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I의 Lighting Animator 송정진"

cgLand는 최근 인디펜던스 주최로 열렸던 '슈렉2' 제작 세미나에 강사로 참가한 송정진씨를 만나보았다. 송정진씨는 PDI-드림웍스에서 라이팅 테크니컬 디렉터로 '슈렉2' 제작에 참여했다. '슈렉2'는 특히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글로벌일루미네이션을 적용한 작품이다.

다음은 송정진씨과 함께 나눈 글로벌일루미네이션과 PDI의 라이팅 작업 프로세스에 관한 이야기이다.

글로벌일루미네이션(Global Illumination)

글로벌 일루미네이션 작업 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우선, 시퀀스 수퍼바이저가 시퀀스(Sequence)의 환경(Environment)을 글로벌일루미네이션으로 할 것인지 등을 결정합니다. 시퀀스 수퍼바이저와 키라이터(Key Lighter)들이 결정한 사항을 바탕으로 라이팅을 셋업합니다.

그 다음은 일반 라이팅 프로세스와 비슷합니다.

키 라이터들은 아트디렉터들의 책임자인 프로덕션 디자이너의 참고 이미지(Reference art)를 기본으로 라이팅 작업을 시작합니다. 그 분위기를 맞춰 키샷(Key Shot)들도 똑같이 이니셜 리뷰(Initial Review)하고, 50%리뷰하고, 75%리뷰하고, 파이널리뷰를 거친 뒤 최종 컨펌을 받습니다.

최종 컨펌된 키 샷을 기본으로 그 시퀀스의 프로덕션 라이팅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프로덕션 라이팅 작업이 시작되면 키 라이터들이 키샷에 세팅 된 라이트들을 카피해서 각자 자기 삿에 올려 놓습니다. 다음에는 각 샷의 분위기에 맞게 조금씩 조정을 합니다.

PDI-드림웍스는 글로벌 일루미네이션을 어떻게 사용합니까?

PDI-드림웍스 같은 경우, GI(Global Ilumination)라이트가 있어요. GI 라이트의 경우 방향성이 없기 때문에 컨트롤하기 힘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업용 GI 솔루션들은 스틸이미지의 경우는 사용할 수 있다해도, 모션 이미지가 들어가는 애니메이션의 경우 힘들었습니다. 캐릭터의 움직임에 따라서 라이팅을 컨트롤해 줘야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애니메이션 쪽에서는 아직 GI가 사용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PDI의 GI라이트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했습니다. 스위치처럼 전등을 껐다켰다 할 수 있도록 옵션을 줬습니다. 또한 스팟 라이트처럼 라이트의 폭과 폴오프(fall off) 수치, 색깔, 인텐시티 등을 조절할 수 있는 GI필터라이트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기본적인 조명을 미리 설치해 놓은 다음에 꺼놨던 글로벌 일루미네이션 라이트를 활성화 시켜서 효과를 조정하는 것인가요?

그렇죠. 기본적으로 캐릭터에 대한 라이팅을 한다고 하면, 기본적인 GI라이트를 놓고, 필터라이트를 놓고, 키(Key), 필(Fill), 림(Rim) 라이트를 각각 설치합니다. 아직은 GI라이트를 활성화시키지 않고 기본적인 조명을 설정합니다.

GI를 적용한 슈렉

그 다음 GI라이트를 켭니다. 이 상태에서 장면을 살펴본 다음 GI 필터 라이트를 어느 쪽에 둘지를 결정합니다. 그리고 라이팅들을 조금씩 조정(tweaking)합니다.

하지만 머리카락 같은 경우에는 GI라이트를 쓰지 않습니다. 너무 지오메트리가 많기 때문입니다. 바운스 레이어에서 제외시켜 버립니다.

머리카락이나 털같은 부분을 따로 렌더링하는 것은 아닙니다. PDI의 렌더 소프트웨어는 다른 식의 라이팅이 셋업이 되었더라도 자동으로 머리카락이나 그외의 부분을 함께 한개의 레이어로 렌더링 할 수 있습니다.

세미나 중에 빛이 바운스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페이스를 최대한 줄인 지오메트리로 대체한 뒤 GI를 적용한다고 하셨는데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바운스 라이트를 셋업할 때, 바운스 라이트 안에 렌더링 되는 레이어와 전혀 다른 바운스와 관련된 레이어를 추가 설정합니다. 바운스 라이트 내에 바운스 레이어를 설정해 주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덕분에 렌더링이 가능해 집니다. 만약 이러한 부분이 분리가 되지 않으면 모든 오브젝트들을 렌더링해야하는데 그럴 경우 렌더링 시간이 늘어나게 되고, 실용적이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씬에 있는 오브젝트들을 바운스되지 말게 하고, 폴리곤 수를 대폭 낮춘 오브젝트만 바운스되게 하는 것이죠?

GI 렌더링 프로세스(관련 설명은 이곳을 클릭)

그렇지요. 바닥이나 주변이 엄청 복잡하거나 할 경우, 바운스 레이어 안에서는 미리 렌더링 된 맵소스를 입힌 플레인을 가지고 바운스를 계산합니다. 폴리곤 숫자가 하나니까 그것에 따른 렌더링 시간이 엄청나게 절약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적은 폴리곤에서 색깔만 묻어나오게 하는 것이로군요.

그렇지요.

그렇다면 슈렉2 작업시 바운스되는 러프한 오브젝트는 폴리곤이 몇 개 정도 되었습니까?

기본적으로 바닥에 플레인 놓고, 돔(Dome)을 놓습니다. 만약 공간이 방같이 닫혀진 공간이어도 마찬가지로, 반구에 주변 톤에 맞는 그래디언트 정도만 잡아줘도 분위기는 충분히 잡아줄 수 있습니다. 바닥에 그라운드와 비슷한 톤을 적용해 줍니다. 그 다음 털을 뺀 캐릭터를 올려놓습니다.

PDI의 라이팅 프로세스를 좀더 자세히 정리해 주시겠습니까?

처음에 킥오프(Kick-off)라고 하는 단계가 있습니다. 라이터들과 프로덕션 디자이너, 아트디렉터 등과 함께 앉아서 레퍼런스 아트와 키샷들을 비교합니다. 이 자리에서 '이 부분은 이런 분위기로, 이런 톤으로, 이 정도의 밝기로, 이런 식으로 해라'하는 계획이 나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키 라이터들은 아트디렉터들의 책임자인 프로덕션 디자이너의 참고 이미지를 기본으로 라이팅 작업을 시작합니다. 그 분위기를 맞춰 키샷들이 만들어집니다.

키샷을 기본으로 각 라이터들에게 할당량이 맡겨집니다. 대략 한 시퀀스를 작업하는데 6~8주 정도 걸립니다. 이 때 사람의 능력에 따라 시퀀스 내에 있는 샷을 5개에서 30개까지 받습니다.

물론 작업프로세스는 회사마다 다른데 PDI가 좋은 점은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자그나마 샷을 받아서 자기 몫으로 라이팅을 다 하게 일을 준다는 점입니다. 어떤 회사의 경우는 '나는 시니어니까 캐릭터해, 너는 돌만 해.' 이런 경우도 종종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회사에서 근무하다 온 사람은 '돌만 조명하다 왔어요'하더군요.

예를 들어 20개 정도의 샷을 맡았다고 가정하면, 우선 그 샷들은 전혀 다른 샷이 아니라 비슷비슷한 샷들입니다. '슈렉2' 저녁식사 시퀀스에서 제 샷들은 여왕쪽과 동키가 앉아있는 쪽들의 샷들이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어떤 사람은 슈렉이 나오는 장면을 맡고, 또 어떤 사람은 왕쪽을 맡는 등 연관있는 샷들로 일을 나눠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50%될 때까지는, 샷이 20개 정도가 되었다면, 키샷이 될 만한 것을 한 5개 정도의 샷만 라이팅을 해요. 나머지는 거기에서 라이트 세팅을 카피해서 각 샷으로 옮겨서 사용합니다.

75%가 되면 할당받은 모든 샷들이 필름 해상도로 렌더링이 끝나야 해요. 100%까지는 정교한 보정작업(fine tuning)을 합니다. GI 샘플링을 하다보면 샘플링이 너무 적으면 커스틱 같은 게 생기거나 노이즈 등이 생길 수 있어서. 테크니컬 픽스라고 해서 기술적으로 보정을 합니다.

슈렉2에는 캐릭터의 80% 정도에 GI가 사용되었다.

운이 좋으면 75%에서 끝날 수도 있는 건가요?

그렇죠. 50% 상태에서도 끝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분은 50% 단계에서는 아직 필름 해상도로 렌더링이 안 되었기 때문에 최종 컨펌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문 편이긴 하지만요.

50%, 75%리뷰 등에서는 어떤 상황들이 점검됩니까?

이니셜 리뷰 단계에서는 자신이 러프하게 셋업한 라이트 상태를 보여줍니다.

평소에 데일리(일일점검) 때에는 비주얼이펙트 수퍼바이저와 프로덕션디자이너와 아트디렉터만 참가합니다.그러다가 이니셜 리뷰, 50%리뷰, 75%리뷰같이 큰 리뷰를 할 때에는 온갖 관련자들이 다 들어와서 코멘트를 합니다. 이러한 리뷰는 중요한 거라서 프로덕션디자이너, 아트디렉터 뿐만 아니라 비주얼이펙트 수퍼바이저와 프로듀서, 감독 등이 참석합니다. 그러니까 사공이 무지 많죠(웃음).

비주얼이펙트수퍼바이저나 프로덕션 디자이너는 이러한 리뷰에서 자신들의 영역에 맞는 적절한 판단을 해서 감독에게 알려주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어떠한 특수한 효과나 분위기를 보강하거나 추가할 경우 이들은 '어느 만큼 하려면 얼마만큼 시간이 더 든다.' 등이 그런 것이죠. 제작에서 시간은 결국 돈과 직결되는 것이니까요.

그렇다면 여러 사람들이 각각 작업을 하면서 동일한 느낌을 맞춰주는 일은 어떻게 합니까?

컨티뉴이티(Continuity: 연속성)는 작품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죠. 그 컨트롤은 프로덕션 디자이너와 아트디렉터가 합니다.

연속성을 맞추기 위해 저희는 '컨택 시트(Contact Sheet: 시퀀스나 샷의 대표적인 이미지들을 한 장에 모아놓은 것)'란 것을 사용합니다. 작업시 자기 샷만 파고들다보면 다른 샷에 비해 샷이 튈 수 있거든요. 컨택 시트를 보면 그러한 부분이 쉽게 확인될 수 있어요. 아트디렉터나 프로덕션 디자이너는 수시로 컨택 시트를 확인하고 라이팅렌더링이된 무비파일도 늘 확인합니다. 그래서 이파일들을 항상 업데이트하는 일도 라이터의 몫이죠.

라이팅 작업자들은 '이 샷에서 이 부분을 죽여', '이 샷은 백그라운드가 너무 어두워' 등등 의 컨티뉴이티에 관한 코멘트를 받아요. 물론 아주 디테일한 라이팅 코멘트도 늘 함께 받습니다.

cgLand 송근우 기자 egtree@cglan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