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후 3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거치면서 일부 게임들이 심의를 받았지만 엔씨소프트 등 주요 온라인 게임업체들은 여전히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

반면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는 오는 23일 온라인 게임업체들에 최후통첩을 보낸 뒤 예정대로 사전등급제를 시행할 것임을 확실히 해 향후 업체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온라인게임 사전등급제 시행 보름을 앞둔 관련업계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강행

유예기간이 적용된 지난 7월 이후 심의를 받은 것은 전체 온라인게임 중 약 10%.

영등위는 이번 주 중 미심의 게임리스트를 관련업체에 보낸 뒤 오는 23일 최후 공문을 발송하고 예정대로 10월부터 행정조치에 들어갈 계획이다.

문화관광부 정영석사무관은 “전문 인력을 확보해 모니터링에 들어간 뒤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온라인게임과 등급표시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게임이 적발되면 형사고발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사무관은 “의견 조율의 여지는 있지만 사전등급제 시행이 미뤄지진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게임협회 통합기구 출범

사전등급제 시행을 앞두고 온라인 게임산업협회, 게임 벤처협회, 인터넷 게임기업협의회, 모바일 게임협회, 마인드스포츠 올림피아드 등 5개의 게임관련 협회들이 손을 잡았다.

최근 각 협회 대표들은 심의와 관련, 업계의 한 목소리를 내는 모임을 만들자는 데 합의하고 이달 중 통합기구를 출범시키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통합기구인 ‘한국 게임산업연합회(가칭)’는 일단 현재의 심의제도는 문제가 있다는 업계의 공통된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대신 민간주도의 자율심의기구를 세우고 이를 통해 게임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자정노력을 하자는 것.

한국 게임산업연합회 임동근회장(마인드스포츠올림피아드 대표)은 “무조건 심의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해외에서처럼 자율심의를 통해 발전적인 대안을 찾아가자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며 “이번 주 중 협회 실무자들이 만나 연합회 발족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를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버티기에 나선 게임업체

온라인게임 사전등급제 발표 후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 곳은 바로 엔씨소프트다. <리니지>가 만약 ‘18세 이상 사용’의 판정을 받을 경우 이 게임 하나로 코스닥 황제주에 오른 엔씨소프트가 받을 충격의 파장은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현재 유예기간 보름을 남겨 둔 엔씨소프트는 여전히 <리니지>를 심의 받을 것인지에 대해선 결정을 유보한 상태다.

“통합기구가 출범되면 이 협회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밝힌 김택진 사장은 “하지만 심의를 받게 된다면 재심을 거쳐서라도 12세나 15세 이용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한다.

김사장은 또 “<워크래프트 3>(12세 이용가)나 <미르의 전설3>(15세 이용가) 등과 비교해 볼 때 <리니지>와 <리니지 Ⅱ> 모두 12세 또는 15세 이상 사용가 등급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보드게임의 선두주자인 한게임은 서비스 중인 게임 가운데 절반가량을 심의 받은 상태.

한게임 전략기획실 김희숙이사는 “일단 현재 제공 중인 게임 서비스에 차질을 빚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심의 기준에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게임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