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gLand초대작가인 석정현님께서 프랑스 앙굴렘 만화축제에 한국 학생 대표로 참가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귀국 후 cgLand회원들과 경험을 나눌 수 있는 탐방기를 작성해주셨습니다. 한국 만화를 해외에 알리는 일에 수고해주신 석정현님께 감사의 말씀 전해드립니다. 다음은 탐방기의 내용입니다. 관련 그림은 클릭하시면 큰 그림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석정현(ippon76)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서울고 졸업, 추계예대 서양화과, 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애니메이션과 재학 중
월간 Na, YAHOO mania등에 연재활동, 현재 졸업작품 ‘귀신’ 준비 중

앙굴렘 만화축제(Festival International De La Bande Dessinee Angouleme)는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세계적으로 가장 규모가 큰 출판만화관련축제이다.
 프랑스의 중부에 위치한 인구 6만의 작은 소도시인 앙굴렘에서 매년 개최되는 이 만화축제가 중요한 이유는, 단지 그 규모 뿐 아니라 만화를 진정한 예술로 대접하는 이른 바 ‘만화 종주국’ 프랑스를 비롯한 벨기에 등 유럽과 서방세계의 많은 만화팬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앙굴렘 만화축제의 커다란 특징은, 도시 전체를 이용한 행사기획이라 말할 수 있겠다. 행사기간동안 행사관객들은 앙굴렘의 특정 여관에서 머물며, 적절하고 현명하게 20여개의 행사장을 돌아볼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앙굴렘 만화축제의 수많은 전시,공연,판매 행사들을 반도 보지 못하고 끝나버릴 것이다.

 거리 곳곳에는 어디에서나 만화와 관련된 장식들을 발견할 수 있다. 비단 만화 축제가 아니더라도 매년 수많은 종류의 페스티벌이 열리는 관광도시인 앙굴렘 이지만, 현지인들이 그 중에서도 만화축제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확인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앙굴렘시 전경 

한 상점에 붙어있는 앙굴렘 만화 페스티벌 2003 공식 포스터

거리의 만화장식물. 이런식의 장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앙굴렘에 약 일주일간 머물면서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이 만화의 도시 앙굴렘에는 벽화가 무척이나 많다. 그런데 문제는, 공식적인 허가를 받고 그려진 것 뿐 아니라, 몰래 그려진 것도 많다는 사실이다. 각 거리의 골목과, 심지어는 시청의 벽에도 이런 낙서가 있다. 하지만 그들은 억지로 지우지 않는다. 오히려 시 차원에서 보존하려고 하는 낙서도 있다고 했다.

만화관련 벽화들. 허가를 받지 않고 그린 것들도 많다고 한다.

거리의 낙서. 여기서는 낙서가 유명해지면 시 차원에서 보존도 한다고 한다.  

건물 외벽 장식. 

이유는 한가지, 그 내용이 저속하지 않으면서 ‘재미있기’ 때문이다. 만화도 ‘재미있기 때문에’ 좋아한다. 고로 만화의 미덕은 ‘재미’다.
혹시 ‘재미는 만화의 필수요소 중 한가지일 뿐이지, 그 자체는 아니다’라고 딴지를 걸 이가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렇다면 본인은 우리는 그동안 그 재미를 어떤 식으로 취급해 왔는가 되물어 보고 싶다.

 ‘프랑스 인들은 재미있는 걸 무척 좋아해요. 특별한 일이 없으면 평소에는 집에 틀어박혀 문을 닫고 자신만의 취미나 공상에 빠져들다가도, 바깥에서 무언가 시끌시끌하면 후다닥 뛰어나와서 구경하곤 하죠. 또 지하철에서도 두 사람이 서로 재미있는 대화를 하면, 가만히 듣고 있다가 그 칸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대꾸를 하기도 하고... 하여간 재미있는 사람들이에요.’

한국특별전시관의 학생관 담당 통역자 김성균씨의 말이다.
 
사실 그들이 재미있는 인종이고, 아니고는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들은 그렇게 '재미있는 것'들을 단순히 일회적인 흥밋거리로 부하지 않고 두고두고 즐길 수 있는 일종의 ‘기록’으로 남겨두고 보존하려 한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그건 그들 뿐 아니라 우리도 가지고 있는 본능에 가까운 기록 욕구 같은 것이겠지만, 그들이 얼마나 만화를 좋아하고 진지하게 생각하는지를 이 축제를 통하여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면, 앞서 말한 위의 사실이 그저 단순하게 들리지만은 않을 것 같다.

또 한가지, 이들은 ‘재미있는 것을 즐길’ 독자의 권리를 옹호하고, ‘재미있는 것을 만드는’ 작가의 생각을 존중한다는 인식이 널리 만연해 있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단지 만화를 읽고 감명을 받은 채 책을 덮는 것이 아니라, 책을 편 채로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서, 어쩐지 다각도에서 오감(五感)을 총동원해 음식을 ‘느끼려고 하는’ 그들의 음식문화가 떠올랐다고 하면 과언일까 싶다.
 그들에게는 만화의 페이지 페이지도 예술작품 이겠지만, 그 예술작품을 만들어 낸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행위 자체도 예술작품으로 느껴지고 있는 듯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단 행사장 뿐 아니라 앙굴렘의 거리 곳곳에는 만화 원고의 묶음인 책이 아니라 원고 그 자체가 장식품이 되어 있는 경우를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그 ‘1p'는 단순한 한 페이지가 아니라, 독자 입장에서는 ‘작가의 생각의 일부’로서 의미를 갖고, 작가 입장에서는 그 자체가 ‘회화적인 예술작품’으로서 의미를 가지기 때문일 것이다.
 항상 소통과 대화가 모든 인간관계와 예술의 논점이듯, 이들에게 있어서 작가와 독자와의 관계는 단순한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 이상의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배경을 먼저 바라본다면,
세계최고(最高)이자 최고(最古)의 만화축제를 구성하고, 또 30년의 세월동안 유지해 온 원동력은 이렇듯 이들이 만화라는 매체를 바라보는 애정적인 시각에 기인한 것이지, 결코 단편적인 이윤을 바라보고 국가나 시(市)차원에서 벌린 상업박람회로서의 명성이 아니라는 것쯤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축제란 어떤 문화를 향유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몸소 말하는 듯한 분위기의 도시, 앙굴렘은 촌스러운 나에게 있어 분명 ‘재미있는 곳’ 임에 틀림없었다.

'Tin Tin'과 함께 대표적인 프랑스의 국보급 캐릭터 ‘아스테릭스’

 매장, 전시장 안에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만화책에 열중인 관객들.

자신의 책에 사인을 해주는 작가들. 정말 열심히 한다.

 

소규모 작가와 출판사를 위한 ‘Fanzine' 부스. 우리나라와 크게 다를 건 없어보이는 소규모 공간이지만, 작가와 출판업자, 독자간의 활발한 대화가 눈길을 끌었다.

실제 거래되고 있는 만화원고. 담배갑과의 크기를 비교해 보자.

Fanzine에서 활발히 거래중인 한 상인. 뒤의 그림들은 거의 인쇄본 이지만, 원본 못지 않은 인쇄품질을 자랑한다. 웬만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깜빡 속기 십상이다. 

프랑스 작가 단행본 부스의 책들. 자유롭게 책 내용을 보고 구입할 수 있어 좋다.

프랑스 학생 전시관의 전시물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관객.

 

길거리에 자신의 작품을 내놓고 판매하는 작가. 또는 마치 우리나라의 ‘혁필화가’같이 직접 그 자리에서 신기한 기술로 그림을 그려 판매하는 작가들도 있다. 가만히 그림이 그려지는 과정을 보고 있자면, 그림도 공연예술이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만화’를 주제로 전시를 보여주는 여러 가지 방식.

CNBDI(프랑스 국립만화이미지센터)의 장 피에르 메르시에 학술부장.

CNBDI 상설 전시관 내의 ‘자연사 박물관’을 패러디한 전시공간에서 곤충채집처럼 만화의 말풍선을 채집해 놓은 다소 코믹하고 기발한 전시물 일부.

모든 행사장의 풍경들이 세계 각국의 관객과 기자들에게 있어서 별천지나 다름없었겠지만,어디보다도 그들에게 많은 관심을 끌었던 곳은 역시 한국만화 특별전 이었다.
 
 일본과 미국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주빈국(主貧國)으로 선정된 한국은 그야말로 앙굴렘 30주년 기념행사를 능가하는 많은 관심을 얻었다.
 일본 ‘망가’의 상륙으로 낮선 이야기 구조에 눈을 뜬 프랑스 인들은 결코 동양만화의 전부가 ‘망가’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며, 한국의 입장에서도 세계시장 본격진출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웠다는 데에 이번 앙굴렘 행사는 큰 의미가 있다고 보여진다.

단행본 판매 부스 안의 망가(일본만화)코너. 프랑스도 망가의 영향력 앞에서는 별 수 없는 것 같다.

낙서코너에서 어떤 프랑스 어린이가 그리고 간 드래곤볼의 손오공. 참 기분 묘했다.

일본만화 코너.

단지 만화의 일반적인 형식이었던 출판물 구조에서 벗어나 PDA와 휴대전화 등의 모바일,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한국의 만화 서비스 형식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이는 현재 만화라는 컨텐츠가 머물고 있는 위치와, ‘소통’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는 만화가 적극적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제시였다는 점에서도 유럽인들에게 있어서 단지 문화 변방국이었던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다시 한번 재고시킨 기회이기도 했다.

모바일 만화전. 프랑스의 대 작가 ‘뫼비우스’가 크게 감명받고 갔다고...

형식 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직접 프랑스까지 날아와 자신이 직접 디스플레이를 한 공간 안에 한껏 개성을 뽐내 펼쳐보인 ‘8인의 젊은 작가전’이나, 전시의 버라이어티 함은 방대한 공간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한번에 무너뜨린 대한민국 학생만화전 등이 그 호평의 주축이 되었다.
 
 필자가 직접 참여한 학생만화전의 경우, 유럽과 미국 일본 등지의 만화를 공부하는 젊은 청년학생들이 특히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한 일본인 학생은 필자에게 ‘만화왕국인 일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형식의 새로운 작품들이다, 놀랍다’고 전했다.
 스페인과 벨기에, 프랑스 등지에서 만화를 공부 중이라는 학생들은 각자 디지털 무비 카메라, 또는 스케치북을 한 손에 조심스레 들고, 한국학생들의 의식과, 그들의 작품 경향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하기도 했다.
 또 방법적인 부분보다는 작품의 내용적인 부분에 대해 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고, 또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작가의 의도’를 지나치지 않고 질문하는 집요함을 보였다.
 한 벨기에 학생은 전시 오픈부터 폐관시간까지 여덟시간 내내 학생관을 지키고 앉아 작품 하나하나를 꼼꼼히 관찰하고 기록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통역을 통해 ‘왜 이렇게 학생관 작품에 집착하느냐’고 묻자, ‘정말 유럽에서는 대하기 힘든 작품들 아닌가, 게다가 내가 알고 있는 기성의 한국 작품들과는 확연히 차별되는 무언가가 있다. 이런 점들이 무척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말해 관계자들을 흐뭇하게 만들기도 했다.

한국만화 특별전 학생전 벽면전시, 큐브전시 일부.  

한국전 학생관 전시를 주의깊게 보고 있는 관람자들.

한국학생전에서 인터뷰 대기중인 필자. 형식이나 방법에 관한 질문보다는 현실과 의미에 관계된 질문이 더 많았다.

 

한국관에 마련된 쉼터. 평상 가운데에 만화책을 배치해 놓아 관람객들이 마음대로 읽도록 했다.
 

‘8인의 젊은 작가전’ 중 이향우씨와 이애림씨의 전시공간

홍승우씨의 전시공간. 만화가 ‘귀엽다’며 어쩔 줄 모르는 관객들이 재미있었다.

기성작가들의 전시공간. 왼쪽부터 고경일, 박희정, 이강주씨의 전시공간이다.

행사장에서 관객들의 캐리커쳐 이벤트를 진행하셨던 고경일 교수님. 내외로 반응이 무척 좋았던 이벤트였다. 

‘8인의 젊은 작가전’ 참여자들의 낙서.

 ‘8인의 젊은 작가전’의 작가들과 한 컷.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8인전 담당 통역분, 이향우씨, 필자, 최인선씨.

우리의 전통공연 ‘길놀이’와 ‘줄타기’로 몰아온 관심과 흥분은 그대로 한국관 전시장 안으로 전해져, 전시 4일 동안 100평 남짓한 공간 안에 8만여명의 인파가 몰리는 대성황을 이루었다.  

한국전 특별공연 중 하나였던 ‘줄타기’ 모두 넋을 잃고 올려다보는 모습을 보라...

 한국만화의 역사 전.

이는 한국전을 주관했던 주최측과 작가 모두 예상 못했던 호응이었으며, 유럽 각국 순회전 제의가 줄지어 들어오는 등, 그야말로 한국만화 세계시장 첫 진출은 누가 보아도 성공적이지 않다고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더불어 이를 계기로 모처럼 한국시장에도 ‘만화 붐’이라도 좀 일었으면 하는 솔직한 심정이지만... 또 시작하기도 전에 회의적인 시각 때문에 김이 새버릴까봐 두렵다.

 행사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푸른눈의 관객들.

 그야말로 ‘성황리’가 무엇인지 온 몸으로 보여준 한국관 현관 입구.

항상 조심스러운 것은 좋지만,이런 일련의 좋은 반응들이 단지 ‘낯설음’에 관한 유럽인들의 섣부른 호기심이 부른 거품호응이 아니었을까 하는 씁슬한 미소는 더 이상 짓지 않았으면 한다.
물론, 이런 단기간의 성과로 모든 것을 쉽게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렇듯 기분 좋은 결과를 더 이상 확대해석할 이유도 없고, 기껏 앞서가서 위축될 필요도 없다고 본다.

그동안 한국만화는 항상 구박받던 신데렐라였다.항상 시장과 내용의 문제점을 지적 받고 의욕을 잃어버리기 일쑤였고, 흔한 폭력사건이라도 일어날라치면 항상 원인은 만화였다. 영화나 게임에서도 허용되는 심의기준은 만화에게는 그저 침 잔뜩 묻힌 손가락의 짠맛에 다름 아니었고, 하다 못해 어린이날에는 여의도 광장에 쌓아놓고 화형식을 처했던 동네북, 불량문화였다.
그 어두운 시기를 지나 뭣 좀 해볼까 싶었더니 대여점이 앞을 가로막고, 청소년 보호법은 한 술 더 뜬다.  만화가 ‘예술’이 되기가 이렇게 힘든가... 이제 문화로 좀 대우해주는가 싶었더니, 돈벌어 오라고 생떼다. 일본만화 정식개방 이후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난 현재 전국 114개의 만화관련대학이 그렇잖냐고 말하고 있지 않은가.

이제 지친다.돈벌어다 줄 기생수업 받기도 그렇고, 안되는 이유 스스로 들먹여 가며 자학하기도 지쳤다.그런데 이렇게 집안의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받던 부엌데기가
이역만리 타지에서는 완전히 공주가 되었단 말이다. 화려한 공주가 되었던 것은 비록 짧은 몇 시간 동안이었지만, 수많은 골칫거리를 뒤로하고 한국만화는 빛났다.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우리 것의 가치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는 얘기다. 어쩌면 우리 자신마저도 포기하고 있었을지 모르는 한국만화의 진정한 ‘정체성’을 찾아준 진정한 신데렐라의 요정은 앙굴렘 만화축제였다.

이제 집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옆집의 백설공주가 남기고 간 옷쪼가리나 주워입고 부러워하며 한탄만 하고 있을 시기는 지났다. 필요이상으로 자신을 낮추는 것도 독이라고 하더라.
 
몇 달전, 한국을 방문한 프랑스의 만화가 장 피에르 메르시에씨가 홍대앞의 만화방을 둘러보고는 이런말을 전했다고 한다.  

‘한국은 밤새워서 만화를 읽는 독자가 있는 나라다, 이런 독자들과 독서문화가 있는 한 분명히 한국은 발전할 것이다’이 이야기를 들을 당시는 풋, 하고 코웃음을 쳤더랬다. 근데 곰곰이 씹어보니,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얘기다.우리는 ‘할일 없는 놈’이라고 생각했던 그들이, 이 사람의 눈에는 ‘소중한 독자’로 보였던 것이다.

그 동안 우리가 약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독일수도 있고, 독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어쩌면 약 일수도 있는 것이다.일찍이 우리 조상들은 이를 알고 한방에서도 독과 약을 구분하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말한, 우리의 만화를 둘러싸고 있는 최악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지금이 최선의 상황일지도 모른다.
요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아닐까.
 
이제는 우리가 우리를 스스로 빛낼 차례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할 일은 이제 왕자가 유리구두를 들고 찾아오는 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잃어버린 유리구두를 찾아 나서서 해피엔딩을 이루는 일일 것이다.

 앙굴렘페스티발 공식사이트 : www.lab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