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의 대부 신중현 생애 최초의 뮤직비디오 ‘미인’이 12월 초 출시됐다. 유화와 사진 꼴라쥬가 합성된 애니메이션으로 약 5분 길이로 탄생했다. 시나위의 뮤직비디오 ‘나는 웃지’를 제작해 화제를 모았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아툰즈가 제작을 맡아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아툰즈의 김류 PD는 “미인이라는 곡의 이미지와 가사에 한정짓지 않고 신중현씨의 음악세계를 전체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며 “원인과 결과에 대한 순환이 이번 뮤직비디오의 컨셉”이라고 밝혔다.

‘미인’ 뮤직비디오의 화면들

뮤직비디오는 미인에 대한 남자의 환상을 순환구조로 설명하고 있다. 마치 장자의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는 그런 종류의 달콤함을 만끽하는 남자가 등장한다. 파라솔 아래에서 차를 마시던 남자는 2층의 미장원 창문으로 미인을 보게 되고, 그 미인을 소유하고 싶은 마음과 소유 후의 마음, 그리고 도시를 벗어나 대자연과 우주를 유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서 '미인' 혹은 '애인'이란 말이 주는 여러가지 이미지가 사슬로 연결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인간이나 인간의 사랑, 삶과 죽음 모두가 절대적이거나 독자적인 것이 아니라 물이 순환하는 것처럼 그냥 흐름 속에 있다는 것이 주제다. 신중현의 음악이 이미 시대에 한정되지 않고 시간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워지며 순환되는 것을 ‘미인’을 빌어 표현하고자 한 것. 최근에 발매한 앨범 ‘BODY&FEEL’에 수록된 ‘미인’이 그대로 쓰였다.

신중현M&C의 서상희 팀장은 “15년 만에 발매한 앨범 ‘BODY&FEEL’ 홍보를 위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신중현씨의 족적을 남기기 위해 기념으로 제작된 면이 더 강하다”며 “신중현씨 생애 최초이자 유일한 뮤직비디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은 일러스트레이터의 수작업 페인팅을 스캔받아 디지털파일로 만든 후, 포토샵과 플래시프로그램을 이미지 및 시퀀싱 에디터로 사용하여 방송용 포맷에 맞도록 작업했다. 컷아웃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정지화면을 변형시켜 시간 축 위에 서로 인접되게 늘어놓거나 떨어뜨려놓아 이때 받을 수 있는 느낌들을 재미있게 표현하여 이미지의 상투적인 흐름을 지양한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