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님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원본에서 어감이 어색한 부분은 의역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CGC: AKRAM씨의 인간 해부학에 대한 이해력은 확실히 뛰어나다고 봅니다. 교육은 어디서 받으신 겁니까?

AA: 정규적인 교육 또는 그와 비슷한 어떤 것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단지 참고 자료들을 열심히 분석해봤을 뿐입니다. 저는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 해부학에 관련된 참고 자료들을 수집할 때, 최대한 다양한 조명 효과를 볼 수 있는 자료들을 찾습니다.

우선 저는 모델링해야 할 것에 대한 형태가 머릿속에 분명하게 자리잡혔는지를 확인합니다. 이 때 머릿속에 형성된, 형태에 대한 인식 결과는 전적으로 사물에 어떻게 빛이 쐬어졌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에게 실제로 보고 만져보고 느낄 수 있는 자료들이 없다는 것은 불리한 조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조명 효과가 연출된 인간 해부학 사진들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면 많은 것들이 우리의 머릿속에 분명한 형태로 자리잡힐 것입니다. 어쨌든, 저는 일단 무엇을 모델링해야 할 지를 파악하고 나면, 라이트웨이브 모델러로 작업을 시작합니다.

해부학에 대한 제 이해력은 아직 기본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몇 부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그 외의 부분에 대해선 현재 부단히 지식을 습득하고 있는 중입니다.

CGC: 특정 캐릭터 하나를 모델링하는 데는 보통 얼마나 걸립니까?

AA: 그것은 전적으로 어떤 타입의 캐릭터를 모델링해야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도 궁금해 하시는 분들에게 가늠할 수 있는 측정치를 주고자 네 시간에 걸쳐 오른쪽의 면상을 모델링하였는데, 이 것의 초기 형태를 만드는 데 세 시간이 걸렸고 나머지 시간은 원하는 모습이 될 때까지 가공하는 데 소요되었습니다.

또 하나의 표본을 제시하자면, 작년 9월에 모델링했던 Demon이 있습니다. 이미 Demon의 실사적인 얼굴 제작은 마쳐진 상태고, 여기에 세부적인 처리와 함께 특징적인 부분들의 표현을 부가하기 위해 곳곳의 여러 부위들을 두드러지게 했습니다.

토르소(: 몸통 부분)의 윗부분과 팔 그리고 손을 모델링하는데는 하루 2~3시간씩 3주가 걸렸습니다. 그리고 도중에 스크래치해둔 Demon의 뒷모습을 네 번 정도 모델링하였는데, 이는 각각의 다른 모습들을 시도해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만약 제가 매일 하루에 8시간씩 작업했다면 제 생각엔 아마도 이 Demon 수준 정도 되는 작품은 약 7~8일 안에 모델링할 수 있었을 거라 예상합니다.

CGC: 보통 어디서부터, 또는 어떻게 캐릭터 모델링 프로젝트를 시작합니까?

AA: 모든 것은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됩니다. 일단 작업의 기초 방향을 잡고 나면 참고 자료를 뒤적거리기 시작합니다. 영감을 얻기 위해 사진이나 그림들, 특히 판타지 아티스트의 작품들을 감상하죠. 어쩔 땐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을 보고도 영감을 얻곤 합니다 :)

(필자의 한 마디: 절대 이 사람 앞에서 얼쩡거리면 안 되겠습니다..;;)

다음 단계는 머릿속에서 서브디비젼 표면(subdivision surfaces)을 위한 적절한 와이어프레임(wireframe)을 미리 그려보는 것입니다. 가끔은 특정 부분들에 대한 구상을 보다 뚜렷하게 하기 위해 종이에 와이어프레임을 그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통은 모델링할 캐릭터 위에 직접 와이어프레임을 가시화하는 방법을 애용합니다.

그 다음엔 곧바로 라이트웨이브 모델러를 실행시켜 작업에 들어갑니다. 바로 이 때부터 폴리곤 단위로 모델링을 하거나, 소위 박스 메써드(Box Method)라 불리는 방법으로 제가 원하는 모델의 형태를 만들어 갑니다.

CGC: 각각의 모델에서 AKRAM씨가 구현할 수 있는 정교함의 레벨은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AA: 정밀하게 묘사될 모델들을 위해서는 포인트와 폴리곤으로 모델 표면의 윤곽(근육과 뼈들)을 반드시 그려 놓습니다. 다음엔 정교한 표면상에서 어떤 핵심 영역이 사물의 형태를 결정하는지를 알아봅니다. 그리고 와이어프레임에도 이와 같은 영역이 있음을 확인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면, 두 근육이 서로 교차하는 영역은 그 위를 지나가는 피부의 모습에 영향을 줍니다. 저는 폴리곤과 포인트로 이루어진 이 교차영역을 면밀히 검토한 후에, 보충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때는 폴리곤과 포인트를 추가합니다. 이것은 근육들을 덮고 있는 피부에 근육으로 인한 부풀어오름 효과를 주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또한 모델링된 표면이 어느 정도의 시각적인 팽창감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기본 구조가 와이어프레임의 흐름으로부터 또, OpenGL 프리뷰에서 어떻게 보이는지로부터 매우 명확한지도 확인합니다.

때로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캐릭터의 표면을 매우 세심하게 들여다 보곤 합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조각가가 일할 때 요구되는 긴장감에 비하면 비교적 여유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겁니다.

CGC: 캐릭터를 모델링하는 데 있어서 아직까지도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AA: 현재 저의 모델링 테크닉은 상당히 세련된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포인트 단위로 진행되는 모든 편집 과정은 매우 수월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머릿속에서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이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을 경우엔 더 이상 아무것도 진행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럴 때 저는 제가 정확히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때까지 참고 자료들을 다시 떠들어 봅니다.

또한 매우 복잡한 영역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을 때도 아까와 같은 감정을 뱃속 깊은 곳까지 느낍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것을 소화해낼 수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결국 수 년 간에 걸쳐, '끈기와 인내는 언제나 내가 원하는 것을 가져다 준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음.. 이 얘기는 여기서 접기로 하고 다음 질문을 받겠습니다. 어쨌든 저는 결국에는 제가 원하는 것을 얻어냅니다.

CGC: AKRAM씨는 라이트웨이브를 가지고 많은 작업을 합니다. 하지만 다른 메이저급 3D 애플리케이션들을 다루는 데도 능숙하신 것 같은데요, 왜 굳이 라이트웨이브를 사용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A: 물론 마야(Maya)와 메시아스튜디오(messiah:Studio) 같은 애플리케이션들을 다뤄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주로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은 라이트웨이브입니다.

마야의 익스프레션들(expressions)과 MEL을 사용하여 캐릭터 리깅(rigging)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마야가 제공하는 그 유연함에 강한 애착을 느낍니다.

메시아스튜디오는 제 개인적인 캐릭터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위해 쓸 생각입니다. 하지만 아직 진정으로 이 도구를 다뤄보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점진적으로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몇 개의 매우 괜찮은 결과물들이 나온 상태입니다. 지금 이러한 과정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저는 저만의 리깅 스타일과 애니메이션 스타일을 안출하기 위한 갖가지 방법들을 생각하면서, 그리고 이론적인 것들을 공부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왜 라이트웨이브를 사용하냐구요? 그것은 라이트웨이브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하면서도 매우 쓰기 쉬운 모델링 도구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라이트웨이브의 렌더러는 정말로 뛰어납니다. 뿐만 아니라 이 프로그램은 제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매우 쉽게 렌더링된 이미지 안에 옮길 수 있게 해줍니다. 저는 모든 모델링/텍스쳐링/렌더링 과정에서 라이트웨이브가 제공해주는 수많은 컨트롤들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또한 감성적으로도 이 애플리케이션에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

저는 라이트웨이브가 약 12~13년 전에 비디오스케이프 3D(VideoScape 3D)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을 때부터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그 때 제 나이는 열세 살 또는 열네 살이었는데, 이 프로그램이 보여줬던 그 잠재력에 저도 모르게 매료되어버리고 말았죠. 아마도 제가 라이트웨이브와 함께 자라온 것 같다는 말을 들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비록 1996년이 되기 전까지는 사용해볼 기회를 가질 수 없었지만, 라이트웨이브에 대한 제 꿈은 그 이전에도 끊임없이 이어져 왔었습니다.

CGC: AKRAM씨가 글래스 데몬(Glass Demon)이라 이름지으신 그 캐릭터에 적용된, 내부 프랙탈 반사(inner fractal reflections) 효과는 어떻게 만들어내신 겁니까?

AA: 그건 요즘 제가 자주 받게 되는 질문인데요, 대답은 의외로 정말 간단합니다.

프랙탈 반사는 전혀 없습니다.

사람들은 어떤 종류의 쉐이더 네트워크를 통해 그 모습을 생성해 낼 수 있었느냐고 묻곤 합니다. 하지만 그 비밀은 '환경(environment)'에 있습니다. 반사 개체나 투명 개체를 올바르게 표현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는 다름아닌 '환경'입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글래스 데몬을 만들 때 부여했던 것입니다.

저는 반사와 굴절을 표현하기 위해 글래스 데몬 주위에 다음과 같은 적절한 환경을 부여하고, 표준 유리(glass) 표면 설정(fresnel reflection, refraction 그리고 transparency)을 택했습니다.

글래스 데몬의 표면이 내부로부터 빛나게 하기 위해 발산(diffuse)과 반투명(translucency)을 어느 정도 적용했습니다. 이어 글래스 데몬의 가슴에 라이트를 하나 추가하고, 제가 원하는 모습의 발산 효과와 반투명 효과를 얻어내기 위해 표면의 외부에 라이트 하나를 더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물론!! 유리 표면을 위한 폴리곤들은 양면으로 처리했습니다. 이것은 깊이를 느끼게끔 해주는 환영(illusion)을 보다 강화시키는 데 한 몫을 했습니다.

AA: 저는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 학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프로그래밍 능력을 발휘해서 쉐이더나 플러그인을 만들어 본 적은 아직 없습니다. 그러나 제작해 볼 의사는 분명 있습니다.

예전에 프로그래밍 감각을 이용하여 마야에서 몇 개의 복잡한 익스프레션들을 설정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경험은 '예술과 과학을 접목시킨다'는 매우 큰 즐거움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CGC: 라이팅(lighting)은 AKRAM씨의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AKRAM씨가 라이팅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점은 무엇입니까?

AA: 스토리입니다.

저는 빛을 받는 대상에 관한 어떤 스토리를 말하기 위해 라이트를 설정합니다. 라이팅은 생명이 없는 캐릭터에게 깊이, 감정, 존재에 대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감각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저에게 가져다 줍니다. 제가 예술 작품이란 것을 제작할 때 부단히 얻으려고 애쓰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작품의 '섬세함'은 누군가에게 칭찬 받기에 좋은 요소이지만, '스토리'는 작품을 결정짓는 중대한 요소입니다.

CGC: 다시 한 번 물어봅니다. AKRAM씨는 어떤 정규적인 교육을 받아본 적이 있습니까? 그렇지 않다면 모든 것을 오직 자신의 경험과 실험에만 바탕을 두고 하시는 겁니까?

AA: 정말 어떤 교육도 받지 못했습니다. 사실 어느 예술 대학에 지원했었는데 입학을 거절당했습니다. 그 일로 인해, 정규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저의 모든 희망은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저는 많은 시간을, 다음엔 무엇을 해야할 필요가 있고 지금 내가 잘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데 씁니다. (아마도 그래서 제 머리가 빠지기 시작했나 봅니다.) 컴퓨터로부터 떨어져서 보내는 시간은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시간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중요합니다.

저는 라이트웨이브와 마야 그리고 메시아스튜디오를 가지고 많은 실험을 해봅니다. 이는 나중에 작업을 진행할 때, 신속하고 효율성 있게 진척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CGC: 혹시 라이트웨이브/룩솔로지 트레이닝 투어(Luxology training tour)에 참여하실 의향이 있습니까? 만약 그렇다면 그 일을 위해 무엇을 제공하실 겁니까?

AA: 사실 제가 룩솔로지 트레이닝 투어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 투어는 포드 엔터테인먼트 그룹(Ford Entertainment group)에 의해 구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단지 몇 개의 홍보용 렌더링을 해주었을 뿐입니다. 이것을 구상한 그 사람들(Paul Ford, Matt 그리고 그 외 다수의 사람들)은 제가 지금까지 보아왔던 것들 중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일을 해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제 분야와 관련된 트레이닝은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참여할 수 없는 것입니다.

CGC: 룩솔로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A: 솔직히 저는 룩솔로지를 평가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닙니다. 그 팀은 정말 최고입니다. 라이트웨이브 세계에 있는 모든 이들이 룩솔로지에 소속된 사람들은 이름만 대도 다 압니다.

무엇을 또는 어떻게 룩솔로지가 라이트웨이브의 미래를 위해 공헌할 것인지는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이 무엇을 하던지간에 그것은 라이트웨이브의 진보를 위한 것임을 저는 확신합니다.

CGC: 현재 AKRAM씨가 가장 맘에 들어하는, 혹은 AKRAM씨에게 영감을 가져다 주는 3D 아티스트는 누구입니까?

AA: 날마다 저는 제게 영감을 주는 새로운 아티스트들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꼭 한 사람의 이름을 말해야 한다면, 저는 Jeremy Engleman을 꼽고 싶습니다. 그는 제가 감명받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저에게 있어선 유일하고 가장 창조적인 아티스트입니다. 제가 지난 1998년 그의 작품을 발견하고 그의 숙련된 라이팅 사용을 목격했을 때, 저는 네 시간이 넘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항상 저는 경외감을 갖고 그의 작품을 감상하고, 그의 라이팅 기술을 공부하며, 그동안 제가 무엇을 잘못해왔는지를 살펴봅니다. 이날 이때까지 그 외의 어떤 3D 아티스트도 그렇게 저를 감동시키지는 못했습니다. 이날 이때까지 그 외의 어떤 3D 아티스트도 저에게 그런 격렬한 열등 의식을 줘본 적은 없습니다 :)

저는 또한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열렬히 추종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빛을 잡아내는 데 있어서는 도사들입니다. 한편으로는 전통적인 명암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공부하기도 합니다. 빛을 조작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그들 역시 도사들이거든요.

이제 CG 채널과 Jean-Eric씨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끝을 맺어야 할 것 같군요. CG 커뮤너티에 대한 Jean-Eric씨의 헌신적인 활동에 모든 CG인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Jean-Eric: 이렇게 시간을 내어주시고 많은 질문에 답변해주신 Amman Akram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관련 링크

Amaan Akram home-page
Luxology's home-page
LightWave 3D home-page
Ford Entertainment Group (LightWave/Luxology To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