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연세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제 9회 대한민국 건축대전 입상
1994년 제 13회 대한민국 건축대전 입상
1996년 제 11회 멤브레인 디자인 공모전 입상
1997년 CORNELL 대학원 수료
            S.O.M 건축 회사
1998년 Guenther Petrarca Architecture Office
            Batwin & Robin Multimedia Production. NY
1999년 제 13회 멤브레인 디자인 공모전 입상
2000년 Red Storm Entertainment

"건축가에서 게임 컨셉 아티스트로의 변신" 게임 Rainbow Six, Rogue Spear로 친숙한 Red Storm Entertainment에서 컨셉 & 레벨 아티스트로 일하고 있는 황용하 작가의 경력입니다. Red Storm에서 유일한 한국인이기도한 그는 최근 협찬사 이벤트 협조와 휴가를 겸하여 한국을 방문하였습니다. 게임은 물론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왕국인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황용하 작가는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cgLand(오현택) - 반갑습니다, 황용하 작가님. 한국 방문 이유와 소개 부탁 드립니다.
황용하 - Red Storm의 협찬사 행사 일정 때문에 방문하였습니다. 한국에서 시작한 건축에 관한 공부를 미국에서도 계속 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Red Storm의 컨셉 아티스트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시절 까지 그려왔던 스케치와 짧은 애니메이션을 압축하여 여러 회사에 E-mail로 뿌렸는데, 어떻게 보면 포트폴리오라고 보기에는 양이 너무 적은 그 자료가 우연히 Red Storm에 전달되어 인터뷰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도착하여 회사를 접하니 바로 여기가 내가 일할 곳이라는 느낌이 왔습니다.

건축의 꿈을 펼쳐보고자 미국에 건너갔는데, 미국에서는 건축 대학원이라고 해서 건축만을 강요하지는 않더군요. 저에겐 큰 충격이었습니다.

전 현재 Red Storm에서 일하는 유일한 한국사람이기도 합니다. 당시에는 이쪽 분야에 경력이 없는 상태로 고용된 상태였기 때문에 Red Storm의 색깔을 알기 위해 Red Storm의 게임만 했습니다. 그리고 7 개월 동안 컨셉 아트 작업만 했습니다. 3DS MAX는 전혀 손도 안 잡아보고 그림만 그렸습니다. 회사 동료들은 지겹지 않은지 물어왔지만,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문제는 없었습니다. 일이 좋았습니다.

cgLand - 저도 Rainbow Six 즐겨 했었습니다. Red Storm은 어떤 회사죠?
황용하 - 젊은 회사입니다. 전체 인원은 100여명 정도 됩니다. 나이로 따졌을 때 위로 12살 많은 사람도 있고 아래로 12살 어린 사람도 있습니다. 모든 것은 고용주 입장이 아닌 피고용주의 입장에서 운영됩니다. 사원복지 역시 굉장히 좋습니다. 하지만 급여가 엄청나게 높은 것은 아닙니다. 집에 가서 일을 하고 싶을 경우 사무실에 있는 본체를 집으로 들고 가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는데 믿는 거죠. 자기가 출퇴근 시간대도 정할 수 있습니다만, 그룹 타임은 제외 됩니다. 개인의 자유와 조직의 협력을 적절히 조화시키려고 하죠. 그리고 사무실 내부 자판기도 무료 입니다.

cgLand - 프로젝트 별로 나누어져 있군요?
황용하 -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Ghost Recon의 경우 50여명이 제작 과정에 투입 되었습니다. 각각 다른 게임 타이틀도 동시에 준비하지만 비중이 있는 게임을 위해 인원을 집중 합니다. 그리고 저에겐 Ghost Recon이 처음 참여한 게임 입니다.

cgLand - 한국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하군요.
황용하 - 한국의 강력한 인터넷 인프라는 다들 놀라워 합니다. 하지만, 그 부작용으로 크랙, 와레즈 등이 활발하게 유포되고 있는 현실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도 와레즈 사이트는 존재합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한국과 미국 게임어들 사이에 차이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 게임어들은 와레즈를 통해 구한 게임을 다시 페키지 형태로 구입해 소장을 합니다. 그런데 한국 게임어들은 와레즈를 통해 구한 게임을 순식간에 해치워버리고 다른 와레즈를 찾습니다. 제 주관적인 판단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Ghost Recon 제작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엄청난 제작비가 투여된 작품이 한국에서 마구 복사된다고 생각하면 안타깝습니다.

미국에서도 한국의 음악, 한국의 문화 그리고 한국의 게임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이 친구들이 직접 물건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기에는 국내의 마케팅 능력이 아직 모자란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한국 게임을 한국이 아닌 홍콩이나 제3국을 경유해서 구입하고 있으니까요.

cgLand - Red Storm은 다른 회사 게임도 자주 즐기나요?
황용하 - 회사 사람들의 경우 3D액션 게임을 많이 합니다. Counter Strike, Operation Flash Point, Medal of Honor, Return of Castle Wolfenstein 등 경쟁회사 게임도 연구하고 재미도 즐기고. 모두 밀리터리 게임인데 서로 다른 엔진을 쓰다 보니 차이점을 가집니다.

덧붙여 말씀 드리자면, 레인보우 식스와 Ghost Recon은 다릅니다. 래인보우 식스와 Ghost Recon은 따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이며, 레인보우 식스는 차기작 Raven Shield가 이어갈 겁니다. Ghost Recon의 엔진은 로그 스피어의 엔진을 개량한 엔진인데 엔진 개발 기간만 6개월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Raven Shield에는 UNREAL2 엔진을 도입할 계획 입니다.

cgLand - 컨셉 아티스트... 아직 감이 잘 안 오는데 게임 컨셉 아티스트에 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황용하 - 우선 아티스트에 관한 대략적인 설명부터 드리겠습니다. 아티스트는 굳이 분류하면 네분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맵을 디자인하는 레벨 아티스트, 케릭터/아이템을 디자인하는 케릭터 아티스트, 맵핑 자료 등을 디자인하는 텍스춰 아티스트 그리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는 UI 아티스트로 말이죠. 한국은 케릭터 아티스트가 굉장히 부각되는 것 같은데, 게임 완성도 측변에서 레벨 아티스트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회사 사람들이 즐겨하는 Counter Strike의 경우 케릭터의 폴리건이나 텍스춰가 매우 상세하게 구현되지는 않았지만 게임의 레이아웃은 게임어가 상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레이아웃을 디자이너가 구상합니다.

그리고 이쪽에서 게임 디자이너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디자이너는 시나리오를 구상하는 사람입니다. 디자이너의 구상을 바탕으로 아티스트가 상상력을 더해 비쥬얼로 표현 합니다. 그리고 중간에서 디자이너와 아티스트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매끄럽게 해주는 과정이 컨셉 아트 입니다. 즉, 컨셉 아티스트는 디자이너와 아티스트의 파이프 라인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미국에서는 프리 프로덕션단계를 상당히 중요한 과정이라고 인식하고 치밀하게 준비합니다.

cgLand - 게임 컨셉 아티스트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요?
황용하 - "상상의 나래를 펼쳐라~"가 아닙니다. 컨셉 아티스트의 역할은 디자이너의 의도를 표현해주는 것 입니다. 항상 커뮤니케이션에는 변동이 존재합니다. 컨셉 아티스트는 디자이너와 아티스트의 생각하는 바가 일치하도록 이끌어줘야 합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케릭터는 폴리곤 제한을 받는데 이러한 제한 사항이 구상을 하는데 있어 영향을 끼칩니까?

그렇습니다. 컨셉 단계에서도 폴리건 수를 염두에 둡니다. 예를 들어 곡면이 많이 들어가면 안 좋죠. 프레임 레이트가 문제가 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디테일을 죽여가면서 게임 레벨에 어울리도록 스케치를 합니다.

cgLand - 그렇다면 상상력을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지지 않을까요?
황용하 - 그렇죠. 하지만 그 격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게임이 영화와 동일한 비주얼을 선보이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cgLand - 황용하 작가님의 영감이나 상상력은 어디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세요?
황용하 - 어려서부터 만화를 많이 봤습니다. 저도 마징가Z, 태권V 세대 입니다. 하지만 일찍기 태권V로부터 날아라 거북호까지 모두 어설픈 일제 모조품으로 창조불능력을 애국심으로 둔갑시킨 것 이란 사실을 안 뒤로 아예 관심마저 안 두었던 냉소적인 시기가 있었습니다.

평소에 이것 저것 많이 보고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관련 자료를 많이 봅니다. 실제로 군 부대에서 가서 총기 사용법을 익히기도 합니다. Ghost Recon에는 OICW 라는 실제 총기가 등장하는데, 게임의 컨셉에 맞게 개머리판을 깎고 실제 첨단 기능들을 죽였습니다. 이런 부분은 케릭터 파트에서 담당하죠.

cgLand - 여전히 동심을 간직하신 것 같군요!
황용하 - 철이 아직 덜든 거죠!(웃음) 어려서부터 그림을 그리고 만화를 그리고 프라스틱 모델 만드는 걸 좋아했는데 아직도 즐기고 있습니다.

cgLand -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황용하 -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이 분야에서 메니저로 가는 사람들도 있지지만, 그런 경우 리더쉽이 필요하니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디렉터쪽으로 가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cgLand - 마지막으로 미국에서의 취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 대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황용하 - 중요한 질문을 하시는군요. 게임이나 컴퓨터 그래픽스를 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목적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미국의 유명 학교 졸업장이 필수 요소가 아니라는 것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cgLand에도 여러 학교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꼭 그러한 명문 학교를 나와야 하는 건 아닙니다. 물론 장점이 이을 수 있습니다. 추천, 인맥 등 하지만, 정말 실력으로 하고자 하면 별로 권장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쪽 분야 제 동료들 역시 유명 디자인 학교 출신들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포트폴리오가 중요합니다.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가장 중요하죠.

포트폴리오를 잘 만들기 위해서는 남들이 만들걸 많이 봐야 합니다. 자기 입장에서는 열심히 일한 것도 남들 입장에서는 이미 시행착오를 거친 것일 수 있습니다. 결국 다른 이들과 차별화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의 작품을 많이 봐야 합니다.

게임 제작사와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공통점 비디오 태잎 형태의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야만 한다는 겁니다. 많이 열려 있어 지원자는 많지만 정말 쓸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3D 어플리케이션은 단지 툴에 불과합니다. 툴을 다루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표현능력 입니다. 

cgLand - 여러 일정으로 바쁘실텐데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국내에 오시게되면 다시 한번 뵈었으면 합니다.

게임 레벨 디자인과 건축, 전혀 관련이 없는 분야는 아니지만, 수상 경력과 실무 경력까지 갖춘 분야에서 갑자기 게임 컨셉 아트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는 점은 놀라움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다음 페이지에는 황용하 작가의 포트폴리오중 일부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다음 이미지들은 황용하 작가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사용한 이미지입니다.

 포트폴리오로 사용된 애니메이션의 스틸 컷

애니메이션 컨셉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