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플라워 챠트 1위(애니메이션 부문) 수상작
"CAT'S UP" 정철민 작가 인터뷰

 
그림을 클릭하시면 수상작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작가약력
-성결대학교 영문과 졸업
-소니아트스쿨 MAYA과정 이수
-서울 애니메이션센터 3D전문과정 이수
-프로젝트그룹 Cat’s up 활동
-㈜캐드앤 그래픽 주최 ‘3D 컨텐츠 대전’3D illust부문 입선

Cglandㅣ안녕하세요, 씨지랜드입니다. 애니메이션 부문 gold상 수상을 축하 드립니다. 짧게나마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께요^^

정ㅣ안녕하세요~ 현재 취업 준비 중에 있으며, 부족한 실력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아서 상당히 기뻐하는 중에 있는 정철민입니다.

Cglandㅣ작품 속에 등장하는 고양이와 작품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정ㅣ(캐릭터)등장하는 고양이는 마이너 요소가 강한 도둑고양이 입니다. 친근하지만 개성이 있는 캐릭터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 불룩한 배와 오드아이, 뽕뽕이를 강조했습니다.

(내용)아...사실 겉보기엔 별 내용 없어 보입니다만, 기본동작을 중심으로 한 표면적인 내용과 신이 넘어가는 과정의 지루함을 없애는 추임새역할을 하는 공놀이 동작에서의 개인적인 내용, 두 가지 내용이 담겨있답니다…

본 내용은, 도둑고양이가 태연한 척 물건을 훔치러 걸어가다가 들켜서 뛰고, 장애물을 넘어서, 결국 물고기 무한 리필의 ‘화수분’을 훔쳐내는 내용으로써, 포트폴리오에 필요한 기본동작을 바탕으로, 보시는 분들이 지루해 하지 않게끔 하기 위해 연결된 이야기를 만들어 봤습니다.

중간중간 추임새 역할을 하는 축구영상은, 모 스포츠용품 CF에서 브라질 선수들이 시합 전 말 그대로 공을 갖고 노는 모습이 너무 즐거워 보여서, 다소 지루해지고 별거 없어 보일 수 있는 이야기 진행에 활력을 주고자 집어 넣게 되었으며, 이 부분에서 이렇게 설명할 기회가 없었으면 아무도 알 수 없는 개인적인 의미가 나름 들어가 있답니다.

한창 작업을 진행하던 때는 바야흐로 전세계가 월드컵으로 열광하고 떠들썩 하던 시기. 그러나 저는 축구보다는 2000년도 들어서 가장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는 NBA 플레이오프에 열광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축구 동작을 통해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의 이목을 끌고자 했고 마지막 골키퍼가 축구공을 잡아 덩크슛을 하는 모습을 통해 축구도 좋아하지만 농구를 더 좋아한다는 제 취향을 간접적으로나마 표현해 보았습니다.

Cglandㅣ고양이의 움직임을 참 멋지게 잘 표현하셨는데, 왜 의인화 해서 만드셨나요??

정ㅣ간혹 영특한 동물친구들을 볼 때 마다 ‘아니~~!! 저 녀석들은 사람이 아닌가~!!’ 하는 웃기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하하..

Cglandㅣ고양고양이의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와 제작기간은 얼마만큼??

정ㅣ원래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고양이를 선정하고 만들게 된 계기는, 저희 형과 형수가 미국유학 중 기르던 고양이 ‘tora’가 년 초에 피부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마침 포트폴리오 작업에 쓰일 캐릭터 설정을 놓고 고민하고 있던 저에게 ‘tora’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고양이를 만들어달라고 형이 제안을 했고, 그래서 고양고양이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스토리를 짜놓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이런걸 집어넣으면 재미 있겠다는 생각이 날 때마다 추가 수정을 했기 때문에 제작기간은 한달 반정도 걸렸습니다.

Cglandㅣ꽤나 느긋하고 배가 나온 고양이인데, 모델로 잡은 고양이가 따로 있나요??

정ㅣ예전 같이 작업하던 친구 집에 샴고양이가 있었는데, 작업하고 있던 제 배에 올라와 낮잠을 자는 것을 유독 좋아했었습니다. 원래는 그 고양이를 생각하며 샴고양이를 만들고 싶었는데, 제가 맵핑을 못하는 관계로 그냥 도둑고양이가 되어버렸답니다. 아하하~~

Cglandㅣ다음엔 어떤 작품에 도전해보고 싶으세요??

정ㅣ짧게는 한달 반정도 잡고 간단한 이야기를 하나 준비 중에 있으며, 길게는 예전부터 생각해오던 단편 시나리오가 몇 개가 있는데 그 중 2개는 기회가 주어지고 제가 제 생각을 확실히 표현할 수 있을만한 기술력이 갖춰지면 꼭 만들고 싶습니다.

장르는 좀 애매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블랙 코미디 쪽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Cglandㅣ작가님께서 씨지랜드 회원님들께 추천하고 싶은 애니메이션이 있으신가요?? 그 애니메이션에 대한 간단한 평도 부탁 드립니다.

정ㅣ아…추천하고 싶은 훌륭한 애니메이션들은 정말 많습니다만,『오렌지 로드』라는 작품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90년대 초반, 한참 일본애니메이션이 불법으로 유통되었었는데 그때 남학생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던 애니메이션으로, 84년도에 원작이 나왔으나 별 호응이 없다가 87년도 TV시리즈로 제작되면서 엄청난 흥행과 명성 얻은 작품으로 남성성향의 학원연애물의 전형을 성립한 작품입니다.

내용은 초능력 집안에서 태어나 초능력의 소유자이자, 우유부단의 결정체인 남자주인공 ‘가스가 교스케’ 와 개인적으로 감히 역대 최강의 여자캐릭터라고 말씀 드리고 싶은 강하면서도 섬세하며, 모든 면에서 뛰어난 ‘아유카와 마도카’ 그리고 워낙 엄청난 카리스마를 지닌 ‘아유카와’ 때문에 다소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밝고 유쾌하며 극의 전개에 있어 핵심인물이며 활력소인 마도카와 친 자매와도 같은 ‘히야마 히카루’ 가 겪는 3각 관계 이야기입니다. 극은 선정적이지 않으면서 유쾌하게, 그리고 추억으로 남을법한 세 사람의 학창시절을 섬세하고 재미있게 그리고 있으며, 80년대의 향수와 여름이라는 계절의 아련한 느낌이 강한 작품입니다. 또한 수려한 음악과 훌륭한 성우들의 연기가 극을 더욱 빛나게 합니다.

소위 말하는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근 15년 만에 우연찮게 다시 보게 되어서 반가운 마음에, 그리고 너무 작품성에만 목메지 않고, 시간이 지나 청소년기를 회상할 때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만한 애니메이션이 우리나라에서도 나오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오렌지 로드’를 추천해 드립니다.

Cglandㅣ마지막으로 씨지랜드와 주변의 지인들, 그리고 cg계에 몸담으신 많은 분들께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정ㅣ몸과 마음이 힘들던 시기, 친한 동네 친구와 함께 집 근처 현충탑에 자주 올라 많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언젠가 한참 좌절하고 있던 저에게 그 친구 놈이 저를 보며 노래 한 소절 불러주더군요.

“안 되는 일 없단다 노력하면은~~쨍!! 하고 해뜰 날 돌아온단다~~.”

너무나도 부족한 제게 좋은 평가주신 많은 분들께 깊은 감사 드리며, 이번 수상은, 더욱 열심히 노력하라는 많은 분들의 격려라 생각하고 더욱 노력하여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끝으로 다소 호들갑스럽긴 하지만 몇몇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항상 묵묵히 지켜봐 주시는 부모님과 할머니, 당근과 채찍질의 경계를 오묘하게 넘나들며 제게 힘이 되어주는 형과 형수, 힘들 때 옆에 있어준 친구 ‘이환승’

특히, 언제나 제 마음의 고향과 같은 Cat’s up친구들인 ‘정대리’와 ‘Kelly’에게 깊은 감사 드리며,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