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4일부터 27일까지 프랑스 앙굴렘에서
열렸던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의 한국 전시장 모습.

세계 출판 만화계의 최대 축제로 꼽히는 프랑스 ‘앙굴렘 국제 만화페스티벌’에 한국이 주빈국(Guest of Honor)으로 초청받게 됐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3일 “2003년이면 30주년을 맞는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 주빈국 자격으로 참가해 한국만화 특별전시회를 여는 것을 이 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장마르크 테브네(J-M Thevenet) 위원장과 최근 합의했다”고 밝혔다.

‘앙굴렘 페스티벌’은 지난 72년 창설됐으며, 대중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가장 권위있고 영향력 있는 만화축제로 꼽힌다. 지난 1월 열린 페스티벌 때는 세계 39개국이 참여했으며, 전 세계 630여명에 이르는 취재진과 20만여명의 관객이 몰렸다. ‘앙굴렘 페스티벌’의 지난해 주빈국은 일본, 올해 주빈국은 미국이었다. 한국은 지난 84년부터 일부 만화작가들이 개인적으로 참여하다가 올해부터 정부 지원으로 참여했다.

‘앙굴렘 페스티벌’ 30주년을 맞는 내년에, 조직위원회가 한국을 주빈국으로 선정한 것은 한국 출판 만화시장의 역동성에 후한 점수를 주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동아시아권 만화는 일본의 ‘망가’ 때문에 90년대 이후 모두 몰락 위기에 처했으며, 한국의 만화시장도 80% 정도는 일본 만화가 장악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한국 작가들이 활발히 활동하며 후진을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있다는 데 조직위원회측에서 큰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례로 한국은 만화관련학과(애니메이션학과 포함)가 83개에 이른다. 미국은 만화관련학과가 10여 곳, 만화왕국 일본도 두세 곳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다.

문화관광부는 ‘앙굴렘 페스티벌’ 한국만화 특별전시회에서는 우선 우리 만화의 특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주로 전시할 계획이다. 한국 만화가 아직 세계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만큼, 한국 만화의 역사성이나 예술성을 보여주는 종합적 전시는 2004년 이후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전시 방향과 규모, 내용을 결정하기 위해 만화 관련 주요 단체와 지원 기관으로 구성된 ‘한국만화산업발전협의회’를 ‘앙굴렘 페스티벌’ 준비위원회로 활용할 방침이며, 전시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2002년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성완경 부천만화정보센터 이사장(인하대 교수)을 ‘앙굴렘 페스티벌’ 전문 큐레이터로 선임할 예정이다.

용호성 문화부 문화콘텐츠진흥과 사무관은 “우리 만화시장이 역동적이라지만 지난해 출판 만화의 해외 수출액은 8억9000여만원 정도 밖에 안된다”며 “불어 등 현지어판 제작 지원과 우수 출판만화에 대한 해외 공동제작 지원 작업 등을 통해 내년도 ‘앙굴렘 페스티벌’에서는 한국 출판만화의 우수성과 일본 출판만화와의 차별성을 알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앙굴렘 만화페스티벌 공식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