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에서 생산하는 프로세서 부품은 전세계 휴대폰 가운데 3/4 가량에서 사용되고 있는 핵심 부품으로 포켓 PC와 차세대 팜 PDA에도 장착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일 3차원 영상 칩은 영국의 이미지네이션 테크놀로지(Imagination Technologies)와 1년 반 동안의 공동 개발 끝에 나온 제품이다. ARM의 파워VR 아키텍처는 옛날 아케이드 게임부터 지금은 사라진 드림캐스트(Dreamcast) 게임기에 이르기까지 사용됐던 기술이다. ARM은 폭넓은 비PC 컴퓨팅 장비 영역인 임베디드 시장을 겨냥해 이미지네이션과 공동으로 파워VR을 파워VR MBX 그래픽과 비디오 핵심 기술로 새롭게 개발했다. 이 핵심 기술은 최근 칩제조사인 인텔로부터 라이선스 받은 것이다. 반대로 인텔은 엑스스케일 임베디드 프로세서 아키텍처를 위해 ARM 제품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은 바 있다.

ARM이 그래픽 기술에 진출한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왜냐하면 파워VR MBX 기술은 다양한 임베디드 장비에 폭넓게 쓰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ARM은 모바일 게임에 이 칩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먼저 거대한 휴대폰 시장을 노리고 있다.

ARM의 컨슈머 및 엔터테인먼트 부문 관리자인 노엘 헐리는 "휴대폰 서비스 공급자들은 3세대 이동통신에 엄청난 투자를 했다. 그들은 사용자당 수익을 증가시켜 투자분을 회수해야 할 입장이다. 앞으로 휴대폰에서 게임의 역할은 점점 커질 것이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게임에 대한 수요는 매우 큰 비중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ARM은 현재 파워VR MBX를 출시하기 위한 마무리 단계를 진행중이다. 파워VR MBX는 이 회사의 다른 제품들처럼 반도체 제조사에 라이선스 형태로 판매될 수도 있다. 이 기술을 채택한 첫 번째 제품은 2004년이나 2005년쯤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확한 제품 출시 일자는 휴대폰 제조업체에 달려 있다. ARM은 반도체 업체들로부터 '흥미롭다'는 수준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파워VR MBX가 상용화되면 휴대폰이나 PDA처럼 저전력 모바일 장비에서 플레이스테이션 급의 그래픽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헐리는 ARM이 이미지네이션의 기술을 선택한 것은 소비하는 메모리 대역폭이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메모리 대역폭이 낮다는 것은 전력 소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에 휴대폰처럼 고도로 집적된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된다. 그는 또한 파워VR이 타일 기반 렌더링이라 불리는 기술을 통해 메모리 대역폭을 낮출 수 있었기 때문에 고성능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타일 기반 렌더링은 현재 PC 및 게임기에서 메모리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쓰이고 있는 기술이다.

그는 "이미지네이션은 타일 기반 렌더링을 오랫동안 연구해왔으며 이는 다른 그래픽 업체들도 역시 타이 기반 렌더링쪽으로 움직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제조업체 입장에서 보면 낮은 메모리 대역폭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싼 고성능 메모리를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ARM은 3D 애플리케이션의 용량을 줄이기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수퍼스케이프(Superscape)와도 협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