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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숨은그림찾기'
MoFac Studio - Matte Painter 유지은님 인터뷰

'스타워즈 에피소드(Star Wars)나 요즘에 개봉해 인기를 끌었던 '반지의 제왕을' 유심히 살펴보면, 거대한 조종실과 어둡고 깊은 통로를 가진 중앙통제소, 환상적이고 엄청난 스케일의 배경등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세트들을 다 만들었을까요? 예산이 허락되는 선에서 부분적인 세트가 지어질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배경화면들은 디지털 이미지로 표현 됩니다.
국내 최초 전문적인 Matte Painter로 활약하고 있는 유지은님을 만나 Matte Painting이란 무엇이고 그녀가 작업한 Matte Painting에 대한 소개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신대용 기자 : 안녕하세여.. 유지은님 간단한 자기소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유지은: 안녕하세요. MoFac Studio에서 Matte Painter로 근무하고 있는 유지은 입니다.

신대용 기자 : Matte Paintting이라는 장르가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데 간단히 소개 좀 부탁 드리겠습니다.

유지은 : 매트 페인팅은 일찍부터 헐리웃에서 발달해 온 특수시각효과의 한 분야입니다. 실사와 같은 정교한 그림을 그려 배경으로 쓰이는데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초창기, 웅장한 장면이나 미니어처로 해결하기에는 너무 비싼 비용이 예상되는 장면 등에 많이 사용되었는데 오일이나 아크릴 물감으로 유리판에 그림을 그려 넣고 그림이 그려진 유리판 뒤쪽에서 Lighting 을 비추어 앞에서 보여지는 그림들 앞에 배우들이 연기를 하고 그것을 다시 카메라로 촬영을 하는 방식으로 Matte Paintting은 시작되었습니다.

이렇듯 배우나 주변의 공간은 투명하지만 나머지 배경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기 때문에 이 두 모습이 자연스럽게 합성되어 보여 지는 것입니다.

매트에 들어갈 그림을 그리고 있는 매트전문가

이러한 그림들로 채워진 매트 페인팅은 관객이 눈치 챌 수 없도록 매트 페인팅을 이용한 씬은 10초 이상을 길게 지속되지 않으며 보통 5~6초 정도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매트 플레이트(나중에 완성될 매트 페인팅 쇼트의 일부를 이루게 될 필름)를 촬영하기 전에도 여러가지 계획이 필요한데 화면의 경치, 관객들의 시선등을 신경써서 관객이 주의 깊게 보지 않는 가장 자리등에 매트 페인팅을 배치하고 가운데에 실제 인물을 넣곤 하였습니다.

페인팅한 뒷배경 그림과 미니어쳐로 만들어진 기차를 촬영하는 모습
최종합성장면은 입체감이 느껴진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대저택의 지붕과 샹델리아 등 꽤 많은 부분이 매트 페인팅으로 처리됐다) 와 <메리 포핀스> <스타워즈> 등이 초창기 매트 페인팅의 대표적인 작품들입니다.

공간적, 시간적 제약 해결로 인한 제작비 절감 효과

(윗 그림을 클릭하시면 원본을 보실 수 있으며 이미지는 Matte World Digital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신대용 기자 : Matte Painter로서 유지은님의 작업관이있으시다면...?

유지은 :제가 가지고 있는 회화적 감각을 매트 페인팅을 통해 극대화 시키기위해 노력합니다. 그런 면에서, 매트 페인팅은 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무기이기도 하구요.

3D로 처음CG를 시작한 제가 매트 페인팅을 하게 된 계기는 영상매체에서 매트 페인팅의 무궁한 가능성과 커다란 매력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요즘 들어, 여러 분야에서 매트 페인팅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진 걸 볼 수 있는데, 이미 외국에서는, 예전부터 매트 페인팅이 Visual Effect의 한 부분으로 많이 쓰여 왔습니다.

매트 페인팅은, 기술적으로 찍기 어려운 장면이나 존재하지 않는 공간의 연출, 제작비 절감이란 측면에서 CG기술력에 큰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리판위의 페인팅이나 CG에서의 페인팅 작업에 관계없이, 매트 페인팅을 하는 한 가지 목적은 어떤 장면의 가상공간을 창조 하는 것입니다.

저는 단순히 화면만을 채우는 매트 페인팅 보다는,
영화의 전반적인 이야기 구조나 흐름, 인물의 감정선에 따른 장면의 톤까지도 작업자는 읽어 낼 줄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그리는 것과 소스의 사용 비율은 여러가지 변수에 따라 병행되거나 선택되어 지는데, 자료조사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맞는 정확한 소스의 선택과 화면을 융합시키는 매트 페인터의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능력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끊임없는 노력과 그림을 보는 정확한 시각, 그리고 빠른 판단력에 의해 이루어 집니다. 저는 작업하기에 앞서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신속하고 정확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최선의 방향이 무엇인지 결정하고 계획을 세운 뒤, 실 작업에 임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대용 기자 : YMCA야구단, 지구를 지켜라!등 많은 작품에 참여하신걸로 알고있는데, 최근에 작업 하셨던 Matte Paintting작업은?

유지은 : 최근에 개봉한 <빙우>라는 작품입니다. 산악재난사고 및 산악등반 장면이 많이 연출되어 <빙우>란 영화에서는 예상하는 것 보다 훨씬 많은 분량의 매트 페인팅이 쓰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세트촬영 부분만이 CG라고 생각하지만, 캐나다 설경 부분의 모든 장면이 매트 페인팅으로 처리되었습니다.
힘든 작업이었지만, 빙우 작업을 통해 기술적 노하우나 여러가지 측면에서 많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원본 소스

매트 작업

최종완성 (타이틀 Back Source 작업)

원본 소스

매트 작업

최종 완성(베이스 캠프)

실제 촬영되어진 소스보다 훨씬 더 와이드한 느낌으로 매트작업을 하고 카메라 워킹을 주었다.

세트의 한계로 인물이 각각 따로 촬영되었으며, 두 개의 소스를 한 컷에 배치하고 페인팅 하여 위험에 처한 상황으로 묘사하였다.

카메라가 오른쪽 상단에서 왼쪽하단으로 tilt down되는 컷이었고, 주인공이 낙뢰사고 뒤 곤경에 처한 상황을 묘사해야하는 장면이었으나 실제 찍혀진 촬영소스로는 주변 환경을 설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다시 컨셉에서부터 최종 아웃풋까지 혼자 해결해 나가야했었습니다.

원본 소스

최종완성(캐나다 풍경 샷)

실제 촬영되어진 소스를 매트 작업을 통해 거대하고 웅장한 느낌의 산 이미지로 만들었다.

원본 소스

매트 작업

최종 완성(등반 중 휴식)

험준한 산악등반 중 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는 등반대

최종 완성(부상당한 중현을 끌고가는 우성)

매트 작업을 통해 중, 원경의 볼거리를 더 제공해주었다.

원본 소스

최종 완성(오버행 등반)

오버행부분도 세트를 제외한 모든부분이 메트페인팅을 기초로 한 CG로 처리되었다.

신대용 기자 : 위의 그림들을 보니깐 Matte painting 작업시 tool을 다루는 능력이나 감각이외에 참고 자료들도 많이 필요로 하실 것은데 작업시 컨셉이나 자료는 어디서 구하시나요?

유지은 : 매트페인팅을 하기 전에는 사전에 많은 자료 조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매트 페인팅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소스에 관련된 많은 자료 확보는 매트 페인터에게 그 만큼 유리한 입지에 설 수 있게 해줍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촬영 소스나 인터넷 또는 관련서적에서 기본적으로 소스를 참고하고 필요에 따라서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직접 촬영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빙우 작업에서, 소스확보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셨던 허극렬씨와 매트 페인팅에 큰 도움을 주셨던 이종혁씨께 너무나 깊은 감사드립니다.

직접 소스 촬영 후 작업 한 예

신대용 기자 : 주로 사용하는 Tool은 무엇입니까?

유지은 : MAYA에서 카메라의 Perspective view를 참고하고, 주로 포토샵에서 실사이미지와 소스이미지를 합성한 후, 경우에 따라 디테일한 부분의 작업을 Painter에서 처리합니다.

신대용 기자 : Matte Paintting 작업시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가장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유지은 : 매트 페인팅을 하면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실 작업자의 pre production단계부터의 참여 입니다. 주어진 조건에서 마냥 작업하기 보다는, 촬영장에서, 필요한 자료를 요구할수 있는 철저한 준비성이 있어야 나중에 CG작업 하기에 훨씬 더 편하겠지요.

신대용 기자 : 자기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있다면 어떤것들을 꼽을 수 있을까요?

유지은 : 훌륭한 매트 페인터가 되가 위해서는, 영화에대한 폭넓은 지식과 스탭으로써의 현장감각, 영화속CG부분에 대한 정확한 이해, composite능력과 미술적 감각등...알아야 할 게 너무나도 많은것 같습니다.
앞으로 가야할 길도 멀고, 부족한 점도 많지만, 더욱 중요한건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지고 항상 깨어있을려는 의지인것 같습니다.

신대용 기자 : 앞으로의 계획이나 꿈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유지은 : 헐리웃을 비롯한 외국 선두 CG회사들 처럼 국내 매트 페인팅 분야도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pre production단계의 컨셉디자인부터 아트웍작업과 본작업에 들어가기전 자료확보 단계, 필름위에 그려 나가는 매트페인팅, 그리고 최종 컴포지팅 과정에서 아웃풋 체크와 관리 까지의 효율적인 작업시스템이 정리되어져야 합니다.

현재 진행중인 [역도산] 영화에서 매트페인팅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는 매트페인팅 시스템을 정리해보고 싶습니다.

신대용 기자 : 인터넷상에서 작품활동 및 SKILL UP에 참고가 되었던 사이트가 있다면 소개 좀 해주시죠.

유지은 : www.cgland.com, www.raysoda.com, www.slrclub.com, cgchannel.com

이 중 씨지랜드를 제일 많이 들어가서 좋은 자료들을 많이 얻습니다.^^;

신대용 기자 :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유지은 : 우리나라는 현재 제2의 영화전성기라고 불리울수 있을 만큼 수 많은 영화들이 제작되고 있고, 그에 따른 완성도 또한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부분에서 접근해 볼때 아직도 헐리웃에 비해 턱 없이 모자란 예산과 열악한 환경에서 수 많은 영화들이 제작되고 있습니다.

국내 CG업체의 열악한 환경속에서 매트 페인팅이 각광 받고 있는 이유는, 저 예산으로 최대의 퀄리티를 뽑아낼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매트 페인팅은 현실적으로 수많은 노동집약적 부분이 요구 되는 것이 아니라 작업하는 매트페인터 개개인의 감각과 손 끝에 달려있는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대단히 훌륭한 인적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실력있는 매트페인터들이 많이 등장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나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 특기는 하나 쯤 가지고 있지요. 본인 스스로가 자신의 장점에 대해 정확히 알고 꾸준히 개발한다면, 남들보다 한 발 앞서서, 보다 멀리... 보다 높이... 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는 매트 페인팅부분이 많은 관심과 활동으로 더욱더 활발히 진행되리라 예상되고, 아울러 한국CG계,, 더 나아가 한국영화가 더욱더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으면 합니다.

신대용 기자 : 인터뷰에 응해주신 유지은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CG으로 헐리우드와 우리나라를 비교한다는 것은 아직은 비교 자체가 우스운 것일 수 도있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제작조건에 걸맞는 작품들을 내놓고 있다. 단지 우리에게 시간과 돈이 충분히 주어진다면 허리우드와 비교할 만한 아웃풋을 내놓을 수 있을까? 문제는 시간과 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100년이 넘은 노하우를 가진 성년의 헐리우드와 이제 10년 남짓의 작업으로 걸음마를 땐 우리나라의 차이를 인정하고 우리만의 노하우 축적과 효율적인 작업 프로세싱을 찾아야만한다. 앞서 얘기했던 Matte painting은 우리의 작업환경에 걸맞는 효율적인 프로세싱으로, 사용하기에따라 발전 가능성이 아주 높다.

Matte Painting이 단순히 빈화면을 채우는 작업이 아닌, 영화의 흐름을 이어주고 열악학 제작환경을(점차 낳아지고 있지만...) 보충해주기에 더할 나위 없이 더 큰 역할을 해줄것으로 보인다.
이제 헐리우드가 아닌 한리우드의 꿈을 펼쳐보자!

cgLand 신대용 기자 shade3@cglan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