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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샤이야','용천기'일러스트 제작
2004년-'나시르' 캐릭터 &일러스트 제작,샤이야(shaiya)게임의 '에테인'일러스트 제작
2003년-'시아'(XIAH)게임 일러스트,'키린'(Kirin)게임 일러스트, ELSA 제품패키지 일러스트, 그 외 캐릭터 제작
2000년-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캐릭터모델러로 3년간 근무

CGLand |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최은희 | 안녕하세요,최은희입니다. 웹상에서 97bzo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구요, 저는 현재 프리랜서로 3d 일러스트와 인게임 캐릭터 모델링 등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CGLand | 그래픽은 언제부터 시작하셨으며 공부하신 과정이나 실무경력 등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최은희 | 학창시절에 미술시간을 제일 좋아했지만 전공을 하려는 생각은 미처 못했습니다. 전공으로 언어를 선택했는데, 갈수록 아쉬움과 후회가 생겨 곧 그만두었죠. 그런데 그 다음을 준비하지 않은 게 문제였어요. 원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도 불분명해지고, 하고 싶은 건 점점 줄었습니다.

거짓말처럼 여러 해가 지나버렸고,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무엇이든 시작해 본 것이 바로 3d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왜 하필 3d애니메이션이었는가 하면 그만 무지하게도 셀애니메이션을 가르치는 학원으로 착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3d의 공간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움직이는 입체 캐릭터가 재밌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책을 붙들고 포트폴리오를 준비하여, 2000년에 캐릭터 모델러의 첫발을 딛게 되었습니다.

그 후 3d애니메이션 시장의 위축으로 회사 사정이 어렵게 되자, 2003년부터는 프리랜서 생활을 하였습니다. '엔씨소프트'와'폴리곤'의 캐릭터 모델링 작업을 시작으로 '엘사코리아'의 제품패키지 일러스트와 '태울엔터테인먼트','소노브이' 등의 게임홍보용 일러스트를 제작하였고, 2005년에는 spot애니메이션 제작과 해외 게임업체의 캐릭터 작업에 참여하였습니다.

소노브이의 '용천기'일러스트레이션과 와이어프레임샷

CGLand |좋아하거나 본인께서 영향 받으셨다고 생각하시는 작품이나 아티스트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

최은희 | 제가 ‘그림’에 가치를 두는 데에는 어린 시절에 보았던 『플란더스의 개』가 절대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네로가 죽기 전에 보았던 안트워프 대성당의 루벤스의 그림은 어린 꼬마의 눈에도 위대해 보였으니까요.

그 당시 느꼈던 그림에 대한 경외심은, 비록 붓이 아닌 컴퓨터를 도구로 사용하지만 제 자신이 ‘그림’을 그린다는 것에 커다란 자부심을 갖게 하였습니다. 여전히 저는 영감과 재미와 좌절을 주는 많은 '그림'들을 좋아 합니다.

CGLand | 현재 3D일러스트레이터로서 일을 하고 계시는데, 한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실 때 일련의 과정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은희 | 우선 컨셉과 방향에 대해 의견을 충분히 나눈 후, 캐릭터의 완성을 1차 목표로 작업에 들어갑니다. 일러스트의 작업기간이 2달이라고 봤을 때 캐릭터를 완성하는데 1달의 시간을 사용합니다.

원화가 제공되기도 하지만 원화가 없을 경우도 바로 모델링에 들어갑니다. 초기의 모델링 과정이 저에게는 스케치 작업이나 다름 없습니다.이 때 렌더러와 라이트도 충분한 테스트를 통해 결정을 합니다. 캐릭터가 완성된 후 컨펌을 받아 통과가 되면 리깅 작업에 들어갑니다. 그 다음과정은 일러스트 시안을 만드는 것입니다. 시안의 형식은 어떤 식이든 상관없습니다. 영화의 한 장면 혹은 사진을 수정하거나 아니면 직접 스케치를 하여 대강의 레이아웃을 잡습니다.

컨펌을 통하여 통과가 된 시안을 토대로 그림을 만들어 나갑니다. 캐릭터 일러스트의 경우 포즈가 그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굉장히 큽니다. 자신이 직접 모델이 되어 포즈를 취해보고 사진으로 남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캐릭터의 포즈가 완성되면 세부 묘사에 들어가게 되는데 리깅이 되어진 오브젝트 위에 edit poly를 적용하여 세부묘사를 해주는 방법이 있고 경우에 따라 오브젝트를 collapse all을 하여 세부 모델링을 첨가 하기도 합니다.

일러스트이기 때문에 카메라가 비추고 있는 부분에 주력하여 묘사하는 방법이 효율적입니다. 필요에 따라 액세서리를 가감하거나, 전체적인 느낌을 위해 라이트를 재조정합니다. 렌더링 과정을 거쳐 포토샵을 이용하여 배경을 만들어주면 작업이 끝이 나게 됩니다. 그런데 위의 순서는 뒤죽박죽 되기 일쑤입니다^^

위 과정에서 작업 중간의 디렉터의 컨펌은 굉장히 중요합니다.이 부분에서 좋은 아이디어들이 더해지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길을 잘못 들어선 캐릭터는 슬쩍 들어서 바른 방향으로 돌려놓기도 합니다.

CGLand | 해외사이트에서도 주목을 하고 있는 멋진 캐릭터작품을 만들어내시고 계시는데, 본인이 생각하시는 그런 멋진 작품이 나오는 비결이 무엇입니까?

최은희 | 경험이 쌓이고 나름대로 작업에 자신이 생겼(다고 착각이 들었)을 때, 주위 사람의 조언에 전혀 공감을 할 수 없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림에 대한 지적이 부당하다고 느껴져서, 상대방에게 당신의 눈이 틀린 것이라고 반박을 했습니다.

의견대립은 점점 심해졌고 끝이 보이지 않아 결국 그 작업은 덮어 두기로 했었죠. 시간이 흐르고 거의 잊혀질 때쯤 그 작업을 다시 보았을 때는 창피하여 얼굴을 들 수가 없었습니다. 나중에 그 일은 서로 웃음으로 얼버무리며 넘어갔는데 평생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운 경험이었어요.

그 후로는 '내 눈이 미처 보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상기하고 조언을 구합니다. 실제로 조언을 받아들이고 문제점을 찾아가는 것이 작업의 완성도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자기의 감각에만 의지한 그림은 오직 혼자만의 것으로 남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CGLand | 그런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위해 어떤 자료들이 필요한가요? 그리고 자신의 스킬업을 위해 따로 하시는 공부가 있으신가요?

최은희 | 작업에서 옷의 주름이나 각종 질감, 신체 일부, 헤어 스타일,무기,장신구 등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구체적이지 못할 때 자료를 찾습니다. 인터넷에 필요한 부분을 검색하거나 직접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스킬업을 위해서는 따로 공부하는 것이 없습니다. 솔직히 생각해 보지 못했습니다. 그저 꾸준히 작업하면 스킬이 좋아지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하는 중입니다^^;;

CGLand | CG일러스트를 제작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최은희 | 내용과 의미를 포함하는 목적성에 부합해야 하고, 대중에게 호소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 기능적인 면도 충족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소노브이의 '샤이아'일러스트레이션과 와이어프레임샷

CGLand | 최근에 공개된 게임 『샤이아』와 『용천기』의 3D일러스트 이미지를 만드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샤이아』는 서양의 여신을 『용천기』는 중국풍의 고전적 캐릭터를 연출하셨습니다.

두 작품은 어떤 과정을 거쳐 제작이 되었습니까? 3D작업에서 특별히 사용하신 툴이나 렌더러가 있으신가요?

최은희 | '샤이야'는 렌더러로 v-ray를 사용하였습니다. 머리카락과 의상이나 모든 오브젝트는 edit poly로 모델링 하고,매핑은 일반적인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이게 전부입니다.

당시 v-ray가 익숙하지 않아서 작업에 v-ray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사용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v-ray와의 만남은 '샤이야'의 작업이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이 작업에서 가장 고려한 부분은 여신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었습니다. 순수하거나 혹은 도발적인 여신의 내면을 표현하기 위하여 여러 장치 중에서 색과 포즈에 많은 비중을 두었습니다. 특히 포즈에 오랜 시간을 들이고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서양인의 시각으로 만들어진 동양미인 캐릭터들은 어쩐지 공감이 가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우리가 만든 서양인도 마찬가지겠지만요.) 동양인 캐릭터를 만들어 많이 선보이게 되면 그들에게 각인된 동양인의 이미지를 차츰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던 중에 '용천기'의뢰를 받게 되었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 위주의 작업이었던 '샤이야'와는 달리 '용천기'는 상반신에 포커스를 맞추도록 기획이 되었습니다. 전체 레이아웃에서 얼굴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작업과는 다른 리얼한 캐릭터를 준비해야 했어요. 그래서 머리와 속눈썹은 hairfx를, 렌더러는 Brazil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Brazil로 결정하게 된 이유는 사실적이고 자연스러운 피부표현에 부담을 느끼던 차에 당시 Brazil로 제작 중이던 김형준씨의 hue를 보고 나서였습니다. 질감 표현이 만족스러운 렌더러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이나 걸린 렌더링 시간은 역시나 아쉽습니다. 그 외 나머지 작업과정은 이전과 별 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CGLand | 주로 판타지 풍의 작품을 제작하시는데 본인이 평소에 즐기는 장르이신가요? 그러시다면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최은희 | 판타지의 경우 더 표현적이고 기호적인 요소를 첨가하여 그림을 만들게 되므로 표현방식에 있어서 보다 자유롭고, 또한 작업의 주 모티브가 되는 꿈과 상상, 그리고 아름다움을 함께 담을 수 있는 매력적인 그릇이어서 제가 가장 즐겨 하는 장르입니다.

제 작업 중에는 아무래도『연랑』에 가장 애착을 가지게 되네요.『연랑』은 97bzo라는 이름으로 씨지랜드에 처음으로 작품을 등록하여 플라워상을 수상한 작업이기도 합니다. CG를 시작한지는 꽤 오래됐는데 작업의 방향이나 스타일을 찾는데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CG를 하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었던 게 아니라 일종의 헤프닝에서 비롯되었으니까요. 『연랑』은 제 나름대로의 색깔을 발견하게 된 좋은 기회가 되었고, 제가 그 동안 엉뚱한 방향으로 CG작업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이렇게 작업에 철이 늦게 드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연랑』의 이미지

CGLand | 현재 주로 게임 속의 3D일러스트 제작 일을 주로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 영화나 애니메이션 관련 일을 하고 싶으신 생각이나 계획이 있으신가요?

최은희 | 제가 만든 캐릭터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싶고, 그들이 대중 속으로 좀 더 가까이 들어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작년부터 일련의 시도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이 준비단계 과정에 있어서 결과가 나와봐야 말씀 드릴 수 있겠네요.

CGLand | 작업하시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환경을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최은희 | 3D툴로는 맥스를 가장 많이 사용하였고, 1년 전부터 마야로 모델링을 시작하였습니다. 특별히 맥스와 유사한 인터페이스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저희는 그래서 moya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작업하는 데 큰 혼돈은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3d작업에 쓰이는 맵소스는 주로 포토샵을 사용하여 제작합니다.

사용 하드웨어는 펜티엄4 RAM1G 그래픽카드는 radeon9600 입니다.

CGLand | 3D제작환경에서는 기술적인 업데이트가 무척 빠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업데이트, 특히 모델링 제작과 렌더링 기술에 대한 부분에서 변화에 민감하신 편이신가요?

최은희 | 익숙한 것을 좋아하고 변화에 거부감을 느끼는 편이라서, 제가 사용하는 툴은 몇 년 전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성격이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을 요즘 들어 많이 합니다. 남편의 지속적인 견제로 바꾸려고 노력하지만 잘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아마도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바꾸게 될 것 같습니다.

CGLand | 좋아하시는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등이 있으시다면 무엇이며 좋아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은희 |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강철의 연금술사, 그리고 영화로는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x-men시리즈를 좋아합니다...좋아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보고 나면 즐겁기 때문입니다.

CGLand | 여가시간 등에는 무엇을 하시며 작품활동을 위해서 부수적으로 하시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인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최은희 | 주로 집에서 바느질하고 책보고 피아노연습 하고 옆 사람이 하는 게임 구경하면서 보냅니다. 아무래도 집에서 노는 데는 타고난 체질인가 봐요. 주말에도 사실 돌아다니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는 꼭 조조영화를 보고 서점엘 갑니다. 장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영수증을 보고 나면 항상 우울해지는 데, 책을 사 들고 올 때는 그런 기분이 들지 않아 좋습니다.

CGLand | 마지막으로 올해의 계획과 CGLand 회원 님들과 CG아티스트를 꿈꾸고 있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최은희 | 작년부터 진행하던 프로젝트들을 우선은 잘 마무리 해야 겠구요, 올해는 기필코 많이 걸을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구상 해봐야겠습니다.

"예술은...땀의 대가로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싸이에서 작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는 도토리를 지불합니다. 하물며 우리가 가슴속으로 소원하고 바라는 바를 아무 대가 없이 얻을 수 는 없겠죠. 대가를 치르지 않고 얻는 것일수록 가치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지금 수많은 땀방울을 지불하고 있는 이유는 우리의 일이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CGLand | 인터뷰에 응해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멋진 작품들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은희 | 고맙습니다.씨지랜드의 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 드리며,더욱 발전하는 씨지랜드가 되시길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