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Staging)
Animation의 12원칙

글 : 이종목
그림 : 이종목, 김성태

■ 연출의 설명에 앞서...

우리가 대화를 할 때 사용하는 것은 말과 몸짓 등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보다보면, 흔히 말하는 잘된 애니메이션은 재미있고 감동과 여운을 주게 됩니다.

반대로 잘 안된 애니메이션은 어떤 내용인지도 잘 모르고 보통 지루하며 보는 것 자체가 고통입니다.

재미있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게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임무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재미있는 화면을 연출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 입니다.


■연출의 의미

연출은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모든 이들과 대화하고 이해시키고, 또한 감정의 변화가 생기게 하는 언어입니다.
연출은 무대라는 단어인 스테이지(Stage)에서 시작된 단어입니다.
연출의 프랑스어는 미장센(Mise-en-scean)입니다. 이 단어를 그대로 풀이하면 '장면을 배치한다'는 뜻입니다.

화면을 보면서 관객들이 "왜 저런 화면이 나왔지?"라는 점에 대해, "아 그래서 저 화면이 나왔구나."라는 답을 주어야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가장 좋은 연출

가장 좋은 연출은 단 한가지입니다.
애니메이션을 기획하고 연출할 때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화면이 더 좋지 않을까? 저런 화면이 더 좋지 않을까?

그런 여러 가지 고민 후에 제작되어 보여주는 것은 단 하나의 화면입니다.
같은 장면을 여러 구도에서 보여주어 효과적일 수도 있겠지만, 보통은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은 관객에게 고통을 주는 일입니다.

잘된 애니메이션과 잘 되지 않은 애니메이션의 차이는 가장 좋은 화면에 얼마만큼 밀접하게 접근하고 표현했느냐입니다.




■ 연출에 필요한 요소들

- 배우(Character, Actor)
화면에 맨 처음 보이는 것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10명중 7~8명 이상은 '캐릭터'라고 할 것입니다.
BG Only Scene(배경만 나오는 씬)를 제외한 거의 모든 씬에는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배우의 효과적인 배치는 연출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입니다.

- 배경(Background)
배우와 더불어 화면에 항상 나오는 요소입니다.
배경의 연출은 배우와의 관계를 상당히 고려해야 합니다.

- 소품(Props)
캐릭터와 배경만 있는 화면은 단조로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품은 그런 단순한 화면을 좀 더 분위기있고 멋있게 해줍니다.
소품이 스토리 진행 상에 중요한 열쇠를 갖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 조명(Lighting)
광선(빛)이 어디서 오는가? 어떻게 표현하는가? 그것은 애니메이션이 보여지는데 있어서 같은 화면이라도 느낌을 확연히 바꿀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귀여운 소녀가 있다고 할 때, 조명이 위에서 비추면 무난하게 보이지만 아래에서 비추면 공포영화의 한 장면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 효과(Effects)
효과를 미리 계획한다면 실제 제작 시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일일이 작업하는 것보다 효과를 주므로서, 더 작은 노력으로 더욱 더 효과적인 화면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 사운드(Sounds)
캐릭터의 대사나 효과음, 배경음 등의 청각적 요소는 시각적 요소만큼 중요합니다.
어떤 것도 보여주지 않고 사운드로만 연출된 화면이 상당히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러 작가들이 주제음악을 먼저 제작하거나 정하고 그 음악을 들으면서 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카메라(Camera)
마지막으로 언급하는 카메라는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가장 마지막에 이야기 해봅니다.
연출된 모든 요소들은 카메라 안에 어떻게 보여지느냐가 곧 관객이 보는 것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 왜 이화면이 있는가?

좋은 애니메이션과 좋지 않은 애니메이션의 차이를 이야기하는 것은 상당히 조심스러우면서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것은 분명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고 생각의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있습니다.
화면이 연출될 때, 그 화면이 왜 지금 보여지며 왜 그렇게 보여지는가?
이 점에 대해서는 연출에 의한 설명이 분명히 있어야 합니다.

형사로 보이는 여자 캐릭터가 총을 들고 무엇인가를 조준하고 있습니다.
사격연습을 위한 타겟이 나온다면 관객은 아무 의심없이 캐릭터가 사격연습을 한다고 느낄 것입니다.
하지만 귀여운 곰인형이 나온다면 관객은 왜 저 소품이 나올까 하며 상당히 난감해 할 것입니다.
귀여운 곰인형이 총에 맞는 모습은 상당히 끔직한 연출일 것입니다.
물론 그 곰인형이 총에 맞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있다면, 큰 무리는 없겠지만 이런 연출은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느끼게 할 것입니다.
작품을 보면서 사람들이 제작자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해 그 작품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고 다른 의미로 받아들인다면, 안타까운 결과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캐릭터가 왜 그 위치, 상황에서 등장하고 움직이는 것일까?
배경이 움직인다면 왜 그 배경이 지금 저렇게 움직일까?
소품이 나온다면 저런 소품은 왜 나오는 것일까?
조명이 있다면 그 조명은 왜 지금 저 방향에서 나오는 것일까?
카메라는 왜 이런구도로 연출하고 있을까?

이런 질문에 대해 제작자는 영상으로 대답할 수 있게끔 명확한 연출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의미없는 화면의 연출은 지루함과 작품의 질적 측면에서 상당한 마이너스 요소가 될 것입니다.



■ 하나의 아이디어

연출된 화면에는 하나의 아이디어만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한 화면에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것이 퀄리티있는 좋은 화면을 연출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요소들이 한 화면에 보여지게 되면, 보는 사람은 복잡하기만 할 뿐 의미전달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림을 누르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연출을 보시면 캐릭터인 강아지와 아주머니 이외에 움직이는 것은 가게의 환풍기(Fan)일 뿐입니다.
이런 장면을 연출할 때 기술적인 능력이 된다면 햇빛 등의 효과나 여러 가지 움직이는 것을 보여주어서 퀄리티를 높인다는 이유로 조연(Extra)들을 등장시키고 무엇인가 여러 가지 움직이게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내용의 전달도 잘 안될 뿐더러, 무엇보다 시선이 분산되는 역효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환풍기(Fan)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관객은 강아지가 힘없이 걸어가는 모습 만을 보면서 지루함을 느끼게 됩니다.
화면의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이해 시키면서도 단조로운 연출을 피하는 의미에서 필요한 아이디어는 하나면 충분합니다.


■ 스토리보드에서의 연출

애니메이션 제작에 있어서 가장 먼저 화면에 어떻게 연출되는지 보여지는 것이 스토리보드입니다.
애니메이션 제작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고 제작의 경험이 있다면 스토리보드의 중요성을 알 것입니다.
잘 된 애니메이션의 스토리보드를 보면 신기할 정도로 기획단계인 사전제작(Pre-Production)에서 제작된 스토리보드가 최종 완성된 애니메이션과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을 보셨을 것입니다.
스토리보드는 완성된 화면을 최초로 보게 되는 단계이며, 그만큼 최종 완성된 작품의 형태를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카메라로부터 시작해서 배경과 효과, 캐릭터와 관련된 모든 것들(구도, 움직임 등), 적절한 소품의 배치, 라이팅 등 화면에서 보여질 모든 요소들이 표현되어야 합니다.

■ 캐릭터의 실루엣

캐릭터는 가장 많이 나오면서도 쉽지 않은 연출입니다.
캐릭터의 연출 중 가장 비중있는 것 중 하나인 동작(action)이나 자세(attitude)는 자주 어색해지는 요소입니다.
자연스러운 동작과 포즈의 연출을 위해 필요한 작업은 실루엣으로 확인해 보는 방법입니다.

동작과 포즈의 명확함은 단 한번의 망설임 없이 관객이 이해할 것입니다.
여기서 위 그림의 X자가 표시된 각 부분별 공백에 유의하면서 실루엣(검은색)과 배경(흰색)사이의 그림자와 여백의 상관관계를 통하여, 캐릭터의 동작이나 포즈를 선명하게 연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연출의 고급기법 "셔레이드"(Charade)

연출의 고급기법인 셔레이드를 간단히 설명 해 보겠습니다.
셔레이드는 간접묘사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방에 피묻은 옷이 있는 장면'이 있다면 관객은 캐릭터의 어떤 말이나 행동을 보거나 듣지 않아도 '집에 어떤 무서운 일이 벌어졌구나'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한가지 더 쉬운 예로 '창문이 깨져 있는 방'을 보여준다면, 관객은 '도둑이 들어갔다 나갔구나'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보통 작품을 기획하고 장면연출에 대한 계획을 세울 때 위에서 언급한 캐릭터, 배경 등의 요소들을 고려합니다.
이 때, 셔레이드를 사용하면 작품에서 말이나 동작 등의 직접적인 묘사보다 더 강한 간접적인 묘사가 됩니다.
기획시에 여러가지 셔레이드에 대해 메모나 머리 속에 기억해 두었다가, 심리적인 묘사나 강한 느낌을 주기위한 장면에 사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입니다.
멋진 연출로 이루어진 작품을 보고 좋아하게 될 관객들의 모습을 생각해 보십시오.
기분 좋지 않으십니까?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의 올리 존스턴(Ollie Johnston)의 원칙과 홍익대학교 애니메이션 전공 이남국 교수의 이론을 근거로 재구성함

(C) Ollie Johnston(Walt Disney Prod.)
(C) Namkook Lee(Hong-Ik Univ.)
(C) 12 Principles Of Animation Movies & Images : Jong-Mok Lee, Sung-Tae Kim
(C) Animation "Ice-Cream" Movies & Images : Copyright Ice-Cream Team(Studio Onajun)
(Sung-Young Kim, Eun-Jung Kim, Hyun-Ju Kim, Jong-Mok Lee, Jang-Sik Choi)
(C) All Copyright Jong-Mok Lee 2005.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