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 Artist 조예원"

슈렉2에서 라이팅을 담당했으며, 현재는 픽사에서 근무 중인 조예원 씨로부터 미국에서의 CG생활과 슈렉2 작업을 하면서 느낀 점 등을 들어보았다.

슈렉2 라이팅 팀에서 함께 일했던 유코 오쿠무라와 함께 PDI 건물앞에서 ….

I. Shrek2

슈렉2에서 라이팅을 담당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담당하셨는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슈렉2에서의 라이팅 팀은 6~7팀이 있었으며, 한 팀은 7~10명으로 구성되어 한 시퀀스를 완성하였습니다. 한 시퀀스는 주로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3~4 개월까지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참여한 장면은 숲 속에서 장화 신은 고양이와 슈렉이 처음 만나는 장면
, 프린스 차밍이 피오나 공주, 해롤드 왕, 왕비를 만나 자신을 슈렉이라고 설득시키는 장면
, 마지막 부분에서 거인이 된 진저 브레드 맨이 슈렉을 어깨에 태우고 피오나의 결혼식에 가는 야경 장면 등입니다.

각 장면들마다 구현하는 데에 따른 어려움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숲 속의 장면은 뒷 배경의 수 많은 나무들을 최소한의 렌더 타임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의 하나였습니다. 어떻게 렌더링을 빠르게 진행시킬 수 있는 지를 고려한 “Optimization(최적화)”가 관건이었지요.

또한 고양이의 털을 새로 개발된 볼륨 라이팅(Volumetric Lighting) 테크닉을 사용하여 털의 투명성을 유지하면서도 색감을 조절하는 점이 재밌으면서도,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프린스 챠밍의 경우, 헤어(hair)에 볼륨쉐도우(Volume Shadow)를 사용하여 머리카락 하나 하나가 볼륨감 있도록 표현하는 것과, 슈렉 2에서 처음 시도된 글로벌 일루미네이션(Global Illumination)을 사용하여 인물 및 배경(특히 건물)에 있어 자연스러운 빛의 반사 효과를 표현한 점이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이었습니다.

이 밖에, 마지막 야경 부분에는 많은 특수 효과가 적용된 부분이 많았는데, 특수 효과의 경우, 각 shader에 따라 빛 투과도가 달라 일반 사물과는 다른 라이팅 셋업이 필요 했습니다.

같은 라이팅 팀에서 일했던Andrew McPhillips가 포스터에 사인을 하고 있는 모습.

슈렉2를 하면서 느낀 점은?

CG영화를 제작하는 것은 참으로 많은 준비 과정을 요하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실사의 경우는 카메라로 찍으면 배경이 이미 있지만, CG영화는 일단 배경에 있는 인물 하나 하나가 작은 움직임이라 하더라도 다들 한 번씩은 손을 거쳐야만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습니까? 한 컷 하나 하나에 많은 팀웍과 노력이 들어 가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슈렉 1편의 경우, 스토리 개발의 과정을 합치면 거의 5~6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충분한 제작 기간을 염두에 두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슈렉 1편이 완성될 즈음 제프리 카첸버그는 이미 슈렉2의 제작을 염두에 두었다고 합니다.

슈렉2는 William Steig의 소설을 바탕으로, 현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팝 문화에서 패러디한 부분과 유머러스한 장면에 있어서는 더 많은 수정 과정을 거쳐야 했다고 합니다.

슈렉2의 제작은 2년 정도가 걸렸지요. 특히 제작 과정의 마무리 과정까지 지속적인 스크리닝을 통해 스토리를 검토한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스토리가 박스 오피스와 직접 연결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듯합니다.

슈렉2 개봉을 앞두고 ….

또한 500여 명에 가까운 인원들이 스토리, 아트, 레이아웃, 모델링, 캐릭터 테크닉컬 디렉션, 텍스쳐(Surfacing), 라이팅, 애니메이션, 특수 효과, 매트 페인팅(Matte Painting) , R & D, 프로덕션 엔지니어링 등 여러 분야로 나누어져 서로 팀웍을 맞춰가며 완성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한편, 기술 개발에도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었습니다. 여러 특수 효과 및 배경 부분의 사실적인 표현이 스토리 전개상 필요했으므로 그에 맞는 이미지를 CG로 구현해 낼 수 있는 테크놀러지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영화 작업에 참여했던 팀원들이 사인한 슈렉2 포스터

조예원은 서울대 미대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뉴욕의 스쿨 오브 비쥬얼 아트(SVA)에서 컴퓨터 아트를 전공 했다. 졸업 작품(트라일레마, Trilemma)는 미국의 Student Academy의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히로시마 애니메이션 페스티발을 비롯하여 시그라프(Siggraph) 및 많은 국제 영화제에 초빙되었으며, 뉴욕의PBS의 인디(독립) 필름 메이커들을 다루는 특집에 소개 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003년 5월에는 뉴욕의 유망한 아티스트 145명에게 수여하는 NYFA Artists fellowship의 Computer Art(12명)부분에 선정되기도 했다. (www.nyfa.org) 현재는 조예원은 슈렉2를 마친 후, 픽사(Pixar)에서 내년 11월에(미국) 개봉을 앞둔 “Cars”의 Lighting Technical Director로 활동하고 있다.

II. CG Life

어떤 계기로 CG를 시작하셨나요?

CG 애니메이션이라기 보다는 Time-Based 작업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대학교 때에 조소와 시각 디자인을 전공했었는데, 영상 과목 시간에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시간”이라는 요소가 가미된다는 점이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Svankmajer 의 Dimension of dialogue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다양한 오브젝트를 사용한 Surrealism적 경향의 작품을 보면서 새로운 미디어를 통한 심리적 표현의 가능성을 처음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Dimension of dialogue

현재 CG업계에 만족하십니까? 한다면 왜? 아니라면 만족하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하실 계획이신가요?

현재의 CG는 미국을 중심으로 하여 상업적인 부분에 많이 집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CG영화의 경우 많은 자본이 투입되는 산업인 만큼, 상업성에 촛점을 두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일단 기본 시장을 확보해 둔다면, 점차 새로운 애니메이션 기술이나 스타일에 투자할 자본과 여유가 생기지 않을 까요?

예를 들어, 큰 영화사의 경우, 매년 단편들을 중심으로 테크닉 및 스토리상의 새로운 시도를 하는 등 CG업계가 더욱 확장된다면 다양한 장르의 애니메이션이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겠지요.

이미 뮤직 비디오의 경우, 새로운 테크닉이나 이미지의 개발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시그라프 Electronic Theater에서 선정되기도 한 The Mill에서 제작한 Go to Sleep (music: Radiohead) 를 예로 들 수 있겠네요.

혹시 개인적으로 준비 중인 작품이 있는지요. 이전 작품과 함께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개인 작업으로는 졸업 작품이었던 트라일 레마 (Trilemma)와 프리 프로덕션(pre-production)단계에 있는 Desert in the city가 있습니다.

트라일 레마는 3중고라는 뜻의 트라일레마가 암시하듯 서로 물리고 물려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심리적 상태를 퍼펫의 형식을 ��해서 표현하고자 한 작업입니다.

Trilemma(동영상보기)

Desert in the city는 도시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지난 해 에 Death Valley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적막한 사막에서의 사운드가 인상 깊었습니다. 이번 작업은 그 당시 받았던 사운드의 인상을 비쥬얼 작업으로 옮기는 작업이 될 것 같습니다. 음악은 트라일 레마를 작곡하였던 중국계 미국인, Justine Chen이 맡을 예정입니다.

III. 미국에서의 CG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에서 근무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중요시 한다고 생각 합니다. 영화의 경우 몇백 명이 함께 작업하는 만큼, 다른 팀 (애니메이터, 특수 효과 등)과의 협동 작업이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또한, 영화 제작 전체 과정의 공유 및 이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큰 영화 회사일수록 개인이 하는 역할은 더 세분화되는 경향이 있지요. 그렇지만 영화가 완성되기 전에 초기 단계부터 거의 완성 단계에 이루기까지 여러 번 의 스크리닝을 통해 전체 스토리나 제작과정을 ‘함께’ 검토하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다른 파트에서의 제작 과정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제공되는 점도 영화 전반의 제작 과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미국에서의 공부는 실무에서 일할 때 어떤 도움을 주었습니까?

미국의 경우, 최근에는 3D 애니메이션 업계에 많은 프로젝트가 있었던 만큼, 빠른 시일내에 작업을 진행시킬 수 있는 경력 있는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요. 하지만, 항상 창의적인 면과 기본기가 돋보이는 작업에는 주의를 기울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운이 좋게도) 뉴욕에서 공부하는 동안 두 가지 모두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 뉴욕의 School of Visual Arts 석사 과정에 있을 때, 수업은 fine Arts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수업을 통해 작업 컨셉에 관련된 내용에 관해 토론할 수 있었고, 또 한 편으로는 Independent Study(소수의 학생들 스스로가 수업의 내용과 강사를 신청 할 수 있는 수업 형태)를 통해 Bluesky Studios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과 접할 수 있었습니다.

IV. 라이팅

라이팅 분야에 대해 cgLand 회원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게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슈렉에 쓰였던 라이팅 테크놀러지에 관해서 새롭게 쓰였던 두 가지 테크닉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PDI의 R & D 파트에서 자체내의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슈렉2에서는 슈렉 1편에 비해 두드러지게 발전된 시각효과로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슈렉2에서 쓰인 라이팅 부분의 기술적인 진보는 글로벌 일루미네이션(Global Illumination)과 볼륨메트릭 라이팅(Volumetric Lighting)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일루미네이션의 경우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영화산업계에서 주목을 받아 왔지만 막상 영화에 도입하기에는 무리였다고 합니다. 영화의 경우 100분이 넘는 분량을 렌더링하려면 그에 따르는 렌더시간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PDI에서 개발한 글로벌 일루미네이션(Global Illumination) 테크닉인 바운스 라이팅의 경우에는 렌더 시간을 단축 시킬 수 있었다고 합니다.

글로벌 일루미네이션의 테크닉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한 물체에 반사된 빛을 복사하여 그것을 그 물체를 둘러싼 다른 물체에 부분적으로 비출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인물의 안면에 드리워지는 어두운 그림자를 컴퓨터가 계산하여 주위의 환경, 즉 볼, 가슴 등에서 반사된 빛들이 목, 코 아랫 부분의 어두운 곳을 메꾸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슈렉2 전체 장면의 80%에 가깝게 쓰인 이 테크닉은 사실적이고 자연스러운 조명효과 및 장면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부드럽고 풍부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볼륨메트릭라이팅의 경우에는 주로 장화신은 고양이의 털(fur)표현이나 인물 캐릭터등의 머리카락의 표현에 많이 쓰였습니다. 이 기술은 3차원의 쉐도우 맵(Shadow Map)을 사용함으로써 기존의 2차원의 쉐도우 맵(Shadow Map)에 비해 빛의 투과도를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인물의 머리카락에 볼륨 쉐도우를 적용한 예

V. 앞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일단은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네요. 영화 제작에 관한 이해를 실무를 통해 좀 더 확실히 하고 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실험적인 영상 작업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문화적인 성장에 공헌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cgLand 송근우 기자 egtree@cglan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