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놓은 가정용 비디오게임기 'X박스'의 국내 예약판매율이 당초 기대치를 크게 밑돌아 초반부터 고전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국내 주요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예약판매를 시작한 MS의 'X박스'는 이틀 동안 총 1천2백대가 팔리는데 그쳤다.

이는 올해 초 국내에 진출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2가 3시간 만에 1만대의 예약판매를 올린 것과 큰 차이를 보여 MS측을 당혹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X박스'가 국내에서 'PS2'의 기선 제압에 실패했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내달 23일부터 'X박스'발매를 시작하는 MS는 지난 25일부터 삼성몰 롯데닷컴 인터파크 등 50여개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예약판매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틀 동안 1천대의 예약판매 실적을 올린 롯데닷컴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쇼핑몰에서 게이머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있다.

롯데닷컴 관계자는 "PS2 예약판매 때는 시작하자마자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웠으나 X박스 는 별로 호응도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X박스가 이처럼 국내에서 초반 바람몰이에 실패한 데 대해 업계에서는 예견된 일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당초 SK글로벌로 유력시됐던 국내 총판사업자가 게임유통 경험이 전혀 없는 세중게임박스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은 데다 국내 출시시기도 당초보다 지연돼 주요 게이머들이 PS2로 이미 옮겨갔다는 것.

게다가 가장 큰 구매요인 중 하나인 게임타이틀에 있어서도 소니가 이미 77종의 게임타이틀을 국내에 선보인 반면 MS는 불과 5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주요 소비층인 10대와 20대가 가격도 저렴하지 않은 X박스를 굳이 구입할 만한 매력을 못 느낀다고 전문 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X박스의 가격은 PS2보다 6천6백원 비싼 27만9천4백원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뒤늦게 국내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라면 적극적인 마케팅과 가격경쟁력 등 다양한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데 MS의 대응은 의외"라며 "현 추세라면 MS가 소니를 따라잡기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