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가 대폭 인하-가격경쟁 가열될 듯
인텔(Interl)이 속도를 한 단계 끌어올린 새로운 펜티엄4 프로세서를 내 놓는다.
인텔은 7일(한국시간) “이전 제품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한 1.7GHz 급의 펜티엄4 프로세서를 오는 23일 출시할 예정이며 출시 당일 델 컴퓨터(Dell Computer) 제품에 장착돼 시연하게 된다”고 밝혔다. 인텔은 이날 850MHz급 저가 셀러론 프로세서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인텔의 이번 신제품 출시로 AMD(Advanced Micro Devices)와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 질 전망이다.

현재 AMD 프로세서 중 가장 속도가 빠른 것은 1.3GHz급으로, 인텔의 신제품보다 느리다.
게다가 올 3/4분기 경 인텔이 2GHz급 프로세서를 다시 내놓을 예정이어서, AMD가 예정대로 1.5GHz급 제품을 생산한다고 해도 속도면에서 계속 뒤쳐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속도는 중요한 구매 선택 기준이기는 하지만, 여러 고려 사항의 일부분일 뿐이다. 실제로 속도 측면을 제외하면 AMD 제품이 여러 면에서 인텔 팬티엄4 보다 훨씬 나은 성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인텔 제품도 비디오 압축 등 멀티미디어 응용 측면에서는 강점을 보이고 있어 전체적으로 우열을 가리기는 힘들다.

마이크로 디자인 리소스(MicroDesign Resources)의 케빈 크루웰(Kevin Krewell)은 "스트리밍 기술 같은 경우는 인텔 제품이 월등히 낫고, 전반적으로는 AMD의 애슬론(Athlon)이 우수하다" 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파워포인트 같은 프로그램을 자주 이용하는데, 인텔 프로세서의 기능이 우수해 인텔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가격 측면도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현재 전반적으로 PC 시장이 침체되어 있는 가운데 프로세서 시장도 이에 따라 점차 가격을 인하하는 추세다.

소식통에 따르면 인텔과 AMD 모두 오는 15~16일 경에 약 20%의 가격 인하를 단행할 예정이며, 이미 이 소식이 알려져 소매 시장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1.5GHz급 펜티엄4 프로세서의 경우, 인텔측은 총 1천개의 물량을 개당 637달러에 한정 판매하고 있으며, 1.4GHz급은 423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인텔의 공급 가격은 소매 가격보다 낮은 편이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달라스 메모리 인터내셔널(Dallas Memory International)은 1.5GHz급 프로세서를 인텔 제품보다 낮은 500달러에 팔고 있다.
이에 반해 팬과 냉각기가 달린 128Mb급 램버스 메모리는 657달러로 책정했다. 1.4GHz급 프로세서는 370달러, 팬시 번들이 달릴 경우 450달러로 모두 매장에서 구입 가능하다.

AMD도 공식적으로는 1.3GHz급 애슬론을 318달러에, 1.2GHz급을 1천개 한정으로 268달러에 내놓았지만, 소매상들의 판매 가격은 1.3GHz급이 223달러, 1.2GHz급이 201달러로 훨씬 낮다.

경쟁사 AMD, 속도-가격 이중고로 고민
그동안의 가격 인하는 재고 처리 방안의 일환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신제품의 출시가격부터 인하됨으로써 소매상이나 거래 업자들간의 가격인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늘어나는 암거래 시장도 가격 인하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 경쟁 가열과 함께 업체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많은 수출상들이 대부분 가격을 낮춰 수출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북미 지역에서도 애초의 출고가보다 낮춰 판매해야 하는 가격 인하 압박 요인이 생기게 되고, 공식 거래 업자들도 함께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이같은 출혈 경쟁에도 불구하고 암거래 시장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1.3GHz 애슬론의 경우 공식 판매가격은 249달러인데 반해, 암거래 시장에서는 180달러 정도에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AMD 제품 공식 판매 업체인 RB 컴퓨팅(RB Computing; 온타리오 주 네핀(Nepean) 소재)의 롭 구엘라(Rob Guella) 사장은 "음성적인 암거래 시장의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며 " 암거래 시장이 얼마나 커지느냐에 따라 시장 가격도 좌지우지될 염려가 있다" 고 지적했다.

암거래 시장에서의 가격인하가 성행하자 AMD는 16일부터 예정했던 20% 할인가 공급을 미리 공식 판매업체들을 통해 시작하고 있다. 서니베일(Sunnyvale) 역시 이미 계약된 할인 가격으로의 판매에 나섰다.

마이크로 디자인 리소스의 크루웰은 "AMD로서는 속도문제도 여전히 골치덩어리" 라며 "1.3GHz급 프로세서만 해도 인텔의 1.5GHz급 보다 여러모로 앞서 있기는 하지만, 인텔의 1.3GHz급 보다 비싸서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 결국 AMD로서는 속도와 가격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텔은 신제품 및 가격인하 등에 대해 느긋하게 함구하고 있다. 인텔이 이렇게 나오는 한 AMD로서는 먼저 운을 떼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Michael Kanellos, CNET 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