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ML(Virtual Reality Modeling Language)이 죽음에서 되살아났다.'

이것은 지난 2월 마지막 주에 아리조나주 템피에서 열린 웹3D 2002 심포지움(W3D)에서 나온 메시지이다. 이 자리에서 웹3D 표준그룹은 VRML의 후계자격인 X3D(Extensible 3D)의 최초 실행 초안을 공개했다.

웹3D 표준그룹이 강조하는 장점중에는 X3D가 XML(Extensible Markup Language)과 같이 작동하도록 설계됐다는 것이 있는데, XML은 광범위한 종류의 웹 문서를 연결하는 수단으로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지지자들은 성공적인 3D 프로그래밍 표준은 웹 개발자들에게 대담한 새로운 네비게이션과 렌더링 가능성을 가져다준다. 이런 것들은 PC 게임같은 시장에서는 오랫동안 번성했지만 개방형 웹에서는 수년 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했다.

VRML 명세의 원안을 마크 피세와 함께 저술했으며, W3D의 X3D 워킹그룹에서 공동 편집인을 맡고 있는 토니 파리시는 "마침내 시기가 무르익었다. 이전에는 너무 이른감이 없지 않았다. 대역폭은 충분하지 않았고, 컴퓨터도 만족할만큼 빠르지 않았다. 운영체제와 웹브라우저들은 충분한 기능을 제공하지 않았다. 2002년인 지금 무대는 마련됐다."고 말했다.

VRML이 곧 부활한다는 주장은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7년된 VRML 명세는 인터넷의 역사에 있어서 가장 과장된 기술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1997년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가 이를 승인한 후에도 VRML은 주류로 편입되는 데 거의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비록 CAD 시장이나 군사목적(개방형 표준의 안정성을 필요로 하는)으로는 사용됐지만, 부족한 대역폭, 컴퓨터 파워, 그리고 소비자의 수요 때문에 VRML은 게임이나 전자상거래와 같은 주류 컴퓨팅 애플리케이션에는 끼지 못했다.

분석가들은 웹상의 3D가 일반인에게 많은 관심을 끌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해 상반된 의견을 갖고 있다. 마케팅 종사자들은 상품을 3차원에서 회전시키고 조작할 수 있는 3D 소매 환경에서 보인 성공에 관해 보고한 바 있다. 다른 분야의 응용으로는 멀티플레이어 게임, 전자교육(e러닝)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시각화, 웨어하우징, 그리고 협동 설계와 엔지니어링이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PDMR(Penton Digital Media Research)의 분석가 마이클 애링튼은 "시장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VRML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이러한 문제가 있었다. 여기에는 흥미로운 기술이 있고, 빠른 컴퓨터와 대역폭이라는 비옥한 땅에 씨를 뿌릴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떠한 컨텐츠를 사용할 것인가? 누구도 여기에 대답할 수 없다고 본다. 물론 마케팅과 쇼핑 분야가 있다. 그러나 벽을 통과해서 걷는 따위의 시장이 있는가?

3D의 새로운 지평
X3D 지지자들의 희망은 웹에서의 3D에 좀더 우호적인 환경을 창출한 발전에 편승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개선된 대역폭과 컴퓨팅 파워, 훨씬 나아진 기저 스키마(schema), 그리고 다른 표준 기구로 부터의 지원이 포함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최근에 미디어 머신즈(Media Machines)를 창립한 파리시는 새로운 3D 표준이 VRML의 거대한 크기와 구조를 개선시킨다고 말했다. 미디어 머신즈는 X3D 컨텐츠를 사용하는 웹사이트에 도구와 컨설팅을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VRML이 걸어온 길 1994-1995 샌프란시스코의 소프트웨어 기술자 토니 파리시와 마크 피세가 웹상의 3D를 표준화하려는 노력을 이끌다. 1996 VRML 컨소시엄이 형성되다. 1997 ISO가 VRML 97을 승인하다. 1998 3D on the Web founders. Silicon Graphics shutters its Cosmo unit. Microsoft shelves its Chromeffects initiative. 1998 웹상의 3D 창립자들. 실리콘 그래픽스는 코스모 유닛을 폐쇄하다. MS는 크롬이펙트 이니셔티브를 폐기하다. 1999 VRML 컨소시엄은 VRML의 '상업적으로 연관이 있는' 후계자를 마련하려는 노력으로 웹3D 컨소시엄으로 재편되다. 2000 X3D 워킹그룹이 형성되다. 2002 X3D 초안이 발표되다.

X3D는 작은 플레이백 엔진을 중심으로 한 모듈 구조를 가진다. 이것이 조상격인 VRML과 다른 점이다. VRML은 2.5MB나 됐지만, 조각으로 나눠진 X3D 명세의 가장 작은 조각은 비교적 유연한 300KB에 불과하다.

명세는 또한 X3D 모듈에 관한 세 개의 프로파일, 즉 공통적인 컨피규레이션을 기술한다. 첫번째 인터체인지(Interchange)는 기하와 애니메이션을 책임지며, 저작도구 간 데이터 교환에 대한 책임을 책임진다. 두번째 단계인 인터랙티브는 인터체인지 프로파일에 마우스오버(mouseover)나 클릭-쓰루(click-through)와 같은 3D 페이지의 요소들과의 상호작용을 다룬다.

세번째 프로파일인 익스텐서빌리티(Extensibility)는 3D 저작자로 하여금 X3D 요소들을 창조하고, 애플리케이션을 데이터베이스와 같은 외부 정보원에 연결시키도록 한다.

이번에 제안된 표준안과 관계된 인사에 따르면, X3D는 VRML보다 완전한 기초를 제공하기 때문에 개발자들은 핵심 명세를 분할하지 않고서도 확장이 가능하다. 이 문제는 VRML을 옥죄었다고, 존 페디 리서치를 이끌고 있는 분석가 존 페디가 밝혔다.

X3D에 도움을 주는 다른 요인으로는 다른 표준그룹이 점증적으로 이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특히 영향력이 큰 MPEG(Moving Picture Experts Group)은 MPEG-4에 X3D를 포함하기로 합의했다. MPEG-4는 디지털 비디오와 오디오를 위한 떠오르는 표준이다. 그러나 MPEG-4 사용은 라이선싱에 관한 복잡한 문제로 지연돼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성공여부는 불확실하다.

지지자들은 마침내 3D 시장에 불을 붙일 제3의 촉매제를 지적했다. 즉 운영체제가 제공하는 고급 그래픽스의 사용이다.

그래픽 카드 업체 3D랩의 부사장이자 W3D 컨소시엄의 회장 닐 트리벳은 "우리는 아직도 3D를 거의 매일 하루 온종일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있다. 운영체제가 3D를 포함한 고급 그래픽스의 요소를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들을 보게 될 것이다. 이는 마치 오래된 커맨드라인 프롬프트에서 GUI로 발전하는 것과 같다. 운영체제들이 이렇게 발전하고 나면 애플리케이션은 따라오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트리벳은 이러한 과정은 이미 시작됐지만,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MS 윈도우 XP에서 동작하는 파워포인트 애플리케이션은 '주류 기업의 애플리케이션이 고급 그래픽을 사용한 최초의 사례'라고 그는 말했다. "얼마있지 않아 모든 사용자 데스크톱은 그래픽 가속 기능을 가질 것이다."

MS 카드
X3D의 지지자들은 잠재적으로는 MS가 이 분야를 망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MS는 웹브라우저를 지배하고 있다. 만약 MS가 IE에 X3D 지원을 내장한다면, 추가 다운로드없이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반대로 MS가 이를 거부한다면, 이제 막 시작된 표준은 다치게 될 뿐이다.

MS는 이에 관한 논평을 거부했다. 3D 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MS가 전략적 요인들이 명확해질 때까지는 X3D에 관한 자신의 카드를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분석가는 "MS로부터 즉답을 들을 수 없는 이유는 MS가 아직도 개방형 표준을 지원할지, 아니면 자신의 고유 소프트웨어를 사용할지 결정하지 못했지 때문이다. MS는 고유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유리한 위치에 서려하기 때문에 이 문제에 장애가 된다. MPEG-4와 관련해 MS는 똑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그들은 시장이 강제하기 전에는 개방형 표준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웹 그래픽 기술과 관련해 MS는 과거에 안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웹페이지에 다이렉트X와 유사한 그래픽을 사용하려는 크롬이펙트 이니셔티브는 1998년 폐기됐다. 이의 일부는 나중에 MS IE 웹브라우저에서 사용됐다.

모든 개방형 표준처럼 X3D는 독점 소프트웨어로부터의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 많은 경쟁사들은 시장에서 X3D를 쉽게 물리칠 수 있었는데, 이들은 표준 제정의 핵심에 위치한 합의를 끌어내려는 오랜 동안의, 그리고 고통스러운 탐색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X3D 지지자들은 이러한 재빠른 경쟁사에 직면할 경우 표준화된 접근방식은 몇 가지 내재된 장점을 지닌다고 말한다.

파리시는 "표준은 다수 업체가 도구를 만들고 재사용 가능한 컨텐츠를 만든다는 약속을 제공해 준다. 제대로 된다면 표준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이 일어난다. HTML을 중심으로 일어난 일을 보라. 이는 모두가 HTML을 사용했지만 누구도 이를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XML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3D 컨소시엄은 일부 멀티플레이어 게임과 같은 3D 애플리케이션이 독점 소프트웨어 영역에 머물 것이라는 사실을 시인한다.

자사의 OI3DV(Open Inventor 3D visualization) 프로젝트를 이용해 최초의 VRML 코드에 기여했던 실리콘 그래픽스는 웹3D 시장을 거의 포기하고, 대신 폐쇄형 'VAN(visual area networks)' 시스템을 이용해 3D 모델을 공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3D 자회사인 코스모를 1998년에 폐쇄했다.

그러나 SGI는 아직도 일부 프로젝트에서 VRML을 지원하고 있는데, 인터넷에서 이를 다시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SGI 마케팅 책임자인 자넷 마스다는 "VRML과 웹 구조는 대형 모델과 상호작용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VAN이 인터넷에 접근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웹3D 컨소시엄은 자체로도 최고의 웹 표준 기구인 W3C(World Wide Web Consortium)의 회원이며, X3D가 W3C 기술과 밀접한 상호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자랑하고 있다.

X3D가 수용한 W3C의 권장사항으로는 저자가 XML 도큐먼트를 스크립트를 사용해 조작할 수 있는 DOM(Document Object Model), XML, 그리고 W3C가 웹에서 2차원 그래픽을 다루는 것에 관해 내놓은 권장사항인 SVG(Scalable Vector Graphics)를 포함한다.

미래에 이 기구는 SMIL(Synchronized Multimedia Integration Language)을 수용할 계획이다. 이 언어는 다른 종류의 미디어와 3D를 동기화하는데 사용된다.

이제 웹3D 컨소시엄이 초안을 내놓았기 때문에, 이 기구는 8월 ISO에 명세를 제출하기 전까지 피드백을 요청할 것이다. ISO 표준 승인은 빠르면 내년에 이뤄진다.

한 분석가는 X3D의 성공을 점치며, 이를 위한 기술과 수요가 마침내 제 속도를 찾았다고 말했다.

페디라는 분석가는 "잠재적 수요가 진정으로 존재한다. 현재 기술은 원시적이고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이는 부분적으로 개발자들이 무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3D에서 개발자들이 XML과 같은 수준의 지원과 기능을 제공받는다면 놀랄만한 새로운 개발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ZDNet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