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결산] 문화콘텐츠산업 분야별 정리<2>-캐릭터

`멍크` (사진왼쪽), `라그나로크-포링`

국내 경기가 유례없는 침체를 겪으면서 캐릭터산업 또한 위축되었던 한 해였다. 하지만 이가운데서도 마린블루스, 뽀글이, 멍크 등 신규캐릭터들이 선전했고, 모바일서비스와 출판만화 등의 프로젝트와 연계돼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종래의 캐릭터 머천다이징 상품에만 머물지 않고 업계에서는 프로젝트 형태로 출판물, 음반, 모바일서비스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등 올 한해를 바쁘게 보냈다. 국내 캐릭터업계는 올 한해를 어떻게 보냈는지, 2003년을 되돌아본다.

▲ 신규 캐릭터 선전 및 기존 캐릭터 활용 늘어

올해는 전반적으로 캐릭터 산업계가 위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신규 캐릭터들이 크게 선전했다. 인터넷 카툰으로 출발한 ‘마린블루스’를 비롯해 ‘라그나로크’, ‘뽀글이’ 등은 돌풍의 주인공.

`마린블루스`(사진왼쪽), `뽀글이`

이중에서도 특히 정철연의 ‘마린블루스’는 인터넷에서 출발해 출판만화와 캐릭터상품으로 인기를 이어갔다. 출판만화는 올해 ‘대한민국 만화대상’의 대상을 차지했고, 각종 캐릭터상품으로 출시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뽀글거리는 머리가 인상적인 ‘뽀글이’는 올해 5월 출시돼 휴대폰고리, 인형만 150만개가 판매되는 등 화제를 모았다.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의 캐릭터는 올해 중반 출시된 이후 게임유저들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몇몇 캐릭터의 선전이 돋보였지만 올해 새롭게 런칭한 캐릭터는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 캐릭터의 해외진출 활발

국내 캐릭터들이 해외로 활발하게 진출한 것도 올해 두드러진 현상. 뿌까, 마린블루스, 딩가, 큰귀 토끼 등 국산 캐릭터들은 일본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유럽 등지로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내친구 큰 귀 토끼` (사진왼쪽), `딩가`

담덕씨앤에이의 '내친구 큰 귀 토끼'는 올 6월 뉴욕에서 열린 라이선싱 2003을 통해 일본 업체와 500만달러 규모의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다.

뉴욕 캐릭터라이선싱 2003에 참가한 한국기업들이 잇따라 좋은 성과를 거뒀다. 사진은 수출상담으로 바쁜 한국관 모습.

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의 '딩가' 또한 일본과 라이선싱 계약을 맺고, '차메네꼬 딩가'로 출시된다. 크림비주얼의 '멍크'는 영국, 덴마크 등의 유럽시장에 진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동남아 시장에서도 상품군을 확대하는 등 해외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올해 ‘대한민국 캐릭터 대상’에 빛나는 부즈의 '뿌까'도 지난 7월 유럽과 중동지역을 총괄하는 폭스키즈와 상품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킴스라이센싱의 '마린 블루스'는 지난 11월 도쿄에서 열린 캐릭터전시회 ‘라이선싱 아시아’를 통해 일본 소니매거진과 출판계약 및 머천다이징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현재 계약절차를 밟고 있다.

국산 캐릭터의 해외시장은 앞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국산캐릭터의 해외진출은 협소한 국내 캐릭터시장을 벗어나 시장을 확대하는 것 외에도 국내 캐릭터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

▲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꾸준한 선전

인터넷과 모바일은 올해 캐릭터업계가 가장 주목한 시장이다. 포트리스, 마시마로, 뿌까 등대부분의 캐릭터들은 원소스 멀티 유즈의 일환으로 모바일 다운로드 서비스를 실시해 젊은층에게 캐릭터를 부각시키고 있다.

`뿌까`(사진왼쪽), `토야모야`

올해 유명세를 탔던 '마린 블루스'를 비롯, 열두별자리 캐릭터 '토야모야', 게임을 원작으로 애니메이션으로 나온 후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포트리스', 엽기토끼 '마시마로', 중국집 소녀 '뿌까'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모바일 서비스에 진출했다.

이들 캐릭터들은 핸드폰 배경화면부터 게임 등 다양한 모바일 콘텐츠들을 선보이며 사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한편 올해 초 ‘우유송’으로 시작된 ‘~송’시리즈는 캐릭터 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송’ 시리즈는 쉽고 경쾌한 음악과 코믹한 동작의 플래시애니메이션이 결합된 형태. TV광고에서부터 인터넷, 모바일로 확대됐다.

다양한 `~송` 시리즈는 캐릭터 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바른손, 엔토이 등에서는 주도적으로 자사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개성 넘치는 음악과 영상을 보여주었다. '마린 블루스'의 '마블 송'과 조만간 선보일 '곰탱이'의 '곰탱이 송', '뽀글이'의 '뽀글이 송' 등 다양한 캐릭터 송들이 나와 있다. ‘~송’ 시리즈 중 일부는 인터넷 혹은 모바일 컬러링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 캐릭터의 원소스 멀티유즈 확대

`아기공룡 둘리`는 기아자동차의 TV광고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인터넷과 모바일 분야 외에도 음반, 출판만화, 애니메이션 등 캐릭터를 원소스로 하는 다양한 상품이 제작됐다.




올해 카툰에세이 형태의 만화가 인기를 끌면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웹카툰과 출판만화가 대거 출시됐다. 감자도리, 우비소년, 밴드독 등은 에세이형 만화책으로 출간됐고, 둘리 등은 학습.교양만화에 등장했다.

플래시애니메이션으로 인기를 끌었던 ‘우비소년’은 TV시리즈로 제작돼 최근 방영을 시작했고, ‘뿌까’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고 있다.

광고 속 주인공으로 등장한 사례도 적지 않다. ‘아기공룡 둘리’는 기아자동차의 TV광고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고 ‘묻지마 육남매’는 한국복지재단의 공익광고에 출연했다.

음반산업과의 연계도 이어져 캐릭터가 뮤직비디오에 등장하고,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위시윙’의 프로젝트 앨범도 출시되는 등 다양한 시도가 눈에 띄었다.

한편 국내 캐릭터산업은 현재 캐릭터 유통의 현대화를 준비하는 등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올해 몇몇 대형 제조업체가 무너지면서 제조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겪었고, 캐릭터업계는 유통시스템의 재정비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허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