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R하면 생각나는 것은? 포트리스!
현재 한국게임의 주류를 이루는 온라인게임시장에서
CCR의 색깔은 이미 많은 게이머들에게 각인되어 왔다.
벤쳐열풍의 산실인 CCR은 5년 사이 괄목상대할 성장을 이루었고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그 입지를 굳건히 다져왔다.
자사의 게임포탈사이트인 X2GAME(http://www.x2game.com)에서
CCR의 다양한 게임들을 접할 수 있다.


연말 각종 게임관련 언론매체에는 겨울에 공개되는 게임얘기와 내년시장 전망이 무성하다.
CCR역시 소문으로만 전해지던 RF온라인을 공개하고, 마케팅에 나섰다.
보도자료에서 밝힌 것처럼 5년동안 100명이 80억원을 들여 만든 게임이라고 하니,
두말 할 나위없는 블록버스터 게임임에 틀림이 없다.
씨지랜드 역시 RF온라인에 대한 소개를 하기로 했지만, 보도자료를 기초로 하여 소개하려고 하니
도무지 싱겁고 독특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의 취재를 고민하다
게임동영상에 대해 조명하기로 했다.

게임의 성패를 가늠하는 요소에는 시나리오 등 많은 부분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CG의 한 갈래인 게임그래픽을 손 꼽게 된다.
게임그래픽은 실제 게임스크린속의 요소디자인과 게임동영상으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게임동영상은 게임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게임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CCR역시 11월 18일 역작인 RF온라인의 게임동영상을 공개했다.


보통 게임동영상은 외주사가 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CCR에는 X2film이라는
자체 비주얼팀이 모든 작업을 소화해 낸다. X2film은 2000년 6월에 만들어진 CCR의 비주얼팀이다.
이미 포트리스패왕전등 CCR을 통해 공개된 다수의 동영상을 통해 X2film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13명의 아티스트들로 구성된 X2film은 방문할 당시에도 여전히 분주한 모습이었다.

"RF온라인 동영상은 13명의 팀원들 중 9명이 함께 만들었습니다.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죠."

최상렬팀장은 X2film에 대한 소개와 RF온라인 동영상에 대한 고생담을 들려주었다.

"저희는 완성된 파이프라인을 통해 별도의 업무분담없이 각 과정에 모두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9명 모두가 기획과 모델링에 참여하고 애니메이션도 함께 작업했습니다. 사실 업무분담이 없어 보이지만, 영상을 진행하는 파이프 라인은 정확한 구도를 가지고 진행 합니다. 모두가 스스로 만들고 싶은 모델링과 씬을 서로 결정하고 진행해 나가는 방식이죠. "


정해진 파이프라인을 통해 작업을 진행하지만 국내 현실상 소규모 인원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일인다역을 소화해 낼 수 있는 맨파워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RF온라인은 웅장한 SF의 우주 대서사시를 근간으로 하고있다. 그러나 게임 동영상은 이런 웅장한 상상을 철저히 당황하게 만든다.

"역설적으로 접근하고자 했습니다. 게임자체가 스케일이 큰 만큼 동영상은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죠."

SF가 주는 무거운 비주얼이 아닌 밝고 따뜻한 분위기, 거기에 더하여 전혀 어울리지 않을것 같은
음악은 처음 감상하는 사람들을 충분히 당황스럽게 만든다.
사실 RF온라인동영상을 감상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의아함은 바로 음악의 선택에 있었다.

"음악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도 생각해 봤지만 결국 동영상 컨셉에 맞춰서
언밸런스하게 풀어나가기로 했죠. 그런 컨셉때문에 요즘 말들이 많은것 같아요."

최상렬팀장은 외국사이트에 동영상을 소개하고 묘한 거부반응에 난감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RF온라인의 음악은 일반 동영상의 BGM과 분명히 다른 요소가 있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봄날은 간다' 등의 영화음악을 담당한 영화음악가인
조성우감독의 작품인 것도 그러하지만 영어가사가 삽입된 노래형식이라는 것,
처음과 끝부분을 제외 하고는 이펙트사운드가 전혀 없다는 점 등이다.
노래역시 사랑을 테마로한 발라드를 선택했고, 이런 새로운 시도가
국내에서는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켰지만, 국외의 반응은 다소 냉담했다.

"외국과 한국의 평이 정반대에요. 영어권 사람들이 들었을때 가사가 사랑타령이라 유치했을 꺼에요.
차라리 한국어라면 알아듣지 못하니 좀 더 나았을텐데...^^"

프로모션을 하다보면 고의적으로 이슈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RF온라인 동영상이 여러가지 면에서
이슈를 만들어냈다면 고의가 아니더라도 일단은 성공적인 데뷔임에 틀림이 없다.

"이번 RF온라인 프로젝트에는 MAX를 사용했고, 합성등에 Combustion을 사용했습니다.
렌더러는 V-Ray가 사용되었는데, brazil은 무겁고 파이널렌더러는 스틸샷이 좋으나 노이즈가 끼는
단점이 있었죠."

RF온라인 동영상의 분위기는 다소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들을 연상시키고 있다.
바로 스타워즈와 파이널판타지에 대한 오마쥬(hommage)이다. 협곡사이로의 추격신에서 스타워즈의
느낌을, 캐릭터와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파이널판타지를 느낄 수 있다.
이런 오마쥬는 게임을 역설적으로 해석하면서도 RF온라인 자체의 SF적인 요소를
전달하는 매개체(媒介體)가 된다.

"저희가 워낙 Funny한 스타일을 좋아해서인지 무겁고 웅장한 동영상보다는 밝고 부담없이 감상하는
애니메이션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사실 이번 취재는 RF온라인 동영상과 X2film을 소개하고자 하는 목적이었지만, 게임외에 애니메이션,
인터넷 솔루션 등 다양한 사업전개를 해 온 CCR의 행보를 짐작해 보면서 다른 무언가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가 된 방문이었다. 그런데 역시나 CCR은 달랐다.

"사실 게임보다는 애니메이션이 좋아 동영상팀을 만들게 되었어요. 사장님이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으셔서 참 편하게 작업했던것 같아요"

X2film이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회사의 적극적인 지원과 팀웍을 존중하는 자율적인 분위기가 있었다.
X2film은 현재의 게임동영상 제작에 안주하고 있지 않았다.
극장용 애니메이션 데모를 준비해 가면서 그들 스스로의 꿈과 비젼을 설계하고 있었다.

"저희 X2film의 구성원은 모두가 뛰어납니다. 재야에 뭍힌 아티스트들을 설득하고
팀웍을 맞출 사람들을 찾느라 고생도 많았지만 보람을 느낍니다."

최상렬팀장은 X2film의 구성원 자랑과 더불어 팀의 미래에 대해 청사진을 그리고 있었다.

"현재 도로시라는 애니메이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목은 임시적으로 붙인거구요. 언제가는 X2film이 픽사처럼 장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독립적인 팀으로 성장할 겁니다."


이번 취재를 통해 100퍼센트는 아니지만 게임과 애니메이션, CG시장에 대한 새로운 모범답안을
찾을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시장이 냉각화되고, 게임산업에 대한 러쉬가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불균형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손익분기에 전전긍긍해 하지 않는 경영진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물론 현실은 너무나 어렵고 실패한 케이스도 비일비재하며, 투자위험은 높기만 하다.
하지만 나쁜 토양이라고 버릴 순 없지 않은가!
게임의 성공이 또다른 게임을 만들고 퍼블리싱하는 확장에 그치지 말고 한번쯤
관련다각화를 통해 애니메이션 산업과의 연계를 모색해 봤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직도 많은 아티스트와 매니아들이 한국의 애니메이션의 실패에 대해 책망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관련업체의 주도면밀한 상처치유가 지속된다면 머지 않아 해 맑은 원더풀데이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