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통부 산하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원장 이단형)이 디지털콘텐츠산업 지원사업에 나서려는 것은 문화부 산하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서병문)의 지원사업과 중복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소프트웨어진흥원은 지난 7월 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 시행과 함께 올해 200억원 이상의 예산으로 △디지털콘텐츠 현지화 지원(20억원) △디지털콘텐츠 수출을 위한 해외상담회(68억원) 등을 벌이고 있다.

또 내년 예산으로 270억원을 책정하고 △디지털콘텐츠 관련 각종 정보의 데이터베이스(DB) 구축에 15억원 △세계시장 조사 및 정책연구 지원에 100억원을 배정할 예정이다.

문제는 소프트웨어진흥원의 지원사업이 그동안 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벌여온 지원모델과 같아 예산중복은 물론 업계의 혼선을 야기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가령 디지털콘텐츠 현지화 지원사업은 문화콘텐츠진흥원이 지난 2월부터 시행해온 해외 공동제작 및 현지어 버전 제작지원사업과 중복된다. 콘텐츠 플랫폼 전환사업 역시 문화콘텐츠진흥원의 중점 지원사업 중 하나이며 디지털콘텐츠 수출을 위한 해외상담회도 문화콘텐츠진흥원의 전시회 개최 및 참가지원과 같은 것이다.

또 소프트웨어진흥원의 디지털콘텐츠 관련정보 DB구축과 세계시장 조사연구 지원 역시 문화콘텐츠진흥원이 벌이고 있는 사업과 별로 다르지 않다. 문화콘텐츠진흥원은 이미 연초에 전국 문화인프라 종합정보네트워크(www.culturenet.or.kr)와 문화예술종합정보시스템(www.culture-arts.go.kr)을 구축하고 내년에는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와 공조해 상업용 콘텐츠 관련정보를 DB화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정통부와 문화부 산하기관이 중복된 업무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데 대해 관련업계는 대체로 비판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문화콘텐츠 분야 지원사업을 수행한 경험이 부족한 소프트웨어진흥원은 정책수요에 대한 연구와 전문성의 결여로 인해 자칫 졸속행정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문화부 산하기관에서 이미 벌이고 있는 지원사업을 정통부 산하기관이 이름만 바꾸어 뛰어드는 데 대해 부처 이기주의와 선심성 정책의 폐단이 다시 고개를 드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