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모니터 가격이 연초와 비교해 큰폭의 인하율을 보이는 등 가격 급락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2분기를 넘어서면서 패널생산업체들의 라인증설이 활발해지고 가격 하락이 두드러졌던 17인치, 18인치 등의 대형 제품들도 소비자들의 높은 선호도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15인치 LCD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데는 아무도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삼성, LG 등 주요 LCD모니터 생산업체들이 지난달에 가격인하를 단행한데 이어 이번에는 중소업체들을 중심으로 저가경쟁에 또다시 불이 붙었다.

올 초만 해도 패널수급부족과 원자재 상승으로 50-60만 원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던 15인치 LCD모니터는 현재 30만원대 제품이 등장할 정도로 업체별로 가격인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니터 유통시장에도 가격인하에 대한 기대심리가 확산돼 업체 관계자는 조만간 상위브랜드를 제외하고는 50만원대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기존 유통망을 이용한 마케팅보다는 온오프라인을 폭넓게 이용하는 것이 주목할 만한 점이다.

특히 이들 중소업체는 날이 갈수록 대기업제품의 일색으로 바뀌고 있는 LCD모니터 시장에서 가격만으로 승부하기는 힘들다고 판단, PC번들용 제품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최근 국내 주요 PC업체들이 선택하고 있는 슬림PC모델과 조립시장의 베어본 PC와 함께 세컨드 모니터로 각광받고 있는 LCD모니터를 요구하는 유저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 부분에 있어 일반 CRT 모니터보다도 취약한 수익구조 탓에 유통시장에서는 그리 썩 반가운 아이템은 아니다. 이 때문에 직판과 OEM이 주를 이루는 온라인 양판채널에서 이런 상품들이 더욱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삼성과 LG 등 대형업체들의 가격인하에 40만원 후반대로 조정했던 한솔전자, 현대 이미지퀘스트 등의 중견업체들도 갑자기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상위브랜드의 인지도와 하위브랜드의 가격공세에 대응할만한 재포지셔닝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부진했던 매출실적 덕분에 업체마다 출하하지 못한 재고물량이 쌓여있는 실정이라 이번 가격인하 조치는 최근 수급상태가 나아진 LCD패널 공급 현황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에 성숙기로 접어들어 전체 모니터시장의 30-40%를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LCD모니터 시장은 전체적으로는 이르게는 이번 4분기 혹은 2003년 1분기 중에 LCD 모니터의 판매비중이 CRT 모니터를 넘어서 역전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