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게임협회(KPGAㆍ회장 김영만 한빛소프트 대표)는 지난 2개월 동안 추진해온 게임연맹(총재 천 신일 세중게임박스 대표)과의 통합논의를 전면 중단키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협상에 임하는 연맹과 세중게임박스의 태도가 미온적인 데다 일관성이 결여돼 있다"며 "이 사회는 물론 협회 사무국에서도 연맹을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 통합논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회 사무국이 이 같은 결정을 세중게임박스에 통보하면서 지금까지 진행해온 연맹과의 통합논의는 전면 백지화됐고, 협회는 새 회장사를 물색하기 전까지 기존 김영만 회장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당초 협회는 임기를 다한 김영만 회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새 회장사 물색에 나서왔고, 최근 게임기(X박 스)시장에 진출한 세중게임박스가 협회 회장사를 맡고 싶다는 의지를 전달해왔다.

특히 이 회사의 천신일 대표는 산업자원부 산하 한국게임연맹 총재를 맡고 있는 관계로 자연스럽게 프로 게임협회와 연맹의 통합논의가 시작됐다.

그러나 당초 의지와 달리 세중게임박스는 회장사를 맡는 조건으로 무리한 요구를 제시해온 것으로 알려지 고 있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세중은 천신일 총재의 협회장 취임 이후 협회명칭을 개정할 것과 협회 사 무국의 축소 및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또 세중은 사무국이 협회업무 외에 세중게임박스 홍보관업무를 담당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 외에도 현재 의 협회 회장사인 한빛소프트에 공동회장사를 맡아줄 것과 사무국 운영비를 지원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한빛소프트와 협회는 세중을 새 회장사로 영입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 천신일 회장의 영입을 전 면 중단키로 했다. 또 회장사 영입논의를 중단하면서 협회와 연맹의 통합문제도 전면 백지화했다.

한국프로게임협회는 2000년 2월 e스포츠 활성화와 프로게이머 권익보호를 위해 게임유통사ㆍ프로게임리 그업체 등이 모여 설립한 문화관광부 산하단체로 KPGA 리그, 프로게이머 인증, 소양교육 등 다양한 사업 을 전개하고 있다.

이와 달리 천신일 회장이 총재로 있는 한국게임연맹은 KPGA와 같은 해에 동일한 목적으로 설립됐으나 지 난 2년 동안 활동이 전무해 사실상 유명무실한 조직으로 남아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프로게임협회는 e스포츠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는 활동적인 조직으로 특정 회장사나 개인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려 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기업의 사회적 기여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협회활동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려는 회사의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