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 애니메이션, 문화산업의 핵심으로 부각"

요즘 화두는 ‘문화콘텐츠’와 ‘해외시장진출’ 이다. 최근에 개최된 세미나와 컨퍼런스의 주제가 이런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미국 문화콘텐츠 시장 진출 전략 세미나’가 열렸고, 얼마 전에는 ‘창작 산업으로서의 만화-애니메이션 산업의 발전 방안’을 주제로 포럼이 개최되었다.

<미국 문화콘텐츠 시장 진출 전략 세미나>

제조업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의 국가들이 장악했고, 핵심기술이나 자연과학 분야에서는 일본이나 영미권에 뒤쳐져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런 시장상황에서 돌파구는 문화를 수출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제는 모두가 한 목소리로 문화콘텐츠의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 중심에 애니메이션 산업이 있다.

문화콘텐츠는 우리 정서를 담은 창작물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우리만의 문화가 사라져가고 있다. 브라질의 인기 캐릭터 ‘모니카’가 수입되어 “골목대장 모니카”라는 제목으로 내년 초에 방송할 계획이고, 단행본도 출간할 예정이다. 출퇴근 길에 지하철에서 보는 무료신문에서도 프랑스의 유명한 만화 캐릭터 ‘띠떼프’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둘리’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브라질 인기 캐릭터 모니카, 프랑스 인기 캐릭터 띠떼프>애니메이션이 진정한 문화콘텐츠로 부상하려면 창작물을 만드는 것이 선결 과제다.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된 다모와 풀하우스, 바람의 파이터 모두가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라그나로크와 파페포포 등도 영상물로 제작될 계획에 있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들도 우리 정서를 담고 있는 원작과 스토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100% 우리 기술로 만들었다고 해서 우리만의 문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장승업의 위대한 예술혼을 담은 취화선이 칸느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성강 감독의 마리이야기가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의 장편 경쟁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수상 이유가 작품의 완성도와 수려한 영상미 때문이라고 단순하게 정리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하다.

<마리이야기 한 장면>

 

지금까지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기술을 최고로 유지하기 위해서 연마해 왔다면, 앞으로는 우리만의 정서를 담을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뎃생 연습을 하고 상황을 묘사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기 위한 훈련을 필요한 시점이다.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작품이 성공한다는 말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원화를 제대로 그리는 것도,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 동작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품을 이끌수 있는 핵심 아이디어에 우리 문화를 투영해야 한다.

 

애니메이션 문화콘텐츠를 만들 최적의 시기이다

문화콘텐츠를 육성하기 위한 노력은 국가 시책에도 나타나고 있다. 기술과 사업성만으로도 대출을 지원해주는 ‘기술신용보증제도’가 문화관광부와 기술신용보증기금과 협약하여 시행될 예정이다. 애니메이션, 전자책, 게임, 음반, 캐릭터 등의 ‘문화상품 기획제작’ 분야가 우선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분야로 선별되었다. 학계나 산업체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애니메이션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어떤 일을 하든 때가 있기 마련이다. 너무 앞서가도 인정 받을 수 없고, 유행이 지난 후에 후회해도 소용없다. 우리만의 정서를 담은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만들 기회가 바로 지금이다.

CGLAND 정도환 기자 / dohwanj@cglan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