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대표 고현진)는 2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X박스 출시 일정과 사양, 가격을 발표했다.

X박스 출시 가격은 27만9400원(이코노미 패키지)으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2(PS2, 27만2800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또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었던 DVD 구동 코드는 일본 제품과 동일한 `NTSC-J'로 결정됐다.

DVD 코드가 `NTSC-J'로 결정된 것에 대해서는 국내 게이머들도 환영하고 있으나 출시 가격은 예상보다 높다는 평가다.

X박스는 인텔 펜티엄3 733㎒ CPU와 64Mb 기본 메모리 최신 엔비디아 그래픽 칩셋을 채택하고 있다. 또 8Gb 하드디스크와 5.1채널 서라운드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PS2에 비해 저렴한 게 사실이나, DVD를 볼 수 있는장치를 별도로 판매하는 데다, 컨트롤러 등 주변기기 가격이 PS2에 비해 월등히 높아 실구입 가격은 PS2보다 10만원 정도 높은 게 사실이다.

실제 DVD 장치(4만원)와 컨트롤러 2개(1개당 4만1000원)를 갖춘 상태에서 본체와 타이틀 1∼2개를 구입할 경우 45만원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동시발매 타이틀도 PS2에 비해 미비해 게이머들의 실망이 크다. 지난 2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가 국내에 PS2를 발매할 때 동시 선보인 타이틀 수는 총 22개였다.

이날 MS가 선보인 타이틀은 `데드오어얼라이브'(DOA)를 비롯해 `브링스' `프로젝트 고담 레이싱' `NBA 인사이드 드라이브 2003' `맥 어썰트' 등 5개에 불과하다.

킬러 타이틀로 알려져 있는 `헤일로'와 `DOA3' `익스트림 비치 발리볼' 등은 그나마 내년 2월경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 MS와 X박스 국내 유통사 세중게임박스(대표 천신일)는 내달 정식 발매에 앞서 50여개 온라인 쇼핑몰과 롯데마트ㆍ훼미리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예약판매를 실시하는 한편, 스포츠카 `투스카니' 등을 걸고 경품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또 제품 발매와 동시에 삼성동 코엑스몰에 X박스 체험관을 운영하고, 용산ㆍ부산 전자상가 등에 전문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이마트ㆍ삼성홈플러스ㆍ테스코 등 할인점과 전자제품을 전문 취급하는 양판점ㆍ백화점에서도 판매한다.

그러나 이 모든 마케팅 전략이 이미 SCEK가 시도했던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PS2를 판매하고 있는 SCEK는 한국시장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한 관계로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MS는 광고나 프로모션 등 마케팅 자체가 없다"며 "예상했던 일이 지만 타이틀 수가 적은 데다 가격까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돼 있어 초기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