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렸던 서울 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하 SICAF)에는 유독 사람들의 발길을 오래 붙들고 있는 전시회가 있었다. 317번 부스의 ‘애니메이터 지망생을 위한 애니메이션 원화 전시회’라는 긴 제목 아래 걸려 있는 8인의 작품 중 한 명의 그림과 그 속에 숨어있는 사연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37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등진 고 유광선씨. 이번 SICAF 영화제 개막작으로 가장 화제를 모은 일본 애니메이션 ‘메트로폴리스’의 원화맨중 유일한 한국인 스탭으로 참여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던 그는 과로로 인한 간경화 등으로 쓰러져 투병하다 지난 3월31일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의 죽음을 애석해 하던 애니메이션 감독 피터 정 등 동료 들이 그를 추모하는 홈페이지(www.heavysun.pe.kr)를 만들고, 고인의 연필 드로잉 원화 등 유작을 모아 이번 전시회를 준비한 것. 그가 참여했던 비디오용 애니메이션 ‘알렉산더(Alexander)’와 ‘악투러스(Acturus)’의 원화 작품 70여점을 한 자리에 모았다.


동료인 멤브레인 엔터테인먼트 김흥석 팀장은 “그는 병원에 입원하는 순간에도 린타로 감독의 ‘메트로폴리스’ 원화를 들고 있었다”면서 “이번 SICAF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고인의 작품과 그가 애니메이션에 쏟았던 정열을 함께 느꼈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유광선씨를 추모하는 홈 페이지 http://www.heavysun.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