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브이도 안 늙잖아.. 녹만 슬 뿐이지"

'나의 꿈, 나의 태권브이' 공모전 시상식에서 김청기 감독은 " 60 중반이 넘은 연세임에도 주름살이 안 보인다"는 시상식 참가자의 말에 이 이같이 재치있게 답변했다.

씨지랜드와 (주)로보트태권브이가 주최하고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후원한 '나의 꿈, 나의 태권브이' 공모전 행사 시상식이 지난 24일 논현동 (주)로보트태권브이 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심사위원장 자격으로 시상식에 참석한 김청기 감독은 시상식에 앞서 수상자들과 한담을 나누면서 태권브이에 대한 추억을 되새겼다.

처음 극장에 가서 본 영화가 태권브이라고 밝힌 대상 수상자 김현준 작가는 "만화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로봇 만화를 그리곤 한다"고 밝히고 "이번 공모전 준비를 하는데 학생들이 '마징가 그리세요'라는 반응을 보여 '울컥'했다"고 공모전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이야기 했다. 김 작가는 이어 "태권브이가 우리나라 슈퍼로봇의 시초인만큼 그 명맥이 잘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우수상을 수상한 하주형 작가는 "김청기 감독님을 만나 영광"이라고 밝히고, "이번 공모전 준비는 태권브이에 대한 추억을 되씹는 즐거운 작업이었다"며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씨지랜드와 (주)로보트태권브이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극장에서 태권브이를 보면서 청동거인이 자폭하는 장면에서 울었다는 장려상 수상자 김영환 작가는 "작업하면서 오랜만에 불타오르는 느낌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태권브이를 추억해서 오리지널 포스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특별상을 수상한 한상헌 작가는 "공모전을 가짐으로써 태권브이를 함께 추억하는 사람들이 모여 좋았다"고 밝혔다.

김청기 감독은 "신씨네((주)로보트태권브이)가 열심히 해서 한국 애니메이션의 견인차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히고 "이런 자리를 자주 마련해서 젊은 피가 수혈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상식 참가자들에게는 "스스로가 한국 애니메이션을 짊어지고 나간다는 자부심을 느끼길 바란다"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기틀이 되어 주기를 주문했다. 수상자들에게 직접 상을 수여한 김청기 감독은 모든 참가자들에게 즉석에서 깡통로봇과 자필 사인을 해 주기도 했다.