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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GRAPHICSLIVE(www.graphicslive.co.kr)와의 콘텐츠 공유내용임을 밝힙니다. (2005년 9월호게재)

테크마니아들의 리그, SIGGRAPH 2005

변하지 않는 새로운 충격- 세분화와 전문화로 탈바꿈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4일까지 LA 컨벤션 센터에서는 세계 최대의 컴퓨터 그래픽스 컨퍼런스인 SIGGRAPH 2005가 전 세계에서 29,122(조직위 집계)명이 참가한 가운데 그 32번째의 화려한 막을 올렸다.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열정이 있는 시그래프는 그래서 가장 더운 때인 7월말에서 8월초를 그 개최시기로 잡았는지도 모르겠다. 지금부터 한 달 전 그 뜨거웠던 현장으로 돌아가 보자.

10번째 맞는 시그래프, 그 변화되는 모습

올 해로 기자에게 시그래프는 열 번째를 맞는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기자가 경험해 온 시그래프는 그 형식이나 내용면에서 많은 변화를 꾀해왔다. 바야흐로 시대가 세분화되고 전문화되면서 시그래프 역시 그 나름의 새로운 자리매김과 생존을 위해 많은 변화를 꾀했다. 점점 발달해 가는 인터넷 인프라는 굳이 현지까지 가지 않더라도 많은 정보를 손쉽게 얻게 되었고, 영상 분야는 NAB에, 그리고 게임 분야는 E3에 일부분 그 자리를 넘겨주면서 시그래프 참가 인원은 과거 5～6년 전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전시 참가 업체도 약 230여개 수준이다. 이제 시그래프는 전시회라기보다는 컨퍼런스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를 뒷받침해 주듯이 시그래프에 출품되는 논문이나 작품의 수는 전혀 줄지 않고 있다.

때문에 시그래프를 보는 입장의 차이는 크게 둘로 나뉜다. 전시 제품을 보기 위해 참가한 사람들은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전시회가 아닌 컨퍼런스를 위해서 참가한 사람들에게 시그래프는 역시 새롭고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다. 이제 시그래프는 참가 인원이나 업체 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30여 년 전 처음 시그래프가 출범할 당시의 방향성과 목적에 더욱 접근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시그래프의 방향성이 있기 때문에 항상 자원봉사자들이 넘쳐나고, 새로운 기술과 연구, 작업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10년이나 취재를 위해 시그래프를 참가했지만, 처음 시그래프를 참가할 때처럼 항상 설레임으로 흥분되었던 그 마음으로 맞았던 며칠간의 LA에서의 생활을 지면을 통해 소개하기로 한다.

전시장 내부와 로비의 모습

이번 SIGGRAPH의 최대 하이라이트 - 기조연설

이번 시그래프에서 기조연설은 어느 해 보다 비중 있는 인사를 초청했다. 그래서인지 컨벤션 센터의 메인 홀인 사우스홀 중앙 로비에 <Star Wars>의 대표적 전투기인 X-Wing의 모형이 관람객을 처음으로 맞았다. 기조연설을 담당한 사람은 다름 아닌 헐리우드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는 조지루카스였다. 조지루카스의 기조연설은 이번 시그래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아이템 1위에 오르는 영광도 얻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감독이자, 프로듀서이고, 각색가인 조지 루카스는 ‘디지털 씨네마의 대부’라는 제목으로 기조연설과 질의응답 시간이 준비되어 있었고, 이번 시그래프의 의장인 퍼듀 대학의 제임스 L. 몰러(James L. Mohler) 교수는 “지난 30년간 조지 루카스는 컴퓨터 그래픽스 커뮤니티를 가능하게 한 장본인”이라면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많지만, 조지 루카스는 영화를 영원히 바꿔놓은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전시장 메인홀인 South Hall에 설치된 스타워즈의 X-Wing

지난 3년간 100여개의 라이브 필름의 이벤트를 담당한 사회자 Bruce Case의 소개로 2만여 명에 달하는 청중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등장한 조지 루카스는 청바지와 부츠 차림의 복장으로 마치 토크쇼에 출연한 것처럼 편하게 질문에 대답했다.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스타워즈> 시리즈의 역사, 프리비주얼리제이션과 사운드 혁신, ILM과 루카스필름의 미래 등에 대한 생각들을 피력했다.

조지 루카스가 영화의 창작자로서 자신의 위치를 분명히 하는 방식은 꽤 의미심장했다. 그는 “디지털 기술이 영화에 가져온 혁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스토리텔러다.”라고 잘라 말했다. 또 “과학의 영역에서 그것이 어떻게 발전하는지는 스탠퍼드 대학의 교수가 연구할 일이며, 나는 스토리를 말하기 위해 그 기술을 사용할 뿐”이라고 대답해 좌중의 박수와 웃음을 끌어냈다. 루카스필름은 당분간 TV용 콘텐츠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ILM은 월트디즈니처럼 더 이상 그 크기를 확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AI(Artificial Intelligence)의 발전이 게임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결점 없는 현실과 같은 세계의 실현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루카스는 “여러분이 어떠한 방법으로 그것을 가능하게 할지에 대해 나는 개의치 않는다. 단지 여러분이 그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기쁘다.”며 관객들에게 미소를 지었다. 또한 할리우드 영화산업의 무게 중심이 이미 디지털 테크놀러지 쪽으로 기울었음을 시인했다. “진정한 도약은 벌써 이루어졌다. 디지털 테크놀러지는 이미 스토리텔링 프로세스와 통합되고 있으며, 제작의 모든 과정을 일원화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디지털 특수효과가 영화의 일상적인 부분이 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21세기의 예술 형태다.”라며 디지털 씨네마의 미래를 예상했다.

기조연설을 한 조지루카스와 사회자 브루스 케이스

최고의 인기, Computer Animation Festival

이번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의 의장인 Samuel Lord Black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 관해 설명하기를 “컴퓨터 애니메이션은 여러분이 무엇을 할지 어떻게 콘텐츠와 관계하게 될지에 대해 그 방법을 제시하며, 비주얼 이펙트는 재치있는 쿠데타이고, 리얼타임은 모든 것을 실현시켜 주며, 애니메이션은 우리의 이상을 날게 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젊은 애니메이터들에게 자신의 재능을 절대 숨기지 말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는 총 27개 국가에서 560개의 작품이 출품되어 이 중 25개 작품이 Electronic Theater에 선정되었으며, 43개의 작품이 Animation Theater에 스크린되었고, 3개의 작품이 상을 받게 됐다.

John J.Walt 의 애니메이션 퍼포먼스<Adamczyk;Garden of Thuba>

작품이 소개된 Electronic Theater에서는 먼저 환성적인 오프닝 그래픽 퍼포먼스로 관객들에게 그래픽의 환상적인 체험을 하게 해 주었다. 비디오 퍼포먼스는 많이 들어봤지만, 그래픽 퍼포먼스는 기자도 처음 접하는 경험이었다.

라이브 애니메이션 퍼포먼스를 선보인 비주얼 모션 아티스트인 John J.Walt Adamczyk는 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를 졸업하고, deGraf/Warma에서 perform에 대한 프로그래머이자 디자이너로 각종 영화와 테마파크의 퍼폼 퍼포먼스 애니메이션 시스템을 작업했다. 그 후 월트디즈니에서 가상현실로 <알라딘>을 제작하였으며, Sony에서는 게임 디자이너로 일했고, 현재는 Control-J라는 회사에서 실시간 프리 비주얼리제이션을 연구하고 있다.

그가 선보인 <Autocosm: Gardens of Thuba>이라는 제목의 17분짜리 라이브 애니메이션 퍼포먼스는 페인팅 애니메이션으로 시퀀스들이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Haptic 장비와 대화형 컴퓨터 그래픽스 기법들에 최신의 페인팅 기술을 접목시켜 라이브로 환상적인 애니메이션 퍼포먼스를 선보여 주었다. 그가 이 작품을 통해 표현하려는 자신의 예술 세계는 홈페이지(www.johnadamczyk.com)에 가면 확인할 수 있으며, 이번 Electronic Theater에서 선보인 작품을 비롯하여 다양한 애니메이션 퍼포먼스를 감상할 수 있다.

햅택 장비와 대화형 컴퓨터 그래픽스로 연출된 실시간 애니메이션퍼포먼스

■ Best of Show

~ 9 (Shane Acker) ~

스크린 된 작품 중에서 Best of Show에 선정된 <9>은 UCLA를 졸업하고 NC Soft LA에 근무하는 Shane Acker가 지난 해 Maya와 After Effects로 완성한 작품이다. Shane Acker는 NC Soft의 비디오 게임인 <Guild Wars>에서 3D 아티스트로 캐릭터 애니메이션과 레이아웃, 그리고 게임 시네메틱 등을 담당했으며,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에서도 다양한 장면을 담당했다.

<9>의 스토리를 살펴보면, ‘9’라고 이름 지어진 누더기 인형이 자신의 영혼을 빼앗아 가려는 기계 짐승의 허를 찌르고 승리한다는 내용이다. 배경은 황폐화된 곳으로 ‘9’는 볼트와 너트, 지퍼, 나사 등으로 이루어진 캐릭터이며, 기계 짐승은 기계로 만들어진 늑대와 같은 캐릭터이다. 오직 ‘9’는 원시적인 기술과 꾀로서 괴물을 물리치고 영혼의 불가사의한 힘이 있는 트로피를 훔치는 것을 할 수 있다.

이번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의 의장인 사무엘 로드 블랙은 “이 작품은 지금까지 보아왔던 작품들 중 진기한 작품이라며, 심사위원들은 다중 레이어들의 복잡함과 디테일함에 있어서 이정표적인 작품이며, Acker는 탄탄한 스토리뿐만 아니라 모델링, 텍스처링, 라이팅, 애니메이션에서도 완벽한 작품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작가인 Shane Acker는 스톱 모션의 대부인 슈방크마이어(Jan Svankmyer), 퀘이(Quay) 형제와 그리고 <Balance>로 유명한 로웬스타인(Lauenstein)의 작품들에서 이 작품에 나오는 자갈밭 같은 텍스처와 찢어진 천, 그리고 부서진 기계들에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이 작품의 배경 디자인은 세계 제2차대전으로 파괴된 유럽의 도시를 그린 작품으로 유명하며, 기거의 스승이기도 한 폴란드의 지슬라브 벡신스키(Zdzislaw Beksinski)의 작품을 모티브로 하고 있으며, 비언어적인 내러티브는 고대영어로 쓴 영웅서사시인 <베어울프>와 무거운 판토마임 등이 합쳐져서 전체적인 스토리를 풀어나가고 있다.

이 작품은 Alias Maya로 모델링, 애니메이션, 렌더링을 작업했으며, Adobe Photoshop으로 합성과 편집을 그리고 Adobe Photoshop으로 텍스처와 매트 페인팅을 했다.

<g>에 영향을 준 지블라브백심스키의 작품들

■ Jury Honors

~ Fallen Art(Tomek Baginski) ~

심사위원상으로 수상된 작품은 두 작품으로 첫 작품은 지난 2002년에 <Cathedral>로 Best Animated Short에 선정된 폴란드 Platige Image의 토맥 바진스키(Tomek Baginski)의 작품인 <Fallen Art>이다. 이 작품은 SICAF에도 단편 부문 경쟁에 올랐다.

태평양 안의 오래된 한 군사 기지 그들은 전쟁의 고난 때문에 마음을 잃었던 군인들은 각자 최후의 결정적인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마음을 모은다. 하사 A1은 자신이 동경했던 용감한 군인이 되기 위해 스스로를 연마하고, Dr, Friedrich는 사진 기술을 연마하고 일반인인 A는 그의 예술을 창조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그가 창조하려는 예술세계는 화포도 아니고, 종이 위에도 아니다. 무언가 완전히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

무고한 병사들을 추락시켜 죽인 뒤 찍은 사진을 모아 예술 작품을 만드는 정신병자의 이야기로 다시 한 번 놀라운 재능을 보여 준 토맥 바진스키의 작품에 대해 사무엘 로드 블랙은 “<Fallen Art>는 그 자신을 위해 예술을 만드는 캐릭터가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은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밝혔다. 심사위원들 역시 이 작품은 “예술가가 예술을 만드는가? 아니면, 예술이 예술가를 만드는가?”에 대한 토론을 벌일 수 있는 작품이며, 이는 고차원적인 인식을 하게 해준 가치 있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이 작품은 3ds max와 LightWave 3D, 그리고 Brazil Render, messiah;animate를 사용했으며, Photoshop과 After Effects를 이용했다.

Fallen Art

~ La Migration Bigoudenn(Eric Castaing/Alexandre Heboyan/Fafah Togora Gobelins) ~

<La Migration Bigoudenne(비구덴의 이주>)는 프랑스 Gobelins Visual School의 3명의 20대 학생이 공동으로 작업한 작품으로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3개월 동안 제작된 작품이다. 최고의 크레페(기자가 보기에는 팬케잌 같다.)를 만들려는 요리사들과 심술궂은 왕의 이야기를 깜찍한 판타지로 녹여냈다. 논포토리얼리스틱의 카툰 질감을 뽑아내어 만든 이 애니메이션은, 훌륭한 컴퓨터 애니메이션이란 그저 3D 기술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뛰어난 아이디어와 독창적인 스토리, 아름다운 디자인 감각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확인케 했다. 이 작품에 대해 블랙은 “프랑스 필름 학교 학생들은 그들의 창조성과 능력, 그리고 힘을 지난 4년간 3번의 도전을 통해 심사위원상의 영예를 얻게 됐다. 이 작품은 예술성과 신랄한 풍자의 스토리로 구성되었으며, 논포토리얼리스틱 스타일은 이방의 생소함을 강하게 나타냈으며, 단순하고 간결함은 필름메이커라면 누구나가 원하는 목표이다. 이러한 작업이 학생들의 힘에 의해 완성되었다는 것이 의미심장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La Migration Bigoudenn

그 외에 Electronic Theater에 선정된 작품으로는 대만의 Ming-Yuan Chuan의 <Cubic Tragedy(큐빅의 비극)>는 한 여성이 모델링을 하듯 성형을 할 수 있는 화장품을 사용하다 Undo를 누르지 못해 망쳐버린 얼굴이 결국은 피카소의 작품이 된다는 내용으로 많은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프랑스 수핀포콤(Supinfocom) 학생 6명이 공동으로 제작한 <Helium(헬륨)>은 자그마한 구안의 세상에서 새로 태어난 생명체들은 시벨리우스의 왈츠에 맞춰 춤을 추며 계속 개체를 늘려나가다가 결국은 초만원이 되어 폭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 해 Electronic Theater에는 유독 프랑스 학생들의 작품이 많이 선정되었는데, 의장인 블랙 역시 이 점을 상당히 놀라워했다. 그 외에 기존 업체들의 작품으로는 <ILM 2005>와 디지털 도메인의 <스텔스>,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드림웍스의 <마다가스카르>, 블러스튜디오의 <In the Rough> 등이 스크린되었다.

Electronic Theater 못지않게 많은 인기를 얻은 Animation Theater에도 총 43편의 작품이 선정되어 독창적인 상상력과 정교한 표현 기법을 보여 주었다. ‘창조’, ‘발견’, ‘꿈’, ‘탈출’, ‘웃음’, ‘놀이’, ‘교훈’ 등 일곱 개 부문으로 나뉘어 상영된 이 프로그램에는 국내 작품으로는 지난 7월호에 소개된 동서대학교 김정호 교수의 <Venice Beach>가 ‘웃음’ 부문에 선정되었으며, 지난 3월호에 본지에 소개된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팀의 <초혼>이 ‘탈출’ 부문에 선정되어 많은 박수를 받았다. 특히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을 하는 학생과 일본 기생집에서 일하는 한국인 기녀의 슬픈 사랑을 판소리 형태의 판타지로 표현한 <초혼>은 광복 60주년을 맞는 해 광복절이 있는 그 달에 선정되어 감회를 새롭게 했다.

수상한 작품들은 기회가 되는대로 추후 기사를 통해 자세히 소개하도록 하겠다.

Cubic Tragedy

디지털 도메인의 <스텔스>

Helium

Venice Beach

초혼

기존의 개념을 무너뜨린 Art Gallery

디지털 미디어 아트를 선보이는 Art Gallery의 올 해 주제는 ‘Threading Time(시간의 연속)'이었다. 아트웍에 포커스를 맞춰 실마리를 찾듯 시간과 공간을 추적해 나간다는 개념이다. 그래서인지 전시된 작품들은 기존의 갤러리 스타일과는 달리 처음으로 컴퓨터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상영작들의 스토리보드와 컨셉 아트 등 주로 콘텐츠들이 주를 이루었다. 총 1,100여 점의 작품이 출품된 가운데 110개의 작품이 전시되었으며, 대부분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일정한 궤적이나 지도를 그리는 형식이었다. 특히 감상자와의 인터랙티브한 관계를 강조하는 작품들은 컴퓨터 테크놀로지가 아니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작품이다.

이중 애니메이션은 11개로 별도의 스크리닝 룸을 통해 전시되었다. 기존의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의 컨셉 이미지 아트를 등한시했던 점에 비춰본다면, 올해 시그래프 아트 갤러리의 선택은 상당히 진보적이고 포괄적인 스펙트럼을 보여준 셈이다.

Art Gallery에서 컴퓨터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 나온 작품의 스토리보드를 보고 있는 모습

■ External Measures United V(작가 : Camille Utterback)

이 인터랙티브 아트 인스톨레이션은 유기적인 페인팅을 알고리즘 형태로 불러내어 형상화 한 것으로 참가자들에게는 특정한 알고리즘 규칙들이 보이지 않는 반면, 내부 구조와 합성은 참가자들의 움직임을 찾아 처리하고 있다. 이 작업은 느낌을 즉시 나타내고 사라지게 할 뿐만 아니라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있다고 한다.

■ Oral Fixations(작가 : Jassica Hodgins et al)

한 캐릭터가 나와 고기를 한 입만 먹고 뒤로 집어 던지는 동작을 계속 반복한다. 이 반복적인 행동을 7시간동안 계속해야 이 영상이 끝난다. 결국 이 싱글 채널 비디오 인스톨레이션은 그 주기가 7시간인 셈이다. 이 프로젝트는 블랙 유머 스타일로 인간이 끝없이 먹어치우는 습관과 이로 인해 축적되는 쓰레기를 표현했다. 스토리는 하나의 스크린을 통해서만 전개되며, 이 프로젝트는 아티스트와 배우, 그리고 컴퓨터 과학자 등의 한 팀을 이루어 완성했다고 한다.

■ Watchful Portrait(작가 : John Gerrard)

이 작업은 가상의 2개의 초상화가 양쪽에서 태양과 달의 위치를 항상 추적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해와 달의 위치를 입력해서 초상화의 캐릭터인 캐롤린이 그녀의 눈과 머리가 이를 따라가도록 한 것이다. 왼쪽 초상화는 해를, 그리고 오른쪽 초상화는 달을 추적하는데, 만약 한쪽 요소가 보이지 않을 경우, 캐롤린은 눈을 감고 잠들어 버린다.

■ Arrival(작가 : Paul Kaiser/Shelley Eshkar)

이 멀티미디어 인스톨레이션에서는 애매한 공간(논리적으로 맞지 않는)의 사무실, 몰, 아파트, 그리고 비디오 게임 등을 통해서 이동하는 작은 도형들을 봄으로써 공간적으로 그리고 시간적인 퍼즐을 제공한다. 즉 보는 사람은 순간적인 움직임의 불일치를 느끼지만, 전체적으로는 제때의 타이밍에 움직이게 되는 현상을 보게 된다. 즉 하나의 도형이 정확한 시간에 앞으로 움직이면, 다른 도형은 반대로 움직이는데, 이러한 움직임이 정확한 고리를 이룬다. 이를 통해 시공간적 착시를 느끼기도 하는데, 결국 여기에는 시작도 끝도 없다.

■ Point of view(김지영, Pratt Institute)

아트갤러리에 출품한 유일한 한국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세 개의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세 개의 스크린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의 전통 굿인 살풀이를 애니메이션화 하여 세상을 살아가는 여성의 자아의식을 표현했다. 살풀이에 사용되는 기다란 백색의 천은 여성의 자아나 어릴 때의 기억, 그리고 신의 힘과 같은 다중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살풀이는 글자 그대로 나뿐 기운을 씻어내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관점을 이러한 춤으로 표현했다. 혼자 추는 살풀이의 춤은 영혼의 청결을 의미하며, 백색 천의 움직임은 그녀의 슬픔에서 기쁨까지의 일련의 연속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이 살풀이의 춤 동작은 여성이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자아를 나타내고 있으며, 흰 천은 생활, 처녀, 출생, 공간, 시간, 그리고 감정 등을 나타내는 기호라고 할 수 있다.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다. Special Session

<스타워즈> 시리즈는 이번 시그래프의 화두와 같은 영화였다. 비주얼 이펙트 디렉터인 데니스 뮤렌을 비롯한 ILM 전문가들은 스페셜 세션으로 마련된 “<스타워즈> 회고”라는 특별 포럼을 통해 지난 수십 년간의 기술적 발전과 노하우를 발표했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컴퓨터 그래픽이 창조하는 현실보다 더욱 리얼한 가상현실이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음을 최초로 입증한 영화였다. 극장이 관객 서비스를 위해 사운드와 영사 방식을 혁신하게 된 것도 <스타워즈>에서 비롯된 일이다. 컴퓨터 그래픽이 할리우드 영화로 대변되는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된 만큼, 시그래프는 다른 할리우드 영화들도 중요한 토픽으로 부각시켰다. PDI/드림웍스는 “<마다가스카>: 새로운 비주얼 스타일을 스크린에 옮기기”라는 주제로 <마다가스카> 제작 과정을 공개했다. 월트 디즈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유산”이라는 포럼에서 최신작 3D 애니메이션 <치킨 리틀>을 소개하면서 2D에서 3D로 발전해온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변화 과정을 밝혔다. 워너 브러더스 사는 “모션 캡처에서 영화로: <폴라 익스프레스> 제작과정”이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한 캘리포니아 과학센터의 아이맥스 극장에서는 <폴라 익스프레스>의 기차 여행 장면을 3D 입체 영상으로 승화시킨 노하우가 공개됐다. 디지털 캐릭터의 얼굴 표정을 복제하는 법, 컴퓨터 애니메이션 군중 장면 연출법, 대학 실험실의 연구 성과와 영화 프로덕션의 상호 관계에 이르기까지, 시그래프가 다루는 영화적 주제는 참신하고 정교했다.

실생활에 선보일 기술, Emerging Technology

Emerging Technology는 전 세계 대학과 연구소, 실험실 등에서 발명한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이나 가상현실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다. 인공 지능이나 통신 기반 기술에 바탕을 둔 구체적인 연구 결과를 공개하기도 한다. 과학과 게임, 생활 문화와 순수 예술의 경계는 흐려지고, 전시장 전체가 거대하고 유쾌한 놀이터처럼 보인다. Emerging Technology야 말로 가까운 미래에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응용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라서 기자는 매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데, 특히 올 해 눈길을 끈 것은 일본 연구진들의 작품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Emerging Technology가 열리고 있던 South Hall과 North Hall 사이의 공간에는 거의 일본 사람들이 점유하다시피 해 다시 한 번 일본 학생들과 연구진들이 무섭게 느껴졌다. 올 해는 총 34개의 작품이 전시됐다.

■ Straw-Like User Interface(The University of Elecro-Communications의 Yuki Hashimoto)

진화적인 인터페이스 시스템은 사용자들이 음료나 술을 마실 때의 감각들을 경험하게까지도 한다. 이러한 감각은 실제의 압력들, 진동, 그리고 마실 때에 나타나는 음향들의 샘플 데이터를 모아서 생성할 수 있다. 우리의 입술과 입은 손만큼이나 인간의 몸체 중에서 가장 민감한 기관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 개구부 주위에 여러 가지 애플리케이션들을 적용시키는 연구가 가까운 장래에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개구부와 입술에 자극을 주는 것에 대한 혁신적인 방법론을 제안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가상의 개구부와 입술 감각들이 마시는 행위를 통해 느끼는 세계 최초의 시도이다. 체험자는 여러 가지 음식이 그려진 접시를 빨대를 통해 마시기만 하면 그 음식 고유의 먹는 느낌을 체험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평상시 음식과 음료(술)를 마시는 정보를 기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였다. 실제 마실 때의 경험으로부터 압력의 변화들과 음향 데이터를 기록하고 이를 가상으로 마실 때 재생하기 위해 인터페이스를 설치한다. 이 프로젝트는 향후, 손 또는 다리에 가상의 감각들을 추가하는 것으로 발전할 수도 있으며, 통신 기술을 가지고 접촉을 경유하여 통신이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 또한 중년이 지나고 물리적으로 감각을 잃은 사람에게 감각을 증가시킬 수도 있고, 새로운 음료의 연구 개발에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The Interactive Fog Screen(University of California의 Ismo Rakkolinen)

이미 지난 2003년에 처음 선보였던 Fog Screen은 이번에는 상호작용 기능을 추가하여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Fog Screen이란 프로젝터에 비칠 판넬이 없이 드라이아이스와 같은 기체(공기나 습기), 즉 허공에 영상을 투사하는 것을 말한다. 이 포그스크린의 장점은 서로간의 간섭없이 양쪽 사이드에서 다른 이미지를 투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포그스크린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나 크기, 형식 등 전문적인 특허를 얻은 상태인데, 예를 들면, 컴퓨터 비전을 기반으로 손가락을 마우스 대신 사용하는 것이다. 결국 포그스크린은 실체가 없는 터치스크린으로서 광고에서부터 트레이닝까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 가능하다.

■ MotiomSPHERE(View PLUS의 Hiroki Mori)

가까운 장래에, 디지털 카메라들은 더 작고 스마트해질 것이다. 그리고 가장 많이 도처에 존재할 것이며, 심지어 그것이 불가능하도록 생각되었던 곳들에서 끼워질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만약 카메라가 농구공안에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사람들은 볼의 시점으로부터 시합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볼은 자전하고 있고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카메라 역시 마찬가지다.

비록 이미지들이 볼로부터 안쪽에 잡히더라도, 획득한 이미지는 활발하게 회전하고 있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얻어진 이미지를 사람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상태로 만들게 되면 새로운 시야를 얻게 될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비주얼리제이션,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예술적인 영상 등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채택될지도 모른다.

제작팀은 이 시스템에 대해 일반적으로 하나의 카메라는 하나의 영상밖에 캡처하지 못하지만, 여기서는 여러 대의 멀티카메라를 설치하여 해상도는 낮지만 시계(視界)를 넓게 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카메라(멀티카메라)로부터 얻어진 이미지는 너무나 어지럽기 때문에 현기증이 날 수도 있고, 모든 시계를 갖추었기 때문에 시청자가 흥미 있는 개체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작진은 멀티카메라를 통해 이미지의 해상도를 높이고, 어느 한 객체만을 추적하게 하는 기술을 탑재했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무당벌레 스타일의 카메라를 사용했는데, 여기에 사용된 6개의 카메라는 1024×768의 해상도를 갖고 모든 이미지들은 동기화 되며, 디지털 방식 압축으로 초당 15프레임으로 잡히며, 전송률은 거의 70Mbyte/s로 전송된다고 한다. 또한 최고급 그래픽 보드의 도움을 통해 실시간으로 원형 이미지(spherical image)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Course

올 해는 총 39개의 Course가 개최되었다. Course는 시그래프를 이어가는 주춧돌로 전문적인 프로그램들로 구성된다. 총 176명의 국제적인 연구원과 전문가들이 코스 프로그램의 심사를 맡았다. 코스는 컴퓨터 그래픽스와 인터렉티브 기술자들에게 진보된 기능들과 기법을 가르치기 위해 업계 전문가들을 통해 난이도에 따라 beginning, intermediate, advanced skill로 새롭게 나뉜다. 올 해 코스의 주제들을 보면, 인터랙티브한 햅틱 컴퓨팅, 비주얼리제이션, 리얼타임 그래픽, 오픈소스 개발, 모델링, 렌더링, 웹 패러다임, 모바일 컴퓨팅 등으로 튜토리얼 혹은 반나절이나 하루 코스 등으로 이루어진다.

코스의 의장인 HP의 John Fujii는 “시그래프 2005의 코스는 미래의 DNA이다. 여기에 참석한 사람들은 미래에 다가올 문제들을 어떻게 알아보고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해 다른 사람과는 많은 차이를 만들 것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코스에는 서울대 고형석 교수팀이 “Advanced Topics on Clothing Simulation and Animation”이라는 코스를 통해 의류 시뮬레이션에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였고, 이미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된 연구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할리우드의 유명 프로덕션에서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영화 <폴라 익스프레스>를 통해서 본 모캡에서 영화까지 모션 캡처의 혁신적인 발전과 버추얼 카메라 시스템, FX, 그리고 렌더링(필름의 고유한 룩과 스타일)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또한 다중의 비디오 스트림을 이용해 실세계와 같이 다이나믹한 장면을 실시간으로 인터랙티브하게 렌더링하는 방법인 Video Base Rendering 등의 코스가 인기를 끌었다.

Paper

시그래프 페이퍼 프로그램은 컴퓨터 그래픽과 인터랙티브 기술에 관한 가장 훌륭한 연구들을 제출하는 중요한 포럼이다. 올 해는 총 461개의 논문 중 98편이 채택되었다. 페이퍼 역시 시그래프의 핵심 프로그램으로서 과거와 마찬가지로 가장 훌륭한 포럼으로 그 명맥을 유지하였다고 페이퍼 의장인 스위스 연방 기술연구소의 Markus Gross는 밝혔다.

특히 페이퍼에 출품된 논문의 경우, 시그래프 페이퍼 위원회 2명이 검토한 후, 외부 인력 3명의 추가 검토와 아울러 전 세계 전문가 2,200 여명 이상이 6주 동안 심사를 거쳐 통과하게 되므로 시그래프 페이퍼에 발표된 논문은 관련된 어느 학술대회에 발표된 논문보다 그 권위를 보장받는다.

올 해는 98개의 논문이 4일 동안 6-7개의 관련된 주제별로 묶여서 발표되었는데, 이번 페이퍼의 하이라이트를 잠시 살펴보면, 연기나 물, 그리고 폭발 등을 위한 소용돌이 형 파티클 연구, 표면을 따라 흐르는 물의 연구, 레이트레이싱을 위한 소프트 쉐도우 등이다. 특히 고려대학교의 홍정모, 김창훈 연구팀이 “Discontinuous Fluid(끊이지 않는 유체 흐름)”이라는 논문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Panels

패널은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우리의 디지털 미래에 대한 각 분야의 시각을 숨김없이 발표하는 자리이다.

따라서 패널에서는 자주 논쟁을 벌이거나 혼란한 상황이 나오는 등 의견의 일치를 보기 힘든 경우도 보인다. 즉, 결과나 정답을 예측하기 힘든 현재 산업계의 당면한 문제들을 업계의 리더들이 나와 서로의 의견을 주장하는 자리이다.

이번에 가장 뜨거웠던 논제 중 하나는 AI에 대한 것이었다. AI(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캐릭터는 가능하고 신뢰할 만한 것인가라는 질문부터 프로세싱 성능은 게임 플레이어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빨라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문제에 대한 해답보다는 질문이 더 많아지는 상황, 그리고 현재 우리의 캐릭터들의 AI는 어느 상황인지? PS3나 Xbox2, 그리고 점점 늘어가는 플레이어들과 온라인 롤플레잉 환경에서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는 어떻게 발전해 갈 것인가? 아울러 AI는 감정적으로 믿을 수 있는 캐릭터 개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등 다양한 질문들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패널에서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서 업계의 전문가와 아티스트, 애니메이터, 프로그래머들이 한 자리에 나와서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근간으로 기본적인 문제의 해답을 찾아가는 자리이다.

기타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과 세미나가 연일 이어졌다.

Wed 3D Round Up에서 이름을 바꾼 지 4년째를 맞이한 '웹 프로그램' 역시 다채로운 면을 보여 줬다. 와이어리스(wireless) 시대를 맞이해 더욱 고도로 발전하고 있는 웹 애플리케이션과 테크닉을 선보이고, 인터넷 기반 사이버 문화의 사회과학적 함의를 논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특히 웹 프로그램의 의장인 아마존닷컴의 Nishant Kothary는 웹 프로그램에 참가한 참가자들에게 “과연 시그래프는 지금 웹을 통해 참석하고 있는 사람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라는 화두를 던졌는데, “그 답은 바로 ‘미래’, 엄밀히 말하면 올 해의 웹 프로그램의 미래이다.”라고 밝혔다.

Access Grid

총 149개의 토픽이 준비된 ‘스케치’는 컴퓨터 그래픽 산업과 예술에서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토론하는 장이다. 페이퍼로 완성할 만큼 과학적으로 정교하지는 않지만 20분간의 발표와 질의응답으로 이루어지는 가벼운 자리인 만큼 호응이 높은 편이다. '포스터'는 주로 학생들이 참여하는 공개 포럼으로, 신선한 연구 프로젝트를 포스터에 담아 전시하고 관람자들에게 직접 설명할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 발표된 신기술 가운데 시그래프 조직위가 가장 강조한 것은 ‘액세스 그리드(Access Grid)’였다. 액세스 그리드는 고화질 영상 전송 기술을 바탕으로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을 네트워크로 연동할 수 있는 의사소통 툴(tool)이다. 최근 국내 의료계에서 원격 화상 진료 및 회의에 사용했던 이 기술은, 이번 시그래프에서 음악 공연의 도구로 변신했다. 현지 시각 매일 오후 4시부터 두 차례에 걸쳐 “디지털 세계: 전 지구적인 라이브 퍼포먼스”라는 일종의 콘서트가 마련된 것이다. 영국, 한국, 칠레, 호주, 미국의 뮤지션들이 커다란 세 개의 스크린 위에 동시에 연결되어 전통 악기를 합주하는 놀라운 이벤트였다. 국내 카이스트 연구진이 참여한 이 프로그램에서는 가야금으로 라이브 연주한 ‘아리랑’이 전파되기도 했다. 발표자들은 이 기술이 멀티플렉스 등에 적용될 경우 영화를 관람하면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다른 극장에서 연주되는 교향곡을 들을 수 있으리라고 예측했다.

게릴라 스튜디오에서 맨투맨 교육 중

마치며

시그래프는 전시 규모만을 놓고 봤을 때, 그리 크지는 않다. 또한 과거보다 많이 축소된 것도 사실이다. 이 부분은 앞서도 언급했지만, 인터넷의 발달과 DCC 산업이 세분화되면서 다른 전시회에 많은 부분을 넘겨주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그래프가 매년 흥미롭고, 열정적이고, 젊어 보이는 이유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고, 자발적인 자원봉사자들과 자유로운 분위기, 그리고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아마추어들도 부담 없이 참가할 수 있는 행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상 언어적 의사소통의 한계는 있지만 이러한 것을 감안하더라고 컨퍼런스 기간이 너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숨겨진 다양한 행사들이 너무 많다. 아마추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자발적인 예술 활동이 곳곳에서 펼쳐지는 풍경은 이 컨퍼런스를 더욱 젊고 생기 있게 만든다. 아트 갤러리의 예술가들은 관람객과 열린 공간에서 토론회를 가지며, 이머징 테크놀로지의 연구원들은 호기심 많은 대중들이 가상현실을 체험하도록 이끈다.

게릴라 스튜디오에서 작업중인 아티스트

잡 페어

컨벤센센터 바닥에 앉아 한쪽에는 노트북, 한쪽에는 샌드위치와 음료를 펼쳐놓고 친구와 토론하는 젊은이들의 진지한 표정, 풀 돔(Full-Dome) 애니메이션을 보기 위해 한 시간을 줄서 기다리면서 두꺼운 공학책을 펼쳐 들고 읽는 열정, 자신의 데모릴과 이력서를 들고 잡페어나 프로덕션에 줄을 서 있는 젊은 애니메이터들의 도전,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면서도 꿋꿋하게 다니는 집념 등,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시그래프만의 독특한 분위기다.

아마추어 컴퓨터 그래픽 아티스트들이 교류하는 '게릴라 스튜디오'는 그중 가장 역동적인 장이었다. 2D나 3D 컴퓨터 그래픽 테크닉을 서로 전수해 주고, 사이버 패션쇼를 준비하는 기괴한 차림의 패션 피플들이 랑데부하며, 뉴미디어를 이용한 발명품을 벼룩시장처럼 전시하는 테크마니아들이 새로운 문화의 장을 열어 보이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이러한 젊은이들처럼 열정적이지 못한 내 스스로에게 부끄럽기도 하면서 내년 시그래프에서는 더욱 젊게 행동해봐야지 하는 생각을 한다.

인터내셔널 센터에서

끝으로 드림웍스 투어를 주선해 준 한국 HP 관계자와 HOM 투어를 지원해 준 바이콘코리아의 관계자들께 감사드리며, 약속시간에 늦었지만 HOM에서 반갑게 우리를 맞아준 Alex Muer에게 지면을 통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드림웍스는 드림웍스측이 촬영을 금지해 독자들에게 드림웍스의 내부를 공개하지 못하고 내 머릿속에만 간직하는 것이 아쉽다).

그리고 밤늦게 호텔방으로 맛있는 음식을 들고 찾아와 한국에서 온 손님을 반갑게 맞아 준 4명의 친구(디즈니의 정병건씨와 리듬앤휴에서 일하고 있는 그의 아내, 그리고 픽사의 조성연씨와 드림웍스의 허현씨)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아울러 4박5일간 동행하면서 아무 탈 없이 돌아온 우리 일행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내년 보스톤을 기약해 본다.

<표> 2005년에서 2010년까지 컴퓨터 그래픽 애플리케이션 시장 규모

Application	2005($Billion)	2010	CAG	3D CAG
CAD/CAM	$23.4 ($13.6)	$29.9 ($21.9)	5%	10%
Art/Animation	$12.4 ($9.1)	$20.9 ($15.3)	11%	11%
Multimedia/DesktoVideo	$45.0 ($14.6)	$72.4 ($30.7)	10%	16%
Realtime Simulation	$1.7 ($1.7)	$2.4 ($2.4)	7%	7%
Scientific Visualization	$10.7 ($3.2)	$17.2 ($6.4)	10%	15%
Graphic Arts	$19.7 ($9.9)	$36.2 ($22.7)	13%	18%
Virtual Reality	$2.8 ($2.8)	$5.2 ($5.2)	13%	13%
Other	$14.7($5.2)	$23.7($10.9)	10%	16%
TOTAL	$130.4 ($60.1)	$207.9 ($115.5)	9.8%	14%

CAG = compound annual growth. Source: Machover Associates Corp.

SIGGRAPH2005 참석자 중 만 명이 선택한 놓치지 말았어야 할 것. Top 10

10위 게릴라 스튜디오에서의 맨투맨 작업

9위 Art Gallery에서의 컴퓨터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스토리보드 보기

8위 Implementation Sketches에서 nitty-gritty 페이퍼 보기

7위 스스로를 빠져들게 하는 풀-돔(Full-Dome) Animation Theater

6위 전 세계적 행사인 Access Grid 참가하기

5위 최신의 리얼리즘과 물리적 시뮬레이션, 이미지와 비디오 프로세싱 Paper

4위 리셉션에서의 네트워킹 기회

3위 컴퓨터 그래픽과 인터랙티브 기술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스페셜 세션

2위 기절할 만큼 놀랄 HD로 투영된 Electronic Theater

1위 조지루카스의 기조연설(Keynote se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