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책과 애니메이션을 통해 만났던 정통 판타지 로맨스 '미녀와 야수'가 실사판으로 개봉했다. 이 영화는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의 레아 세이두, '블랙 스완'의 뱅상 카셀이 주연을 맡았고, 오리지널 원작을 최초로 실사 영화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주목을 받아 왔다.

마담 드 빌뇌브의 오리지널 원작을 최초로 실사화 한 초대형 판타지 로맨스 '미녀와 야수'는 순수한 사랑을 갈망하는 외로운 야수와 그를 사랑한 아름다운 벨의 장미 한 송이로 시작된 운명적이고 매혹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엄마가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 구성을 통해 한 편의 그래픽 노블을 영상으로 옮겨 놓은 듯한 웅장하고 거대한 스케일이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영화 '늑대의 후예'를 통해 카메라 앵글과 미장센을 활용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 천재 감독 크리스토프 갱스가 연출을 맡았고,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삼총사 3D',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언 왕자' 등 거대한 판타지 세계를 창조한 제작진이 합류해 몽환적인 신비로움과 웅장한 스케일,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비주얼의 판타지 세계를 창조했다. 

영화 제작을 위해 특수효과와 세트가 적절히 활용되었는 점이 이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다. 야수의 성에 있는 현관, 식당, 벨의 방, 야수의 은신처 등 배우들의 움직임과 겹치는 장소들이 모두 세트로 제작되었으며, 연회장과 마술의 거울로 연결되는 통로는 세트에 특수효과가 더해져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중요한 장소로 탄생했다. 저주받은 야수의 성의 외관과 이를 둘러싼 거대한 숲 등의 배경은 그래픽으로 완성됐다. 이처럼 제작진은 세트에 특수 효과를 더해 판타지 세계를 확장하면서 현실감이 느껴지는 동시에 상상을 뛰어넘는 다양한 영상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특히 '미녀와 야수'는 세트와 의상 등 모든 프로덕션 과정은 나폴레옹이 프랑스의 황제로 있던 ‘제1제정시대’와 성주가 야수가 되기 이전인 ‘르네상스 시대’를 배경으로 작업이 진행됐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제작진은 정확하게 계산이 맞지는 않지만 미술적인 이유에서 이 두 시대를 배경으로 선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제작진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스토리 특성으로 인해 같은 세트를 두 가지 버전으로 준비해야만 했다고 털어놨다. “그 어떤 것도 가볍거나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없었다. 성 전체를 통해 관객들도 이걸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티에리 플라망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를 보는 동안 놓치지 말아야 할 장면 중 하나는 제작진이 수개월 동안 공들여 제작한 세트라는 점을 기억하자.

▲ <미녀와 야수> 컨셉 아트

'미녀와 야수'의 세트 제작과정에 대해 좀 더 살펴보면, 먼저 2012년 그림으로 세트를 만드는 작업 후 설계도면 작업자, 그래픽 디자이너, 조각가를 포함한 12명 정도의 인원으로 약 7개월을 매달려 전체 세트 디자인을 만드는 작업을 담당했다. 대부분 실제로 세트를 제작한 티에리 플라망 미술감독은 희미한 중세 스타일은 피하면서도 장 콕도 감독 버전의 표현주의를 넘어, 크리스토프 갱스 감독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한다. 야수의 성에 있는 현관, 식당, 벨의 방, 야수의 은신처, 시골 초가집 내부와 정면뿐만 아니라, 성과 정원에 위치한 계단과 다리까지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을 만들어 내고자 오랜 시간 조사와 연구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성주뿐만 아니라 그가 살고 있던 성 역시 저주를 받아 장미 덩굴로 뒤덮이며 모습이 변하게 되는데, 티에리 플라망은 건축물과 장식들에서 이러한 부분이 암시되길 원했고, 이를 위해 고딕과 르네상스 양식의 과도기적 건축 양식인 마누엘린 양식(Manueline Style)을 참고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특히 심혈을 기울인 식당의 기둥 같은 경우에는 마누엘린 양식과 영화 '다빈치 코드'에 등장했던 스코틀랜드의 로슬린 교회 양식, 그리고 메소포타미아 양식을 절충하여 보다 강렬하고 남성적인 이미지로 완성시켰다고 한다. 

현실이라는 공간과 꿈을 통해 벨은 야수의 진짜 정체가 알고 보니 멋진 왕자님이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 이야기는 너무나 뻔해서 진부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같은 애니메이션과 다른 느낌을 살린 '미녀와 야수'는 아이들과 함께 보아도 좋을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