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국내 애니메이션 지원 정책"
1. 영진위(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책
“한국이 애니메이션 지원 정책은 좋은 편이지요.”
최근 기자가 만난 애니메이션 업계 관련 인사의 말이다.
우리 애니메이션 지원책은 나름대로 많은 보완을 거쳐서 이제는 실질적인 부분에 많은 도움이 되는 정책으로 발전되었다는 게 업계 실무자들의
의견이다.
우리의 애니메이션 지원책은 이제 그 규모와 다양성에서 세계에서 단연 독보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다.
배부른 때의 밥 한 숟가락과 정말 절실할 때의 한 숟가락은 매우 차이가 크다.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지원책은 바로
절실할 때의 밥 한 숟가락으로 비유될 수 있다.
기자는 그러나 애니메이션 제작 지원 실무 담당자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한 마디로 지원받을 작품과 지원받지 못할 작품이 너무 쉽게
구분지어진다는 얘기였다. 어떨 때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겠다는 건지 지원금만 받아 챙길 것인지 모르는 기획서도 올라온다고 한다.
물론 담당자들에 따르면 이런 속이 뻔한 기획은 예외 없이 1차 심사에서 모조리 가려진다. 혹시나를 기대했던 이러한 기획은 결과적으로 그
회사에 시간과 정력만 낭비시킨 셈이 된다.
담당자들은 또 이런 얘기도 했다. 제출하는 자료가 너무 부실하거나, 맥락을 못 잡아서 좋은 프로젝트 같은데 지원심사에서 떨어지는 안타까운
경우도 발생한다고.
이를 위해 cgLand는 국내 애니메이션 지원의 대표적인 두 기관,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문화콘텐츠 진흥원의 애니메이션 지원 프로그램을 정리해
보았다. 기획을 진행 중이거나 기획을 시작하는 기획자와 애니메이션 회사에는 작게나마 참고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애니메이션 지원정책 -자문: 영진위 애니메이션지원 담당 김태형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장편 애니메이션, 즉 극장용 애니메이션에 대한 지원이 매우 잘 되어 있으며 그 규모 또한 작지 않다.
영진위 애니메이션 지원책 가운데 가장 대규모로 진행되는 사업은 편당 8억 원을 지원하는 장편 애니메이션제작지원사업이다. 영진위는 이와
함께 장편 애니메이션 개발 지원 사업과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공모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비상업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지원으로는 독립 애니메이션과
공공 애니메이션 제작지원, 독립애니메이션 필름전환지원, 대학창작애니메이션 제작지원, DVD 제작 지원 등이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국내진흥부에서 애니메이션지원을 담당하는 김태형 씨와 영진위 애니메이션 지원 사업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저희 영화진흥위원회는 극장용 애니메이션과 독립 애니메이션에 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김태형 씨에 따르면, 영진위가 애니메이션 파일럿(데모용 동영상)에 지원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한다.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지원 사업(10월)
영진위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애니메이션 지원 사업은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지원 사업. 제작 중인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1년에 한 편을 선정해서,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원 규모는 8억 원.
“작년까지만 해도 2편을 각 4억 원 이내로 지원을 했습니다만 올해부터는 하나의 작품에 8억 이내의 지원금을 줄 계획입니다.”
지난 해 선정된 작품으로는 ‘마리이야기’의 씨즈엔터테인먼트의 차기작 ‘도꾸’와 엘리시움을 만들었던 빅필름 주요 제작진이 세운 픽셀 플레넷의
‘X 레인저’. 이 두 작품은 각각 4억 원(현금 3억 원, 현물 1억 원)의 지원을 받고 현재 작업 진행 중이다.
X 레인저(픽셀플래넷)
“보통 10~20편 정도가 접수됩니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게 시나리오와 기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청은 보통 10월에 있다. 올해의 경우 10월 18일에서 22일까지 5일간 접수를 받는다고 한다.
지원금은 순제작비의 50% 이내에서 지원한다. 순제작비에서 사무실 임대료나 시나리오 개발비, 홍보, 마케팅 비용 등은 제외된다고 한다.
“영진위에서 하는 지원 사업 가운데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사 극영화에 대한 지원의 경우도 편당 4억 원을 넘는 게 없으니까요.”
장편 애니메이션 개발 지원 사업(6월)
“시나리오와 프리프로덕션 제작비를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초기개발지원과 심화개발지원으로 나눠지는 이 사업은 각각 최대 5천만 원과 6천만 원씩 지원된다. 지원되는 프로젝트는 초기개발지원 2편,
심화개발지원 3편, 총 5편이다.
“초기 개발지원은 기획안과 진행 중인 시나리오가 있을 때 이를 파일럿화 하는 작업을 지원합니다.” 이 지원에 선정된 작품은 1년 뒤 완성된
장편 애니메이션 시나리오와 1분 이상의 동영상을 제출하면 된다.
심화개발지원은 이미지 보드(각 씬의 대표적인 이미지)와 애니매틱스(동영상 콘티)를 만드는 작업을 지원해 주는 지원사업이다. 선정된 작품은
1년 뒤 80~100씬의 이미지 보드와 5분 이상의 애니매틱스를 제출해야 한다.
“선정이 된 기획은 약정을 체결하게 되는데, 약정 체결 이후 3개월 이내에 제작에 들어가야 합니다. 또한 12개월 이내에 제작을 끝내고
완성물을 보여줘야 합니다.”
아드레날린드라이브(파파빙고)
애니메이션 개발을 위한 지원사업이므로 개발에 대한 책임을 완수하지 못할 경우에는 지원금을 환수한다고 한다. “미완성시에는 지원금은 물론
해당 이자를 다시 돌려받습니다.”
이 지원은 6월쯤에 있다. 올해는 지난 6월 21일부터 25일까지 접수를 받았다. 지난 2003년에 지원을 받은 작품으로는 연필로 명상하기의
‘소중한 날의 꿈’, 파파빙고의 ‘아드레날린 드라이브’, 디지스케이프의 ‘사이버레이서’ 등이 있다.
소중한 날의 꿈(연필로 명상하기)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공모(8월)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공모사업은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창작 인력의 저변 확대와 애니메이션 제작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지난 99년부터 매년
시행된 사업이다.
“작품성과 시나리오 완성도 부분을 중점적으로 검토해서 당선작을 선정합니다.”
공모는 매년 8월 정도에 있다. 올해의 경우 8월 23일부터 27일까지 접수를 한다. 대상 1편에는 2천만 원, 우수작 2편에 각각 1천만
원씩 상금이 주어진다.
지난 99년부터 시행해서 올해로 6년째를 맞긴 하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없다. 10여 편의 당선작 가운데 아직 애니메이션화한 작품은
없다. 아직 애니메이션 기획이 그리 활성화하지 않은 국내 제작 실정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조만간 시나리오 뱅크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공모에 뽑힌 시나리오와 기획안은 공개해서 웹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비 상업용 애니메이션 제작 지원
영진위는 상업용 애니메이션 제작지원과 함께 대학창작 애니메이션과 독립 애니메이션 제작지원 등 비 상업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에 대한 지원도
제공하고 있다.
대학 창작 애니메이션 제작지원(5월)의 경우, 애니메이션 학과의 졸업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프로젝트 당 최대 1천만 원의 지원금이 제공된다.
1억 5천만 원의 예산이 이 사업에 배정되어있다.
공공애니메이션 제작지원(4월)은 공익성을 주제로 한 모든 애니메이션(장르, 제작기법, 상영기간 등의 제한 없음)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최대 5천만 원까지 지원되며 2편 이내의 작품이 선정된다.
이와 함께 DVD 제작 지원(4월, 10월)이란 사업도 있다. 극장 배급 및 상영이 어려운 독립(단편)영화나 극장 상영후의 영화를 DVD로
제작하는 것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 새롭게 도입되었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4월)와 하반기(10월)에 사업을 진행한다. 지원 예산 규모는
1억 5천만 원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애니메이션 제작지원 사업을 간단하게나마 정리해 보았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애니메이션 지원과 관련한 세부적인 사항은 영진위
홈페이지(www.kofic.or.kr)를 참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