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그래픽솔루션 업체인 엔비디아사와 ATi테크놀로지스사가 오는 1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2002 추계 컴덱스쇼에서 차세대 그래픽 칩셋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그래픽카드 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엔비디아사와 캐나다 ATi테크놀로지스사의 차세대 그래픽 칩셋(코드명 NV30·R350)은 이전 제품보다 훨씬 정밀한 0.13미크론 공정에서 만들어져 성능이 보급형 그래픽카드 칩셋보다 두배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목받는 이유〓게임 산업이 발전하면서 그래픽카드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인기 게임을 현재의 그래픽 칩셋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여부다. 던전시에즈·워크래프트 등 최신 게임이 등장하면서 한때 보급형 그래픽 칩셋 시장의 80% 가량을 차지했던 지포스2 시리즈는 소비자의 관심 밖으로 멀어졌다.

이에 200㎒ 안팎의 코어클록 속도를 갖춘 기존 보급형 그래픽 칩셋보다 두배 가량 높은 400㎒ 코어클록을 갖춘 미국 엔비디아사의 NV30과 캐나다 ATi테크놀로지스사의 R350에 대한 그래픽카드 업계의 기대는 남다르다.

아직 두 업체 모두 공개적으로 성능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그래픽카드 전문가들은 화려한 그래픽으로 꾸며져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게임 `둠Ⅲ'도 이들 그래픽 칩셋이 충분히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능은 어느 정도인가〓미국 엔비디아사는 코어클록 속도 400㎒의 NV30 개발비로 약 4억달러라는 엄청난 비용을 투입했다. 이 제품은 그래픽카드 업계 최초로 0.13미크론 제조공정으로 만든 것으로 메모리클록 속도는 코어클록 속도의 두배를 훨씬 넘는 700㎒에 달한다.

탐스하드웨어 등 해외 성능비교 사이트의 자료에 따르면 그래픽 성능 측정SW인 `퀘이크3 아레나'를 해상도 1280×1034에서 4배속으로 운영한 결과, 현재 판매되고 있는갠급형 그래픽 칩셋인 `지포스4 Ti 4600'보다 성능이 약 두배 정도 뛰어나다.

시스템 성능 측정에서 NV30은 지포스4 Ti 4600보다 세배 앞서고, 픽셀을 부드럽게 보이도록 하는 기능인 `픽셀 셰이딩'도 기존 그래픽 칩셋에 비해 네배 정도 뛰어나다. 이는 초당 2억개에 달하는 폴리콘을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ATi테크놀로지스의 R350도 성능은 이와 비슷하다. 0.13미크론이 아닌 0.15미크론 제조공정으로 만든 R350의 성능은 기존 레이디언 9200 칩셋보다 최고 50% 정도 향상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0.13미크론 제조공정에서 제조된다면 두배 이상의 성능 향상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세대 칩셋 선점 경쟁 치열〓시그마컴·인사이드텔넷컴·자네트시스템·슈마일렉트론·유니텍전자 등 국내 주요 그래픽카드 제조업체들은 엔비디아 NV30과 캐나다 ATi테크놀로지스의 R350 칩셋을 경쟁업체보다 먼저 입수해 관련제품을 내놓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세계 그래픽카드 시장의 7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마이크로스타인터내셔널·리드텍리서치·기가바이트테크놀로지 등 대만 그래픽카드 업체들도 차세대 그래픽 칩셋을 선점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들 대만업체와 공급관계를 맺고 있는 그래픽카드 수입업체들은 자사 수입선이 먼저 차세대 칩셋을 장착한 그래픽카드를 선보일 것이라며 사전 마케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한 그래픽카드 업체 관계자는 "차세대 그래픽 칩셋은 DDRⅡ 메모리는 물론 1㎓ 그래픽메모리도 지원할 것으로 알려져 NV30·R250에 대한 그래픽카드 업체들의 관심이갠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