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설명 : 라프 드라프트 박경숙(왼쪽)사장과 에미상 트로피를 들고있는 그의 남편 그렉벤조씨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애니메이션 업체 ‘라프 드라프트 (Rough Draft)’의 사장실에는 책상이 두 개다.‘라프 드라프트 코리아’ 의 사장인 박경숙 (42)씨와 ‘라프 드라프트 USA’의 사장인 그렉 벤조 (42)씨의 책상이 함께 놓여 있기 때문이다. 15년 동안 인생의 동반자이자 사업 파트너로 함께 살아온 두 사람은 한 달 전 이곳에서 ‘사고’를 쳤다.

이들이 만든 애니메이션 ‘퓨처라마(FUTURAMA)가 제54회 에미(EMMY)상 단막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수상을 한 것이다. 에미상은 방송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미국 최대의 텔레비전 프로그램 시상식. 국내 업체가 직접 줄거리를 짜고 캐릭터를 만든 프로그램이 미국 시청자들에게 최고의 애니 메이션으로 뽑힌 셈이다.

“회사 초창기에 미국 월트디즈니·폭스TV로부터 애니메이션을 수주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때 ‘라이온 킹’, ‘심슨가족’ 같은 만화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이들 만화는 모두 미국 업체가 주문한 대로 그려준 것이었으나, 이번에 에미상을 받은 ‘퓨처라마’ 는 심슨가족의 원작자인 맷 그로닝이 아이디어만 내고, 우리 회사가 기획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과정을 맡아 의미가 깊습니다.” 박 사장은 “다음번에는 아이디어 단계부터 우리가 직접 기획하는 작품을준비하고 있다”며 “라프 드라프트(Rough Draft·초고)라는 회사 이름처럼 우리가 초안부터 만들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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