣고보니 맞는 말이네. 모름지기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선 완벽하게 모든 준비가 끝이 나 있어야 하니까.

이건 순전히 내 개인적인 생각인데 '맥스 페인'의 컷신에 사용된 화풍이 꼭 마블 코믹스에서 실제 사물(인물이나 물건)을 두고 수채화풍으로 표현해내는 기교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만화가 알렉스 로스 것하고 똑 같은거 같더라. 나 이걸 개인적으로 꽤 좋아하는데. 거 왜 그런 화풍을 도입해서 컷신 사용했는지 알 수 있을까? 혹시 북미시장에서 한몫 잡으려고 문화적 정서 도입 차원에서 쓴건가? 아니면 진짜 죽기전에 한번 해보고 싶어서 한건가? 얘기 좀 해주시라.

PJ : 레메디 엔터테인먼트 개발진, 긍께 우리들이 좋다고 생각하는걸 한번 해보고 싶었드랬다. 우리가 그 스타일을 자체적으로 도입한거는 좀 중후하고 필름 느와르 느낌이 팍 꽂히는 만화적 구성을 원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