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작권과 관련된 분쟁사례가 속출하면서 저작권의 중요성이 커졌다.
특히 만화는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늘고 있고, 이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2월 26일과 27일 양일간 '만화저작권'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영상관에서 열렸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주최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는 한국만화살리기운동과 만화출판협회, 대여업계 대표 등 관계자들이 참여해 저작권과 관련 분쟁사례, 대여권과 업계 전망 등에 대해 여러 의견을 나눴다.
'저작권제도의 기본구조 및 만화 관련 저작권법의 이해’를 발표한 김형진 변호사는 저작권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더불어 만화 관련 저작권에 대한 여러 궁금증을 설명했다.
아래에서는 김형진 변호사의 발표를 정리한다.

저작권 등록 먼저, 중요작품은 상표권-도메인도 동시 추진할 것

‘저작권이 보호되지 않는다면 뛰어난 재능을 가진 자들이 꿈을 펼칠 수 없다’. 김형진 변호사는 저작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강의를 시작했다.

저작권은 창작물에 대한 독점적 사용권으로 개인의 경우 사후 50년까지 보호되며, 법인의 경우 공표 후 50년 동안 보장된다. 저작권과 유사한 다른 법률로는 상표법과 의장등록이 있다. 상표법은 먼저 등록하는 사람에게 우선권이 있다. 의장등록은 물품별로 등록하며 독점을 원칙으로 한다.

김 변호사는 이 세 개의 권리 중 저작권을 가장 먼저 등록하는 것이 중요하고, 유명한 만화 캐릭터 혹은 중요 작품의 경우 상표법 등록과 함께 도메인 등록도 같이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저작권을 누가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 창작자가 회사에 속해 있거나 회사와의 계약에 의해 창작한 경우 등 계약관계가 있을 경우 회사가 저작권을 갖는 것이 원칙. 단 작성자의 이름이 표시된 경우는 예외다. 또 부모가 자식의 이름으로 저작권을 등록할 수 있으며, 공동제작 저작권인 경우 후에 죽은 사람의 사후 50년 동안 저작권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스토리, 그림 등에 따른 저작권 분리해야

김형진 변호사는 이번 세미나에서 만화의 가공 즉, 2차적 저작물이 생성되었을 경우 저작권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소설, 드라마 등은 만화의 2차적 저작물에 해당된다. 바람의 나라, 리니지, 대장금 등이 대표적인 사례. 이들 사례를 포함해 원저작물을 변형한 2차적 저작물의 경우 원저작물의 수입을 방해했을 때는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단 패러디 만화, 풍자, 학교교육, 시사보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공연과 방송 및 도서관, 사적 이용, 점자 등은 저작권의 예외로 인정한다.

현재 스토리와 그림이 분리되어 있을 경우 OSMU를 위해 영상물과 마찬가지로 한 사람이 저작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앞으로 스토리와 그림 등에 따로 저작권을 부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가들은 저작권 사용 허가를 할 때 계약시 어떤 권리를 주는지 잘 살펴야 하며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온라인이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온라인 상에서의 언어와 지역적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 국가마다 저작권 보호기간이 상이하기 때문에 계약기간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

특정인물 대상일 경우 주의해야

작가들은 작품을 그릴 때 저작권에 대해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철수, 대장, 똘똘이’처럼 보통명사로 사용되는 경우 한 작가가 이름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 단 이미지는 독점할 수 있다. 또 신데렐라와 콩쥐팥쥐처럼 새 어머니 밑에서 고초를 당하다 착한 마음씨로 인해 나중에 복을 받았다 식의 스토리 유사성은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는 삼국지의 경우 캐릭터가 완전히 다르더라도 만화 컷이 상당부분이 유사하다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본다.

이외에 최근 들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명예훼손, 사생활권, 초상권 및 퍼블리시티권이다. 70~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명예훼손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으며 보상금도 아주 낮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보상금의 액수도 커졌음은 물론 민형사상 책임까지도 묻는다.

따라서 만화에서는 캐리커쳐, 사실, 이름 등을 사용해도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특정인물을 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유의해야 한다. 단 교과서 혹은 신문에서 자주 거론되는 공적 인물일 경우 이런 법에 걸릴 위험은 적다.

김형진 변호사는 ‘자녀와 자손까지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저작권의 힘’이라며 ‘그 첫걸음은 저작권을 등록하는 것’이라며 다시 한번 저작권 등록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허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