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최한 세계적 게임전시회들은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 전시회를 방불케 한다.

소니 ‘PS3’, MS ‘Xbox360’, 닌텐도 ‘레볼루션’등 차세대 콘솔 게임기 시장을 두고 격돌한 빅3사가 ‘스타워즈’, ‘헐크’, ‘킹콩’ 등 헐리우드 영화를 소재로 한 게임들의 동영상을 대거 활용하면서 이와 같은 아이러니한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이들 동영상들은 하나같이 실사수준의 영상, 고품질의 음향, HD(High Definition)급의 화질로 무장하고 실제 상영될 영화와 동일한 수준의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게임영상의 고품질화와 동반하여 영화의 게임 제작화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반지의 제왕’, '매트릭스', '해리포터' 등 영화가 게임으로 출시되었고, ‘킹콩’, ‘헐크’, ‘스파이더맨’, ‘베트맨’, ‘해리포터’, ‘스타워즈’ 등 무수한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 게임 출시를 준비 중에 있다.

게임과 영화 등 타 분야와의 컨버전스가 활성화되고, 영상의 품질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즐거움은 배가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론 게임이 영화화됨에 따라 제작비가 상승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 게임업체들도 이러한 국제 기류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여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최근 국내 게임 업체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리니지-에피소드4” 동영상도 이러한 흐름에 대한 대응전략으로 볼 수 있다.
공개된 동영상은 완성도 높은 한편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방불케 한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동영상 제작을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의 모션캡쳐를 기획했다.

화려한 액션장면을 연출하기 위해‘아라한 장풍대작전’, ‘바람의 파이터’의 정두홍 무술감독(서울액션스쿨)을 참여시켰고, ‘태극기 휘날리며’, ‘태풍’ 등의 특수효과를 담당했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게임기술지원센터로부터 관련 기술과 장비를 지원 받았다.

더빙부분에서도 국내 최고의 성우들이 참여하여 영상의 퀄리티를 높였다.



이번 촬영을 위해 지난 5월 12일 남양주 임송 마을에 있는 'Set Box' 스튜디오에 고가의 모션캡쳐 장비가 공수되었다.

이른 아침부터 촬영 장비를 설치하기 시작하여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와이어 시설을 포함한 모든 촬영 준비가 완료 되었다.
준비가 완료된 스튜디오는 마치‘매트릭스’와 같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촬영지에 온 듯한 진풍경을 연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게임기술지원센터의 이민기 감독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국내에서 보기 드문 20대의 디지털 모션캡쳐 카메라를 동원하여 광역 촬영을 진행했다며“특히 와이어 액션 촬영을 위해 높이를 4M이상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었다.”고 밝혔다.

<모션캡쳐 촬영을 위한 설치 및 테스트 과정>

5월 13일 촬영 당일 스태프들이 도착하고 스턴트 배우들의 화려한 연기가 시작되자 촬영장은 활기로 가득 찼다.

연출팀은 영상의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벽에 부딪히거나 바닥에 튕기는 동작들을 리얼하게 촬영하고 싶어 했다.
스턴트 배우들은 부상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매트리스 등의 보호 장비 없이 맨몸을 바닥에 던지는 열정을 보여주었고, 만족스러운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와이어를 이용한 액션은 일반 액션보다 몇 배로 체력이 소모된다고 한다.
아침 8시부터 새벽 늦게까지 18시간 이상의 마라톤 촬영이 계속되자 스턴트배우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원하는 액션이 나오지 않자 정두홍 무술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팀을 진두지휘 하며 촬영장 분위기를 이끌어 갔다.
정두홍 무술감독은 촬영을 마친 후 "영화나 드라마에서의 실제 액션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평소에 그런 한계점을 극복한 더 화려한 액션장면을 연출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리니지 동영상 제작에 참여하게 되었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라고 촬영 소감을 밝혔다.

디지털 컨버젼스가 대두되면서 콘텐츠 시장은 급변화 되고 있다.

탈장르화와 콘텐츠 간의 융합이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를 창출해 내고, 서서히 그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런 기류에 편승한 국내 업체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 촬영장 전경 >
< 정두홍 감독의 무술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