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오후 7시, 압구정동에 위치한 영화관 CGV에서 오는 20일 국내 개봉을 앞둔 애니메이션 『아이스에이지2』의 시사회를 가졌다.

『아이스에이지2』는 미국현지에서 지난 3월 말에 개봉하여 현재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흥행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CG제작사인 ‘블루스카이’에서 ‘폭스사’와 함께 제작하여 픽사나 드림웍스가 구축해놓은 3D애니메이션 흥행대열에 좋은 평가를 받으며 등극할 수 있게 한 역할의 한 작품이 바로 『아이스에이지』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작품은 그래픽퀄리티의 차원에서 수년 전에 제작된 전작에서 훨씬 진보되었으며, 내용에 있어서도 가벼운 감동과 함께 웃음을 자아 내는 연출들이 돋보였다.

시사회가 끝나고 본작품에 참여한 한국인 아티스트인 라이팅과 렌더링의 TD(테크니컬디렉터)를 맡은 성지연씨와 애니메이션을 담당한 이문성씨의 질문과 답시간이 있었다.

다음은 두 아티스트의 답들을 정리한 내용이다.

『아이스에이지2』의 제작사인 ‘블루스카이’에 대한 소개와 제작에 참여하게 된 배경

이문성 샌프란시스코의 학교를 졸업하고 첫 직장이 ‘블루스카이’였기 때문에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습니다. 다행이도 제 작품을 회사가 맘에 들어 해줘서 제작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블루스카이’는 회사의 분위기도 좋고 지위에 상관없이 구성원사이의 침목이 깊어서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작품의 스타일이 3D임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이고 스타일을 강조하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지연  저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유학을 가서 미술대학을 졸업 후 광고회사에서 4년정도 근무를 했습니다. 그 회사에서도 모델링과 라이팅의 일을 했고 2003년부터 ‘블루스카이’에서 애니메이션 ‘로봇’의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스에이지2』제작에서는 전편과 달리 털부분의 묘사를 많이 신경 썼기 때문에 렌더링 시간 등을 많이 소요되었습니다. 회사의 R&D팀에서 제작한 인하우스 렌더링툴 등이 우수하긴 하지만 세밀한 부분의 묘사를 위해서 조명의 컨트롤 등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또한 저와 같이 라이팅 등을 담당한 인원들이 35명정도되는데, 다들 개성들이 강해서 서로 맞추는 부분에서 힘이 들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극장용 3D애니메이션을 렌더링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작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느냐가 저희 테크니컬 팀에서는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블루스카이'의 한국인 아티스트 성지연씨와 이문성씨

『아이스에이지2』의 제작환경

 이문성 히트작의 두번째 작품이라 영화팬들의 기대에 대한 제작자로서의 염려도 고려해 볼 수 있겠지만 워낙 빠르게 진행을 해야 했기 때문에 다른 생각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선점을 잡기 위해 8개월만에 애니메이션을 끝내야 했고 버릴 신도 없을 정도 최선을 다해서 시간 안에 끝내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러한 것들이 집중도를 높여서 팀을 단합 시켜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물론 그만큼 자신이 있었고 결과도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약간은 있었지만 만족할 만큼 나왔습니다.

성지연 본작품은 전작에서 참여했던 팀도 많이 바뀌었고 기술적으로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이기 때문에 전편의 연작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작품을 만든다는 개념으로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물론 캐릭터는 중복이 되지만 모델링도 새로 하였고 털등의 느낌까지도 모두 새로 잡았기 때문에 1편의 데이터를 재사용하거나 하는 일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작품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펭귄’이라는 영화를 참고 하였습니다. 저희는 다른 회사들과 다르게 라이팅에서 컴포지팅까지 담당하게 되어있습니다.

프로로서의 조언

이문성 제가 있는 ‘블루스카이’에서는 정말 실력이 쟁쟁한 애니메이터들이 많이 계십니다만, 감히 제가 한마디 말씀드린다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해야하는지를 먼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학교 등에 너무 의존하지 마시고 자신이 조사하고 자신이 잘하는 것을 빨리 찾아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언인가를 구체화 시켜야 합니다. 그것을 하기 위해서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객관적인 기준으로 자신을 개발하는 것은 직접 해보는 길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성지연 저 역시 자신의 할 수 있는 것이 분명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학생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직업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겐 전문성이 필요하므로 어떤 분야의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 확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회사에서 기술적인 것을 해결해주는 팀이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잘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진이라던가 전통 미술 등의 감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자질로써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는 그런 것이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사에 대한 생각

이문성  ‘블루스카이’가 미국에서는 다른 업체들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회사이라고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내 제작환경에 맞다고는 말씀드릴 수 가없다고 봅니다. 일단, 제작하는 작품에 대한 제작비등을 볼 때도 알 수 있습니다. 미국과 전세계에 개봉되는 『아이스에이지2』의 제작비가 공식으로만 800백억정도로 되는데 그정도 제작비에 맞는 파이프라인을 가진 회사는 국내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장규모의 차이 등도 있지만 국내에 맞는 효율적인 파이프라인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블루스카이’를 비롯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제작환경에서 매니지먼트의 효율성 등은 배울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지연  제가 국내 업체의 경험은 없습니다만, 미국의 애니메이션, 영화제작사 들에서는 기획작업인 프리프로덕션(pre-production)에서 상당히 시간과 비용을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제작비용을 비롯, 완성도에서 효율적인 진행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기획단계에 많이 신경을 쓴다면 제작의 효율성은 물론 더 좋은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