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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칼럼][포커스 피플] Cinepix 조신희   2002-06-18
cgLand는 Cinepix의 조신희 대표를 만나 리더로써 Cubix라는 성공 아이템을 탄생시키기 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 알아봤습니다.
오현택기자 hyuntaek@cg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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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1985년 연세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1985년 (주)금성 반도체 연구소 컴퓨터 개발실
1986년 KOCOGRAPH' 86(동방플라자) 참가
1987년 (주)금성 소프트웨어 연구서 OA 개발실
1989년 Cinepix 설립
1997년 (주)Cinepix로 법인 전환
2002년 현재 Cinepix 사장

 

 

미국 시장에 진출하여 한국 3D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보여준 Cinepix의 Cubix는 지난 4월부터 SBS를 통해 방송됨으로써 더욱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시장에서 성공사례로 인정 받은 국산 애니메이션이 없다는 현재 상황이 Cinepix로 더욱 많은 시선이 가도록 만드는 것 같습니다.

cgLand는 Cinepix의 조신희 대표를 만나 리더로써 Cubix라는 성공 아이템을 탄생시키기 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 알아봤습니다.

 


cgLand(오현택) - 반갑습니다. 대표님. Cubix가 국내 방송 전파를 타면서 좀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Cubix에 대해서는 모두들 새로운 성공 사례라고 평하지만, 대표님께서 두는 의미는 남다를 것 같습니다.
조신희 - Cubix는 아직까지 진행중인 프로젝트이므로 성공했다고 결론을 내리기는 이릅니다. Cinepix는 Cubix를 발판 삼아 다음 프로젝트를 더욱 좋은 환경에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도 방송사와 일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하물며 미국에서는 어떻겠습니까? Kids' WB!(아이들만을 위한 미국내 방송채널)와 일을 하면서 Cinepix는 상당히 값진 경험을 했습니다. 제작진들에게는 상당히 좋은 기회죠. 미국의 제작사들도 이러한 기회는 쉽게 못 가집니다.

 

Kids' WB

한국, 일본에서 매주 방영되는 애니메이션 종류는 40여 개에 불과하지만, 미국에는 1,500여개의 애니메이션이 방송됩니다. 그리고 Kids' WB! 네트워크에서 애니메이션이 방송되는 시간은 토요일 오전 4시간으로, 즉 30분(광고시간 포함) 분량의 작품으로 8개 편성 프로그램안에 들어가야만 합니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죠. 그런데 Cinepix의 Cubix가 그 안에 들어갔습니다.

애니메이션은 기술이 아닌 재미 측면에서 봐야 합니다. Final Fantasy가 왜 시장에서 외면당했겠습니까? Cinepix의 다음 프로젝트인 "Aqua Kids"는 Cubix보다 더 재미있고 새로운 면을 보여줄 겁니다.

cgLand - 미국 시장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조신희 - 미국 시장을 포기하고 다른 국가에서 수익을 내야하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선택은 없습니다. 또한 일본은 한국 애니메이션을 아직까지 긍정적으로 바라 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을 선호하길 바라는 것은 무리죠. 그러므로 미국 및 유럽에서 성공하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4Kids Entertainment("포켓몬", "Cubix"등을 배급한 아동 전문 엔터테인먼트 기업)입장에서는 Cubix가 성공할 가능성이 있으면 어느나라에서 만들어졌든 문제가 안됩니다.


4 Kdis Entertainment

그러나 일본은 한국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에 관해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였습니다. 일본의 업체가 배급을 결정한 시점은 4Kids와 대원이 투자한 뒤 1년이 지난 시기였습니다. 4Kids와 Kids' WB!에서 잘 만들었다고 하자 투자를 한 셈이죠.

cgLand - 미국 시장에 접근할 때 그리고 Pre-Production 단계에서 투자자들의 도움은 없었습니까?
조신희 - 없었습니다. 4Kids 및 ㈜대원C&A홀딩스와는 Pre-Production및 데모가 완성된 후 계약한 것이므로 "Cubix" 기획은 저희가 독자적으로 한 것입니다.

cgLand - 해외 진출 준비 과정에서 외부의 도움이 전혀 없었군요?
조신희 - 당시의 Cinepix는 상당히 작은 규모의 회사였기 때문에 해외 진출에 관한 도움을 구할 곳은 거의 없었습니다. Cubix의 성공요인은 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미국 및 유럽 방송규정을 지켰습니다. 그러면서도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방송규정은 미국과 유럽이 가장 심한 편입니다. 예를 들어 칼이나 권총처럼 실제로 존재하는 무기가 등장해서는 안됩니다. 등장인물이 차를 탈 때는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하며 헬멧도 착용해야만 합니다. Cubix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무언가 탈 때 항상 안전모를 씁니다. 용접하는 장면에서도 반드시 보안경을 써야만 하죠. 그러나 이러한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그 장면을 자르거나 다시 작업을 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방송사 및 FCC규정은 인터넷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아동용 프로그램 관련 규정을 소개하고 있는 FCC 웹싸이트

cgLand - 미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기획 단계에서 염두하셨을 것 같은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을 하셨습니까?
조신희 - Cubix의 초점을 미국문화에 한정한 건 아닙니다. Cubix에는 특정 문화의 코드가 전혀 없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아실 겁니다. 영문자도 안 나타납니다. 아시아인이 보기에는 서구적이지만, 서양인 입장에서 봤을 때는 동양적입니다. 어린이들이 봤을 때 특정한 국가나 문화를 부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포켓 몬스터가 미국에서 큰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 문화에 맞아서가 아닙니다. 애니메이션이 성공하려면 독창성이 있어야 하는데, 포켓 몬스터의 경우 이전에 유사한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이 없었습니다. 디지몬 등 다른 비슷한 애니메이션이 뒤 따라 등장했지만 미국시장에서 포켓 몬스터는 여전히 건재합니다.

Cubix는 미국인들이 봤을 때 매우 새로운 애니메이션 스타일 이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미국에서 통하는 이유는 미국 애니메이션과는 다르기 때문이죠. 성공 가능성 측면에서만 봤을 때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것이 기존 애니메이션을 흉내 내는 것 보다 훨씬 큰 가능성을 가집니다.

 

큐빅스 문구

cgLand - 사전에 Merchandising(상품화: 케릭터를 완구, 문구 등으로 상품화 시키는 것)에 관한 고려도 충분히 하셨습니까?
조신희 - 머천다이징을 기획 초기부터 신경 썼습니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상품으로 만들 수 있게 고려하는 것도 역시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애니메이션으로서의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cgLand - Cubix, Aqua Kids 모두 아동을 타겟으로 한 작품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조신희 - 국내를 보면 초저녘시간대 방송되는 TV애니메이션의 수요층은 아동일 수 밖에 업습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지 않은 어려운 작품을 아이들에게 보여준다면 그 작품은 외면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cgLand - 극장 애니메이션이 아닌 TV 애니메이션을 선택한 이유를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조신희 - 여러 요인이 있지만, 기획 및 기술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1998년 당시, 단번에 극장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TV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을 거쳐가면서 극장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질 때 도전할 계획입니다. 위험부담 측면에서도 극장판에 비하여 TV애니메이션이 훨씬 안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지구용사 벡터맨

cgLand - 기획기간 동안 소요되는 자본이 상당했을 것 같습니다.
조신희 - 기획기간은 많은 비용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주로 인건비와 사무실을 유지하는 비용만 요구될 뿐이죠. 혹시 실사 촬영물 "지구용사 벡터맨"을 기억하십니까? Cubix직전 프로젝트 가 "지구용사 벡터맨"에 들어가는 효과를 CG를 사용해 구현하는 것 이었습니다. 여기에서 들어온 수입의 일부도 Cubix기획에 사용하였습니다.

당시 정통부의 정보화촉진기금, 산자부의 공업기반자금. 기술신용보증등으로 약4억 원 정도를 모았습니다. 지금도 여전이 신생회사들 입장에서는 Seed Money(창업 자금)를 구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이런 문제에서 디자이너만으로 구성된 조직은 회사 초창기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프로모션에 상당한 비용을 투자하는 회사들이 있지만, Cinepix의 프로모션은 기획안과 데모 테잎을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cgLand - 투자는 Project Financing(회사가 아닌, 회사의 특정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유치된 겁니까?
조신희 - 아닙니다. Cinepix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대부분 기관투자자들이며, 반정도는 해외의 기관투자자들입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투자하여 세계적인 수준의 스튜디오를 만드는 것이 모든 임직원의 꿈입니다.

cgLand - 자본에 관한 어려움은 없으시겠군요?
조신희 - 별로 없는 편입니다. 하지만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재정적인 문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 입니다. 돈이 없으면 좋은 인력과 장비를 구할 수 없죠. 일부에서는 정부에 너무 많은 것을 의존하려고 하는데, 정부가 모든 것을 감당하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민간이 감당을 하고 정부가 도와주는 그림을 그려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Cubix를 선보이기 전까진 모두들 사실적인 애니메이션만 추구했습니다. Cinepix도 사실적인 애니메이션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7월에 개봉되는 영화 "R U Ready?"(제작사: 눈엔터테인먼트)의 VFX를 Cinepix가 진행하고 있습니다. "R U Ready?"의 촬영은 HD로 진행되고 있으며, Cinepix는 HD후반 작업을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시설을 이미 작년에 갖추었습니다. 애니메이션에서 Photo Realism를 추구 한다는 것은 아직까지 기술적인 문제 및 경제성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CG기술개발을 위해서 영화 VFX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합니다. 향후 HD로 대세가 바뀌어 갈 겁니다. 그래서 현재 Cinepix는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cgLand - Cinepix를 비롯하여 어느 입지를 확보한 업체들끼리 모여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Aqua Kids

조신희 - 장권호 감독 글 중 DDS와 Cinepix의 기술공유에 관한 언급이 있더군요. 그러나 영화 VFX와 애니메이션분야는 다릅니다. 인원 구성측면에서 봐도 VFX의 경우 대부분의 인원들이 프리랜서들이고 유동적이지만, 4~5년간 지속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애니메이션은 정직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VFX기술은 일부 공유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의 Siggraph행사를 보면 업계를 이끄는 업체가 좋은 프로젝트 제작과정의 일부를 발표하는 행사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애니메이션 분야를 보면 Aqua Kids의 디자인 기간이 2년이었습니다. 이 정보가 유출되어 유사한 애니메이션이 개발되는 저희는 실패합니다. 또한 마케팅 전략도 회사의 기밀입니다.

cgLand - 미술이나 경영을 전공하실 줄 알았는데 전자공학을 전공하셨더군요. 현재 위치에 이르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조신희 - 지금은 과도기입니다. 전공이 꼭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80년대 하반기에 컴퓨터 그래픽은 엔지니어들이 주도했었습니다. 장비의 사용도 쉽지 않았습니다. 90년대 들어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접근하기 쉬어지면서 디자이너들의 접근이 쉬어졌습니다.

SIGGRAPH가 계기가 되었습니다. LG소프트웨어에서 직장생활 하면서 미국에서 1년 동안 근무하는 기회를 가졌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간 중 89년 SIGGRAPH에 참관 했었는데, 그 수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 그래픽스라는 주제 하나를 위해 모인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도 대기업의 근무가 잘 맞지는 않아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cgLand - 사업 진행 중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조신희 - 아무도 안 해본 사업이라는 것과 자본에 관한 문제 때문에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하게 말하고 싶은 것은 남들이 일궈놓은 사업에 들어가서는 1등이 되지는 못합니다. 극장 애니메이션 시장은 절대 강자가 존재하지만, TV 시장은 아직까지 공백상태 입니다. Cinepix는 TV시장에서 시장을 선점하고 다음 단계로 진출하게 됩니다.

cgLand - 마지막으로 회사와 직원들이 공유하는 비전에 관해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조신희 - 간단합니다. "Pixar 이상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한국에 만드는 것입니다." 혹시 모르죠. 2010년에 Disney 같은 회사가 되면 더 바랄 것이 없는데….(웃음)


방송, 상영에서 그치는 과거와 달리 현대 애니메이션은 문구, 액세서리, 장난감 등 케릭터 상품과 음반, 출판, 놀이공원 등 모든 관련 영역으로 상품화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배경요인 때문에 애니메이션의 본질인 "재미"가 도외시 되어 결국 시장에서 외면 당하는 사례는 아직도 여전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은 "애니메이션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조신희 대표의 한마디에 더욱 더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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