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Barnyard Movie Inc 3D 애니메이터
2004 Ecistudio  3D 캐릭터 애니메이터

CGLand : 안녕하세요. 멀리서 이렇게 CGLand 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먼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본인의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오준헌 : 안녕하세요. 저는 오준헌이라고 합니다. 홍익대학교에서 미술전공을 했습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중앙아트스쿨에서 3Dmax assist teacher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Academy of art University 컴퓨터 아트 대학원에서 3d 애니메이션을 전공했습니다.

재작년 여름 대학원을 마친 직후 프리랜서로 일하다가 현재는 BARN YARD THE MOVIE  INC로 자리를 옮겨 일하고 있습니다.

반야드 포스터

CGLand : 올해 공개될 3D애니메이션의 애니메이터로 일하고 계시는데 현지에서의 작업환경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오준헌 : 이번 프로젝트는 5분 정도의 짧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제안을 받았습니다. 사실 저에게도 그 당시에는 회사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안을 받은 후에 회사 웹사이트(http://www.oentertainment.com)를 검색해봤는데 회사 웹사이트가 조금 황당해서 처음에는 조금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오너가 Steve Odekerk라는 사실을 알고는 바로 같이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Steve Odekerk는 『Ace Ventura』, 『The Nutty Professor』, 『Patch Adams』, 『Jimmy Neutron: Boy Genius』, 『Bruce Almighty』 그리고 『Kung Pow』  등등 여러 가지 재미있는 영화를 만든 감독입니다. 『Kung Pow 』보신 분 들은 아시겠지만 영화가 정말로 엄청나게 황당하고 재미있습니다. 실제로 Steve Odekerk을 만나보니 애니메이션에 그 분의 느낌과 이미지가 잘 반영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인지 회사분위기도 오너의 성격이 많이 반영된 듯 일하는 환경자체가 정말로 재미있습니다. 집값 제공, 저녁식사 제공, 도너츠 및 각종 음료수 제공 등 다양한 복지혜택과 다양한 서포팅(휴게실, 극장등등)으로 항상 즐기면서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줍니다.

조금은 황당하실지 모르지만 이 회사에서는 하루에 한 번씩 에니메이터 디파트멘트와 레이아웃 디파트멘트가 고무총으로 총싸움을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정말로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일하는 도중에 몰래 다가와서 고무총을 쏘고 도망가는 데 그 고무총알에 맞거나 고무총알이 모니터 위로 휙휙 날아다닐 때는 조금은 정신이 없을 지경입니다. 심할 때는 30명씩 편을 나눠 총싸움을 하기도 합니다. 여기 식의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인 셈이지요.

반야드켄셉

회사에 진열된 컨셉스케치 중에서 백그라운드만 모아둔 겁니다. 분위기가 지미뉴트론이랑 좀 비슷한 이유는 캐릭터 디자이너와 켄섭아티스트가 모두 지미뉴트론 만드신 분들입니다.

CGLand : 『Barnyard』라는 작품의 제작배경과 제작사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준헌 : 『Barn yard』는 주인공이 젖소로 한 시골마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소 캐릭터는 Steve Odekerk가 여행 중에 방문했던 소 박물관에서 봤던 소 박제의 모양새가 너무나 웃겨서 그것을 재미있는 영화소재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이 발상은 『Kung Pow』에서는 소와 결투하는 장면으로 시도되었고 『Barn yard』는 그것을 좀 더 큰 스토리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작사는 BARN YARD THE MOVIE INC라는 파라마운트 영화사의 자회사입니다. 제가 일하는 곳은 오메이션 스튜디오이고 계약된 곳은 BARN YARD THE MOVIE INC인 셈이지요. 실제로 BARN YARD THE MOVIE INC는 Paramount Pictures( http://www.paramount.com), Nickeloden (http://www.nick.com) 에서 영화 BARN YARD를 위해 임시로 세운 회사입니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많은 영화사들이 영화를 제작의 시작 단계에서 영화자회사를 세운 다음 3년에서 5년 정도 유지하다가 영화가 완성된 후에 회사를 해체하고 그 판권만 메인 회사로 편입하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영화사 입장에서는 각종 이권 문제에서 좀더 유리한 위치를 가질 수 있는 방법으로 일종의 편법이라고 볼 수 있죠. 물론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좀 불리한 조건이기도 합니다.

회사건물

보안키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구요 옆에 골프카로 옆에 있는 메인건물로 이동하기도 합니다.

 회사 메인 건물

메인 건물입니다. 안에 휴게실, 극장, 창고, Bar, 모캡실이 있습니다.

CGLand : 픽사, 드림웍스,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블루스카이 등 3D애니메이션 분야에서 많은 작품이 앞으로도 제작될 것이 예상되는데 올해의 현지 업계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오준헌 : 사실 9/11 테러 이후 미국 내 많은 영화사들이 주춤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삼 년 전부터는 다시 활발하게 투자가 이루어졌고 올해가 그 정점에 서는 시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Pixar의 『Cars』, Animal Logic의 『Happy Feet』, Sony의 『Open Season』, Blue Sky Studios의 『Ice Age II』, Dreamworks의 『Over the Hedge』, DNA의 『The Ant Bully 』그리고 Barnyard까지 무려 9개의 영화가 나올 예정이고 그 이에도 두 곳의 규모가 작은 스튜디오에서 준비 중인 영화 2-3개가 더 있습니다. 거의 2달에 한번 꼴로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라 제작사 간에 많은 견제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반 야드의 경우도 원래는 3월 상영 예정이었지만 9월로 상영을 연기할 정도로 신중하게 일을 진행하는 분위기 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Pre-Production 중인 애니메이션이 20개 이상이며, 또 영화사들이 영화흥행수입, dvd 판매, 캐릭터 수입사업 이외에도 영화를 이용한 게임제작 등 다양한 수익사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영화산업은 점점 그 파이가 커지고 있지만 실제로 영화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3D 에니메이터 숫자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Keith Lango(http://ionimation.com/blogger/2005/05/its-very-small-business-indeed.html)라는 애니메이터의 블로그을 보면 그 수를 알 수 있습니다 . 대략적으로 에니메이터의 수가 650명 정도밖에 없다고 합니다. 물론 제 생각에도 지금은 애니메이터 수가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애니메이터의 입장에서는 프로젝트수가 많은 호황기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미국 내 CG업계의 애니메이터 인원 (참고 : Keith Lango의 블로그) Disney Feature: 60 Dreamworks-Glendale: 40 Dreamworks-PDI: 40 Pixar: 80 Sony Imageworks/Animation: 60 ILM: 50 Digital Domain: 20 O-mation: 30 Blue Sky: 35 DNA: 30 CORE: 30 Rhythm & Hues: 20 Other feature film service shops (Tippett, Wildbrain, Orphanage, Hydraulix, Blur, Vinton, Warner Bros., ReelFX, etc.) approx 150

 동료들과 점심, 휴게실

회사는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San Clemente라는 도시에 있습니다. 완전 백인동네 전형적인 백인 부자동네입니다. 회사는  특이하게도 산정상에 있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10분거리에 정말로 아름다운 비치가 있습니다. 점심때 간혹 친구들끼리 여기서 밥먹으면서 놀다가 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다시 합니다.

CGLand : 애니메이터로서 자리를 잡으시기 까지 어떤 준비를 하셨으며 인정받는 애니메이터가 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소양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오준헌 : 제가 공부한 Academy of art University가 현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장점으로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델러의 경우에 그 수가 많지만 애니메이터는 그렇게 많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애니메이터로 종사하는 한국 분들의 수도 생각보다 그리 많지는 않은데요 현역에 종사하는 전체 애니메이터의 수가 많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ILM 애니메이터이자 E스쿨인 Animation mentor(http://www.animationmentor.com/)의 창립자인 Shawn Kelly라는 선생님께 데모 릴을 구성과 제작 전반에 관련된 것을 배웠습니다. 물론 가르치는 분들마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저 같은 경우 두 번째로 마음에 드는 샷을 맨 처음 배치하고 가장 마음에 드는 샷을 마지막에 넣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박영진 씨, 이재원 씨와 함께 어떤 식으로 데모릴을 꾸미고 썸네일, Break Down을 만들지에 관해 항상 토론하고 연구하며 여러 가지 형식을 시도해 봤습니다. 이런 그룹 작업이 효과가 있었는지 이재원씨는 드림웍스 모델러로 취업했고 박영진씨는 영국 EA에 캐릭터 아티스트로 취업하는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데모릴을 DVD로 만들어서 그것을 DVD플레이어에 넣으면 바로 플레이될 수 있도록 프리미어프로로 작업을 했습니다. 케이스는 투명한 소재를 써서 속지가 보이도록 한 후에 그 속지에 자기 경력, 지원동기, 레쥬메 그리고 데모릴의 구성을 한번에 볼 수 있도록 썸네일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방법이 효과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작품에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그 작품을 어떻게 심플하게 포장해야 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좀 적은 것 같습니다. 물론 너무 화려하고 복잡하게 하면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애니메이터가 되기 위해 필요한 소양은 많이 있겠지만 제가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인내력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하라고 말하지만 아무리 자기가 좋아하는 일도 그 일을 하다 보면 일에서 오는 단순함과 자기가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릴 때 생기는 어려움을 이겨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강한 의지와 그것을 실천하는 인내력이 아닐까 합니다.

한 가지 더 말씀 드리자면 팀워크입니다. 특히 현업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것은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이미 검증을 거쳐 뽑힌 사람들이기 때문에 학생 때처럼 본인의 생각을 강조하기보다는 자기에서 주어진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해결할 줄 알아야 하는 프로정신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직장동료 중에서도 너무 아는 것이 많은 듯 잘난 척 하거나 자기 것 혹은 자기 예술관에 대한 지나친 고집을 부리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요소는 바로 팀워크에 영향을 끼칩니다.

미국 내 회사 안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일을 하면서 동료들 간에 서로를 배려하는 인간관계를 통해 이상적인 팀을 일구어내는 능력입니다. “진정한 성공은 당신 주변의 사람들을 성공적으로 만듦으로써 성취할 수 있다” 이런 느낌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제가 BARN YARD팀에서 일할 때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씬이나 알 수 없는 오류가 나오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루에 12시간 이상을 일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오버타임수당은 다 지급됩니다만.^^), 이럴 때면 혼자서 고민하기 보다는 동료에게 가볍게 물어봅니다. 전에 이런 현상 본적 있나? 고칠 수 있는 사람 있냐? 이렇게 물어보면 해결이 쉽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미 고쳐놓은 씬도   어느 순간 옆의 동료가 저도 모르게 또 다시 수정해 주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한 씬에서 투입되는 애니메이터 수는 레이아웃아티스트. 러프애니메이터아티스트, 클린업 애니메이터아티스트. 파이날레이아웃아티스트, 파이 날캐릭터아티스트 등 에니메이션 작업에서만도 5명 이상이 됩니다. 그러니 제가 작업했다고 해서 저의 작품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제 개인의 씬이 아니라 공동작업을 통한 씬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하면 남보다 훨씬 더 잘 할 수 있다는 식의 생각보다는 맡은 임무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와 동료를 배려하는 팀웍이 중요합니다. 현장에서는 한 인간의 능력보다는 서로를 돕는 배려가 우선시됩니다.

CGLand : 한국의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어떤 부분을 잘하고 있으며 어디가 부족한지 본인의 생각을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오준헌 :  한국 애니메이션을 꾸준히 보고 있습니다. 특히 단편위주로 많이 보고 있는데 단편의 경우 기술적인 면보다는 스토리에 많이 치중하시는 것 같고 장편일 경우는 스토리보다는 기술적인 면에 치중하는 것 같습니다.

단편일 경우는 그 소재나 발상이 정말로 기발하며 영상이 너무나 아름다운 작품이 많습니다.

제가 본 애니메이션 중에서 꼽으라면 『백곰시리즈』가 아주 좋았고 스탑모션으로는 『강아지똥』 그리고 2D 에니메이션은 영화 『와니와 준하』에 나오는 만화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장편의 경우에는 게임 오프닝 같은 화려한 영상을 보여주지만 그 소재나 발상이 좀 비슷비슷하다는 느낌이 많습니다. 그 예로는 번뇌하는 사람 모습을 표현할 때 나오는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라던가 갑자기 등장하는 시간 압축의 몽타주, 거울이나 꿈을 꾸는 씬 등이라고 하겠습니다. 좀 조심스러운 제 생각으로는 장편 제작으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단편 위주로 제작하면서 제작기술이나 스토리에 대한 구성력에 대한 노하우를 쌓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 예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도 처음부터 장편을 제작한 것이 아니라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을 제작한 후에 차근차근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을 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씨그라프에서 좋은 성적을 낸 『버스데이보이』를 만드신 박세종 씨나  『백곰시리즈』을 제작하신 임아론 씨 같은 분들처럼 단편제작에서 일단의 성과를 인정받은 후에 차근차근 장편 제작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두 분 모두 미국 내에서 인지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CGLand : 기술적인 부분입니다만 모션캡쳐가 3D애니메이션 분야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애니메이터의 역할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오준헌 : 모션캡쳐는 지금 상당한 기술 발전을 이루어 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일하고 있는 반야드에서도 부분적인 씬에 나오는 백그라 운드캐릭터 들에 한 해서만 모션캡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Lord of the Rings Two Towers』, 『Matrix Reloaded and Revolutions』을 작업한 Alastair MacLeod 라는 분이 수퍼바이저로 계십니다.

우선, 모션캡처를 사용하면 빠른 시간 안에 원하는 동작을 만들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션캡쳐의 느낌을 그대로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모캡을 이용해서 얻은 동작을 다시 모캡 느낌을 역으로 최대한 키 프레임 애니메이션처럼 느껴지도록 다시 작업을 합니다. 또 말이나 개의 움직임을 모캡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런 동물은 동작에 대한 모션캡쳐를 하기도 힘들 뿐더러 더욱이 동물에게서 연기를 기대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가 작업하는 애니메이션은 상상의 캐릭터가 연기를 하면서 관객에서 감동을 주는 것인데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전적으로 모션캡쳐에 기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분야 이외에 실사영화나 게임에서는 모션캡쳐의 사용범위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CGLand : 기술과 장비의 발전으로 이제 혼자서 애니메이션 한편을 제작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사려됩니다. 본인께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시며 앞으로 개인작품을 제작하실 계획이 있으신지 알고 싶습니다.

오준헌 :  혼자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것이 여전보다는 훨씬 편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처음 3D MAX 2.0 에서 렌더링 한 장을 할 경우 심할 때는 일주일이 걸리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당시에는 워크스테이션 대당 가격이 4000불이 넘었습니다. 지금은 장비나 기술이 많이 좋아져서 혼자서도 작업을 할 수 있지만 작품 제작은 여전히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작업은 혼자서 하기보다는 5명 정도 모여서 하는 공동프로젝트 개념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제 작품 『Lightman』의 경우, 작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캐릭터디자인과 스토리 그리고 음악판권문제였습니다. 캐릭터 디자인의 경우 혼자서 한 것이 아니라 지금 EA에서 『반지의 제왕』게임시리즈의 컨셉아티스트로 일하시는 이주한 씨에게 많은 도움 받아 캐릭터 디자인과 간단한 모델링 작업을 2002년에 끝냈습니다. 그런데 만들고 보니 디즈니에서 마지막으로 나온 2D 애니메이션인 보물섬이라는 만화에서 나온 로봇캐릭터와 흡사해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면서 들어가는 음향효과나 배경음악에서도 판권문제로 많이 고민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친구가 만들어준 멜로디를 가지고 혼자서 편곡을 했는데 전문성이 많이 떨어져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개인작품 라이트맨

그래서 제 생각으로는 학생작품에서 캐릭터디자인과 사운드트랙만큼 힘든 부분이 없다고 느낍니다. 지직 거리는 노이즈나 반복되는 느낌, 그리고 사운드가 캐릭터와 어울리는지 등의 문제 등 많은 부분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한국 분들 중에서 기존 노래를 바로 사용하시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경우 판권문제로 페스티벌에 출품하기가 힘듭니다

올해에는 제 작품보다는 프로듀서 자격으로 정민우 씨의 작품 『Space Craft #008』라는 애니메이션을 여러 페스티벌에 응모할 예정입니다. 정민우씨는 현재 산호세에 있는 방송국에 PD로 계신 유능한 아티스트입니다. 현재 이 작품에서도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배경음악판권입니다.

 Space Craft

올해 제가 프로듀서로 참여할 작품  Space Craft입니다. 정민우씨가 디자인하셨고 감독하신 좋은 작품입니다.

CGLand : 국내에는 실력있는 캐릭터 디자이너나 모델러가 많은 것에 비해 비교적 유능한 애니메이터가 많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애니메이터의 꿈을 가지고 준비를 하고 계시는 분들께 조언을 부탁 드려도 되겠습니까?

오준헌 : 미국 내에서도 비교적 유능한 한인 애니메이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에니메이터로 직장을 구할 때도 정보가 없어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아는 유능하신 분들은 디즈니에 계신 김상진씨, ILM과 반야드에서 일하셨던 한수연씨, 게임계에서는 샌디에고 소니에 계신 주원용 선배님, 최준욱 선배님 액티비젼에 계신 이성헌 선배님, 장준혁씨 그리고 락스타에 계신 박상순 선배님, 김동준 씨 정도인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정말로 적은 숫자입니다.

하지만 애니메이터의 최대장점은 위의 질문처럼 적은 수의 인원으로 자기 작품을 주도적을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즉 단편을 제작할 수 있는 능력과 단편 제작을 하면서 쌓인 노하우를 가지고 장편 감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실적보다는 좀더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터를 꿈꾸시는 분들도 당장 눈 앞의 일보다는 좀 더 먼 미래를 생각하고 준비하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CGLand : CG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개인이나 업체에겐 이상적인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는 미국현지에서 근무를 하고 계시는데 현지에서 일을 하고 계시는 한국인 아티스트 들의 모임같은 것이 있습니까? 그곳에서는 주로 어떤 얘기가 오고 가는지 궁금합니다.

오준헌 :  앞서도 말씀 드렸지만 제가 졸업한 AAU의 최대 장점은 미국 내에서 일하시는 한국인들이 많다는 것이 입니다. 그리고 AAU안에서 있는 소모임 중의 하나인 게임개발에 목숨을 건 사람들이라는 모임(약칭 게목사)에는 50여명의 인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남코에 계신 김형규 선배님께서 만드신 소모임입니다. 이모임 회원 중에는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숫자는 절반이 넘습니다. 그래서 미국 내 게임회사에서 돌아가는 트랜드나 작업경향 그리고 데모릴의 경향을 바로 바로 알 수가 있습니다. 물론 회사마다 밝혀서는 안 되는 프로젝트가 있어서 여러 가지 보안상 문제로 비공식 적으로 운영되는 단점이 있지만 실제로 자기가 일하는 회사에서 구인을 하면 바로 회원들을 추천해주거나 회사마다 원하는 데모릴의 방향에 대한 제시를 해줍니다. 특히 미국 게임회사들은 회사 내부적으로 아는 사람이 없으면 취업하기가 힘듭니다.

미국의 게임회사들은 공채보다는 회사 내 인물이 추천하는 사람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가 남가주에 살고 있어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게목사 모임에는 직접 참가하는 경우가 자주는 없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아주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리적 여건 상 엘에이 근처에 계신 많은 한국인 아티스트를 알고 있는데 디즈니, 드림웍스, 디지털도메인, 액티비젼, 소니, EA, 블리자드, 리듬 앤 휴, 2K스포츠, THQ, KYLE COOPER 등에 계신 분들과 교분을 나누고 있습니다. 한 달에 몇 번씩은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애니메이션에 관한 이야기나 현지 생활의 고충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Gland: 개인적인 올해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인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준헌 : 제가 얼마 전부터 계속 진행하고 있는 작업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 아티스트분들을 인터뷰해서 그 내용을 한국에 소개하려는 계획인데요, 이분들이 일하면서 느끼는 점과 자기분야에 관한 생각들을 정리해서 알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정민우 씨가 감독 하시구 애니메이션하신 작품 『Space Craft #008』의 프로듀싱 작업과 페스티벌 응모가 또 다른 큰 계획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작품자체가 워낙 좋아서 아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소망이라면 지금 일하고 있는 반야드를 잘 마무리하고 게임회사와 일해보고 싶습니다. 영화제작여건은 일년 넘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습니다. 가능하다면 게임회사 파이브라인에서 일해보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습니다.

CGLand: 끝으로 해외진출을 꿈꾸고 있는 분들과 CGLand 회원님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좋은 말씀 부탁 드립니다.

오준헌 : 미술동호회나 애니메이션 동호회 그리고 씨지랜드 게시판을 보면 많은 분들이 미국이나 캐나다로의 진출을 꿈꾸고 계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꿈을 이루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시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이 가지고 있는 3D 애니메이션의 인적 자원의 잠재력이 엄청나게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미국으로 진출을 준비하는 분들이나 오신 분들 만나보면 스스로 세운 목표에 도달하고자 한국에서부터 많은 준비를 하고 계십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대학이나 대학원 수업을 받을 때 보면 첫 학기에는 거의 대부분 한국사람들이 탑 클래스 안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내가 꼭 일등을 해야 한다는 경쟁의식이나 자기 것에 대한 엄청난 애착 내지 집착 그리고 기술적인 측면에 대한 지나친 치중은 조심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의사소통과 관련해서 언어 능력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미국 교육 현장에서는 핵심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능력이 부족한 교수들도 많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인성과 경력에서 오는 능력은 큰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어느 정도 기술적인 면에서 뒤떨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공부만 잘하는 우등생이 아니라 3D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다채로운 시도와 경험을 두루 쌓은 사람이라는 점을 알고 그 다양한 경험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더욱이 이런 이들은 창의성을 발휘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에서는 누구보다도 앞선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미국에서 취업하거나 공부하는 유학생들이 명심해야 할 덕목인 것 같습니다.

CGLand: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유익한 많은 얘기를 들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해외에서 한국 CG아티스트의 우수성을 알리는 많은 역할을 하시길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