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칼리스토(Kalisto), 크리요 인터렉티브(Cryo Interactive), 랑코르(Lankhor) 등 유력 제조업체들과 4X테크놀로지스, 어메이징 스튜디오스(Amazing Studios), 카라반(Caravan), 드라마에라(Dramaera), 게임스퀘드(Gamesquad), 헤르미오느(Hermione), 플라넷(Planet) 등 프랑스의 주요 비디오게임 스튜디오 및 소프트웨어업체들이 문을 닫았다. 남아있는 업체들도 대부분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다, 북미와 중부 유럽의 경쟁 제품들이 몰려오고 있어 프랑스 비디오산업계의 위기는 올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유명 스튜디오들이 줄줄이 도산하자 라파랭 총리는 비디오게임 전문학교 건립과 관련 업체 지원을 위한 기금을 약속한 바 있다. 아울러 프랑스 정부는 장기적으로 비디오 게임을 문화산업의 업종으로 인정해 부가가치세를 대폭 줄이기로 계획하는 등 나름대로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비디오 산업은 계속해 날개없는 추락을 경험하고 있다.

4X테크놀로지스는 지난해초부터 게임업체인 와나두 에디시옹(Wanadoo Editions)의 주문을 받아 4개의 게임을 동시에 개발했으나 이중 3개가 갑자기 취소되는 바람에 자금난 압박을 받아 지난해 11월 도산하고 말았다. 이로인해 이 회사는 법적 청산작업에 들어갔고, 50명이상의 직원은 오갈데 없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 회사의 에마뉴엘 포산 전 CEO는 "사실, 7명 정도의 프로그램 개발자들만으로도 회사를 꾸려갈 수 있었는데 큰 고객인 와나두를 너무 믿고 사업체를 확대했다"고 자책했다.

리옹 소재의 스튜디오인 펌프킨 에펙트(Pumpkin Effect)도 올해 출시를 목표로 게임 제작을 주문한 고객사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로 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 유력 게임업체인 인포그람(Infogrames)이 지난해 가을 게임시장의 불확실한 전망을 들어 계약을 파기한 것. 펌프킨 에펙트의 에릭 안젤리에르 CEO는 상황타개를 위해 아시아의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인공 지능 도구개발업체인 키노공(Kynogon)의 마케팅 담당책임자인 자크 고빌은 "프랑스 게임산업 침체의 이면에는 고비용의 부담이 자리해왔다"며 "게임업체들은 이제 중 유럽에서 생산 제조된 값싼 제품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생산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의 위기를 비용절감과 효율성 증대의 호기로 이용하면 기업의 체질을 바꿀 수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를 위해 과감한 아웃소싱, 외국 기업과의 협력, 생산기지 이전 등 획기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프랑스 비디오 게임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는 제품의 계획 및 출시기간이 경쟁국들의 업체들에 비해 너무 길고, 마케팅 및 배급기술이 취약한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