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인디애니페스트 영화제가 9월 25일부터 30일까지 명동 일대에서 열린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만 진행했던 사영관은 프로그램이 대폭 확대되고 다양화하면서 주말에는 CGV명동역에서도 상영관이 추가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기존에 110여 편이던 상영작을 올해는 158편으로 크게 늘렸고, 장편을 비롯해 다양한 특별상영과 함께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마련되어 볼거리 즐길 거리가 풍성해질 전망이다.
올해 영화제는 '열반'이라는 주제에 맞춰 제작된 포스터가 눈길을 끌고 있는데, 지난 2006년부터 꾸준히 영화제 포스터를 작업하고 있는 이진아 일러스트레이터가 제작했다. 그녀는 "수상하고 기괴한 시절에 굴하지 않고, 우아하고 화려하게 피어오른 작품들을 인디애니페스트에서 만나보시라"라며 포스터 이미지에 대해 설명했다.
인디애니페스트 영화제는 지난해 대상에 해당하는 '인디의 별' 수상자가 다음해 트레일러를 제작하는 전통을 지켜오고 있는데, 올해 영화제 트레일러는 지난해 인디의 별을 수상한 <나무의 시간>의 정다희 감독이 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녀는 애니메이션 창작자를 스님의 작업에 비유하여 표현했고, 제작된 불상의 표정의 변화를 애니메이션의 움직임의 원리를 대입하여 살려냈다. 한편 <의자 위의 남자>로 안시, 히로시마 영화제에서 잇따른 수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정다희 감독이 만든 트레일러라는 점에서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의자 위의 남자>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다. 내가 그린 이미지일 뿐인데… 나도 누군가 그린 이미지가 아닐까?
올해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대상으로 주목받은 정다희 감독의 <의자 위의 남자>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끝없이 고민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러한 고민은 그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지만, 겉으로 ‘굳이’표현하지 않는 모호한 부분이 아닐까. 정다희 감독은 이 말할 수 없는 고민을 독특하고 세련되게 연출해 공감대를 이끌어 낸 결과, 작년 인디애니페스트2013 <나무의 시간> 인디의 별 수상에 이어 올해 인디애니페스트 영화제에서도 상영이 결정됐다.
이외에도 인디애니페스트2014에서는 열반’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독립적이고, 애니메이션만의 정체성과 그 특별하고 고된 과정을 느껴볼 수 있는 작품들과 특별 섹션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이번 인디애니페스트2014에서는 독립보행, 새벽비행의 의미를 완성시켜주는 독립 애니메이션 작품들로 10주년 영화제의 특별한 축제의 장을 빛내 줄 예정이다. 또한 <동상이몽, 이상동몽>, <가족 섹션: 가족의 발견>이라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에 걸맞는 국내 최신작들로 그 과정이 구성되었다.
이번 국내 초청전에서는 장편이라는 장르의 효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는 국내 장편 애니메이션들로 구성되었다. 특히 올해 뜨거운 화제작으로 떠오르고 있는 19금 애니메이션 <발광하는 현대사>의 상, 중, 하 전편을 모두 상영함으로써, 독립애니메이션의 당돌한 시도를 10주년 인디애니페스트 영화제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로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 단편문학을 애니메이션으로 재현한 연필로 명상하기 스튜디오의 <메밀꽃, 운수 좋은날, 그리고 봄봄>과, 토종 애니메이션이라 불리우는 장형윤 감독의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도 만나볼 수 있다.
이외에도 애니메이션 심리학의 거장 요코타 마사오 교수의 방한을 비롯해 독립애니메이션의 역사와 작가를 함께 만나다 '10주년 특별전', 열매 맺는 한일 애니메이션 교류,'꿈의 일루젼' , 마음을 울리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시로구미초청전'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6일 동안 펼쳐질 예정이다.
한편 인디애니페스트2014 영화제 개막식은 9월 25일(목)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10주년을 맞는 인디애니페스트 개막작은 바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시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신동헌 감독의 초기 작품으로 꾸며진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진로 소주> 광고 애니메이션과 함께 4편이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며, 마지막으로 영화 <장군의 수염> 중 삽입된 애니메이션을 상영할 예정이다. 특히 영화에 삽입된 애니메이션은 주인공의 소설 내용을 애니메이션으로 설명하는 것으로, 60년대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관객들이 봐도 내용과 퀄리티가 전혀 손색이 없는 걸작이다. 90년대부터 제작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한 독립애니메이션과 그 축제의 장인 인디애니페스트에서 초기 한국 애니메이션의 대부인 신동헌 감독의 만남은 더욱 특별하다.
또한 릴레이 애니메이션에 함께 참여한 일본 팀 토치카(Tochka)의 PIKAPIKA 퍼포먼스와 국내 뮤지션 STYLO의 개막 축하공연이 마련되어 있다. 이번 영화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영화제 홈페이지(http://www.ianifest.org) 또는 전화 02-313-1030로 문의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